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리지널


예전 Ritz님의 글을 보고 확 질렀는데, 시험 끝나고 나니 책에 대한 열정이 사라져서… 도착한 뒤 한 달 가량 뜯지도 않고 있다가 이번에 뜯었네요(..).

일단 모르는 분을 위해 책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수학교수였던 루이스 캐럴이, 어느 여름날 ‘황금빛 오후’라는 모임에서 학장네 세 딸과 놀면서 지어낸 이야기를 책으로 옮겨서, 2년 후의 크리스마스에 당시 10살이었던 막내 앨리스 리델에게 선물한 세계에 한 권 밖에 없는 그림책입니다.

당시의 책 이름은 ‘지하세계의 앨리스의 모험’이었지만, 선물하고 3년 뒤 본격적으로 출판하기로 하면서, 마치 ‘광산에의 인도’같아 보인다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험’으로 제목을 바꾼 거라고 하네요. 내용도 약 두 배로 늘렸구요.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낸 것이라고 하네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리지널’은 그 ‘지하세계의 앨리스’의 복제본 한 권(원본은 대영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과,
이 작품의 탄생비화에 대한 쿠로야나기 테츠코(창가의 토토의 작가)의 서문, 출판 이후의 뒷이야기, ‘지하세계의 앨리스’의 일어번역이 담겨 있는 한 권,
이렇게 총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그리고 앨리스 리델의 사진이 찍힌 책갈피와 카드가 한 장씩.

저는 어릴 적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작가가 앨리스라는 여자아이를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말이 뒤의 작품 해설에 있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작가가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루이스’인데 말이죠. (필명이지만.)

그런데 남자. 그것도 10살의 여자아이를 위해.

뭐 이 책의 해설에는 듣기 좋게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책으로 써달라고 앨리스가 시끄럽게 졸라서 만들었다’고는 써 있습니다.
학장의 딸이 하도 졸라대서, 권력 없는 수학 선생은 어쩔 수 없이 써줘야 했다… 고 현대식으로 고쳐 생각하고도 싶지만…

‘지하세계의 앨리스’를 보면 정중하게 일일이 손으로 쓴 글씨. 삽화. 제목에는 빨갛게 색칠도 되어 있고..
원래 마지막 페이지에는 앨리스 리델의 동그랗게 오려진 사진이 붙어있었다고 하는데(이 사진은 여기저기서 쓰이고 있으니 보면 다들 아실 듯), 루이스&앨리스 생전에 지하세계의 앨리스를 복제할 때는 그 사진은 함께 복제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만.. 사후에, 그 사진을 떼면 아래에는 루이스가 그린 앨리스 리델의 그림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하네요.

……
뭔가를 느끼지 말라는 쪽이 무리.

당시 사회풍조가 소녀애를 용인하고 있었다는 모양이지만 전 잘 모르고. (/ㅡ_ㅡ)/
루이스 캐럴이 로리콘이었다는 건 거의 정설인 모양이고.
어쨌든 ‘희대의 로리콘이었다’라는 감상 밖에 안 들었네요;;

그러고보니 요전에 완결된 Are you Alice?도, 결국은 앨리스를 사랑한 로리콘 루이스 캐럴(히랏상 ;ㅁ;)의 이야기였고.

뭐, 그래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국어판도 영어판도 다 갖고 있지만, 역시 소장용으로 갖기에 부족할 게 없는 책이었네요.
루이스 캐럴이 그린 삽화도 처음 보는 것이었고.. 일어번역쪽은 존 테니얼 그림이라 마음에 들었고. 단지 지하세계의 앨리스에는 티파티가 없어서 3월 토끼 그림이 없었던 것이 마음에 안 들었(어차피 영어판에 다 있지만;).. 역시 삽화는 존 테니얼 것이 제일이죠!

p.s. 1: 황금빛 오후 하면 역시 황금빛 새벽이 떠오르는;; 아, 그러고보니 황금가지도 읽으려고 했는데 결국;
     2: 대영도서관하면 R.O.D가 떠오르는;;
      3: 앨리스 리델의 결혼 뒤 성은 하그리브스더군요. ^^
        하지만 남편인 하그리브스는, 부인이 어릴 적에 남자에게서 받은 그림책이 이리저리 화자되는 것을 보며 어떤 기분이었을라나~
      4. 일본에서 나온 아서 래컴 화집이랑 마틴 가드너가 주석 단 한국어판도 사고 싶다~

1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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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쯤 Y모님이 메신저로 스윽 링크를 던져주신 걸 보고 눈이 휘떡 뒤집어져서 아마존에 주문을 넣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오리지널-‘이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원래 이상한 나라..

루이스씨는 여자애들 사진 찍는게 취미였다고 합니다…;;;;;
저 책,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얼마정도 하려나…….
Are you Alice? 에서 결국 결말이 좀…..사쿠라이씨는 끝까지 이름이;ㅁ;!!!

헉 성직자집안인겁니까….
친구집에 저런 책이 있는데, 그 시대는 여자애가 발을 보이면 안됬다나?
근데 전부 맨발로 사진을 찍었다더군요. 물론 부모허락도 받고 돌려줬다지만…

훗….존경할만한 사람이군요(…)

“앨리스”는 아쉬운것이,
마지막에 앨리스가 경험했던 모든 것이
현실과는 괴리된 채 “단지 여름날의 추억” 으로 박제되어버린다는것…

앨리스와 종종 비교되는 이웃집 토토로의 메이의 경험이
주변사람들한테 인정받는것과는 사뭇 다르죠…

더구나 앨리스가 경험하는것도
안정, 행복, 조화 라기보다는
“부조리” 한글자로 표현될법한 정말 “wierd ” 한 세계이니…

귀여운 앨리스의
성장의 끝에 있을 “어른”이란 그런 부조리한 인물들일수밖에 없다는 걸 말하는 듯합니다.

존경할만한 사람인가요;;
뭐 시대를 잘 타고 난 것에, 저만큼의 작품을 내놓아서 반쯤(?) 미담으로 흐른 것이 아닐런지.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의 경우, 제게는 퇴폐적으로 보여서… 그다지 현실에 대입해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민트님 말씀을 보고 생각해보니까….
솔직히 좀 이상한(뭐,동화니까?)를 선물로 주다니….
좀 발랄한 이야기는 싫었던 걸까요?

센과치히로가 앨리스랑 비슷한 거 같아요
결국에 치히로가 갔다온 나라는 진짜였던 건가….기억이 잘..;;
그런거 슬퍼요;ㅁ; 꿈이란건…..

센과 치히로의 경우에는 꿈이 아니었다는 장치로, 그 머리끈이 나왔지요. 꿈이 아니고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뭐 ‘이계’가 나오는 판타지는 다 비슷한 게 아닐까 생각하지만.

퇴폐적….그런가요? 솔직히 퇴폐적이란 의미를 잘 모르겠….
학교도서관에서 빌려봤었는데
영어사용권의 인간만이 이해할 말장난이 잔-뜩있어서
짜증나서 관뒀답니다;;;;;;;
게다가 거의 ‘미친’ 사람들이라 답답하기도?
역시 디즈니판이 제일 재밌었…그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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