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금요일, 용산에서 KTX를 타고 여수로 내려와 쏘카를 찾고 경남 남해군으로 향했습니다.
2박 3일의 여행 중 관음 인장 세 곳을 찍을 예정인데 이 날은 남해군의 보리암을 가기로 했기 때문.
해발 681m에 위치해서, 되도록 날 밝을 때 빨리 다녀오자(대부분 종무소들이 5시에 문을 닫기도 하지만 여기는 더 일찍 가야할 거 같았음)고 결정.
보리암은 한려해상 국립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들어가려면 일단 산기슭의 한려해상국립공원 주차장(정식명은 보리암 복곡 주차장)을 통해야하는데 몇 분에 한 번 차 두세대만 들여보내기 때문에 몇십분 대기해야 합니다(또는 여기에 주차한 후 버스 타고 올라가거나).
이삼십분 대기했다가 올라가는데 올라가는 길이 차가 양방향으로 움직이기 빠듯한 곳이라(너비도 그렇지만 경사가 더더욱), 중간에 마주치지 않게 + 절 근처의 주차장이 협소해서 주차장 자리 비면 올려보내야 하니까 그렇더라구요…
근데 우리가 타고 간 게 경차(캐스퍼)라 해발 681m까지 올라가는데 엔진이 너무 힘들어해서;;; 다음부터는 경차는 빌리지말자고 결정했습니다.
여튼 3.4km 산길을 타고 올라오면 매표소+주차장이 나오고, 매표소에서 야트막한 오르막길을 500~600미터 걸어가면 보리암이 나옵니다.
(매표소에서 한라해상 국립공원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트친께서 종무소에 인장 물어보러 들어가셨는데, 인장 리뉴얼되었다며 처음 보는 상자를 들고 나오셨습니다.
인장 크기 자체도 인주 시절보다 조금 커짐.
충전식 스탬프로 찍으면 예쁘게 찍히기도 하지만, 역시 인주로 찍어야 제맛인데..
하지만 절마다 인장을 늘 물로 씻고 보관하는 게 아니라 찍을 때마다 손에 인주 묻어서, 역시 스탬프로 찍었습니다;;;
(그런데 충전식 스탬프는 고장나거나 고장나려치면 테두리 찍히는 게 별로인데)
인장 찍은 후에는 절 구경.
저녁 숙소는 순천으로 잡았는데, 아직 시간도 남았겠다
첫번째 사진의 좌측 구석에 폭 패인 해변이 궁금해서 찾아보니 은모래비치라고 하는 곳이더라구요. 거기에서 식사+바다 보기로 하고 내려감.
몰랐는데 여기는 멸치쌈밥이라는 게 유명하다길래 멸치쌈밥+멸치회무침 세트를 시켰는데.. 평소 보던 ‘멸치’의 크기가 아니라 놀랐습니다.
약간 비릴 듯 말 듯 특이한 맛.
은모래비치라는 이름 따나 모래색이 특이하더라구요. 입자도 곱고.
쓸려와있는 조개 껍데기도 하나같이 색이 특이해서 그거 좀 줍다가 순천으로 고고.
순천 호텔 체크인하고서는 다시 나갈 마음도 안 들어서 미리 찾아둔 마늘 통닭 파는 곳(풍미통닭)에서 마늘 통닭이랑 닭똥집이랑 배달시켰습니다.
미락치킨(서촌)의 마늘 통닭 먹고 배가 조금 아렸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마늘은 적당히 털어내고 먹었는데 마늘도 나쁘진 않았지만 튀김옷이 바삭하면서도 유난히 가벼워서 맛있었어요.
2 Comments
Add Yours →앗, 저 사진은 정말 기요미즈데라 생각나네요. 신기해라.
(그나저나 저 멸치 크기는 넘나 무섭….)
이제 벼랑 위의 절을 보면 전부 키요미즈데라처럼 보이려나요 >.<; 멸치가 부담되게 커서 뼈 같은 거 남지 않았나 조심스러웠는데 그런 건 없었고... 저게 죽방 멸치라고 해서 남해가 죽방렴이라는 그물벽으로 멸치를 잡는 걸로 유명하더라구요... 처음 알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