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워지기 전에 + 취직하기 전에 일본에 한 번 더 다녀와야하는 거 아닐까 근데 마땅히 당기는 것이 없다 하던 참에,
나라 국립박물관에서 4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하는 초국보전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5월 19일을 중심으로 전기 후기로 나뉘는데, 여기에 가볼 생각이 든 것은 칠지도 때문.
이소노카미 신궁에서 가지고 있는 칠지도七支刀가 전 기간 공개됩니다.
딱히 역사에 흥미를 가진 것도 아니지만 칠지도라면 어릴 때 배운 기억도 나는 유물이니까 보러 갈까? 싶어 1년만의 나라행 결정.
제가 간 건 오픈 1주째인 4월 25일이었는데, 이미 인기 굿즈(칠지도 인형과 펜케이스)는 품절이라고. 그 칠지도 굿즈는 어차피 살 맘이 안 들었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많다고 해서 어쨌든 되도록 사람 적은 타이밍에 들어가면 좋겠다 하고 잠에 듭니다.
아침을 먹고 나라 공원을 향해 출발. 나라 국립박물관은 나라 공원의 초입에 있습니다.전시 게시판을 발견해서 찍어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 발견.
超 国宝 祈りのかがやき
OH! KOKUHO Resplendant Treasures of Devorion and Heritage
超 国宝 -信仰之光-
超 국보 -영원의 아름다움-
… 왜 초 국보전이라고 못하는 건데? ㅋㅋㅋ
그리고 왜 굳이 영원의 아름다움이라고 달리 번역했는지도 의문이었고요.
다이아몬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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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저 줄은 티케팅 줄이었습니다.
미리 티켓을 산 사람들은 바로 입장 가능.
미리 티켓을 사려면 티켓 사이트 + 편의점 프린트로 전매권(200엔 할인)이나 당일권을 발권하면 되는데 편의점 프린트 이용값 165엔이 더 듭니다.
티켓 구입줄에 서기 싫은 사람은 이용하면 좋겠지만, 편의점 프린트로 티켓을 사면 티켓 디자인이 텍스트만 적힌(불상 사진이 안 나오는) 디자인이 될 것인지라(아마) 저는 선택하지 않았네요.
여튼 티켓 사느라 7분 줄 섰구요. 성인 2200엔이었습니다.
홀에 입장하면 보이는 포스터.
왼쪽은 호류지 대보장원에서 유리 케이스 안에 보관하고 있는 쿠다라(백제) 관음.
오른쪽은 중궁사(호류지 옆의 비구니 절) 본당에 있는 보살반가상.
쿠다라 관음이 전기, 보살반가상이 후기 전시예정이라 저는 쿠다라 관음을 보고 왔어요. 입장하면 정면에 바로 나옵니다.
유리 케이스 안이 아닌 바깥 공기에 노출시켜 놓았구요(그게 특별한 일인 듯).
참고로 이름이 백제 관음이니까 백제에서 만든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닌 모양?
나중에 호류지에도 갔는데, 원래 백제 관음이 있었던 자리에는 미가와리身代わり-복제품이 있었구요.
중궁사에 가서 후기에 전시될 보살반가상도 봤습니다. 반가사유상이면 미륵이려니 했는데 전여의륜관음伝如意輪観音 이랍니다. 여의륜관음이면 몰라도 전여의륜관음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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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기는 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달까,
인구 밀도는, 예당에서 인기전 할 때 정도이긴 한데,
이 나라 국립박물관은 층고가 높기도 하고 작품마다 간격이 크게 떨어져 있어서, 줄에서 벗어나서 움직이기 편했달까, 여튼 괜찮았습니다.
문제의 칠지도는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을 고려해서 마지막…에서 두번째에 위치했더라구요. (마지막은 미래를 상징하는 미륵상이었음)이렇게 나무판에 끼워서 앞뒤에서 볼 수 있게 했는데, 크기가 작아서 둘러싸고 보는 사람 줄이 두껍겠다 했더니 왠걸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막상 보니 그도 그럴게, 불상이랑 달라서 그렇게 오래 들여다볼 디테일이 없어서 ^^;;;;
또 다들 지쳐서?(다 보는데 두 시간 걸림)
369년에 백제의 왕위 계승자가 왜왕을 위해 좋은 날 좋은 시간에 만들었다 운운의 글귀는 어차피 맨눈에는 잘 안 보이니 벽면에 써 있는 걸 보면 되고.
여튼 네, 보고 나왔습니다.
칠지도 아쿠스타도 있었는데 가격이 2100엔인가 2200엔이라 좀 양심이 없다 싶어서 그것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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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티켓으로 불상관에서 하는 다른 전시도 볼 수 있길래 들어갔습니다. 이건 하나하나 사진 촬영이 되는지 안 되는지 써 있었음.
나오는 길에 스탬프가 있길래 찍어주었구요.
처음부터 이 전시를 목적으로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시간이 되면 교토 국립박물관 특별전도 가 볼까 싶었습니다. 결국 못 갔지만.
그리고 나라에 있는 내내 거의 한국어를 못 들어서 의아했습니다. 이 전시도 중국인들은 제법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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