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히메 1~2 ★★★

응? 혹시 두 책 로고 크기가 다른 것?

어떤 대륙의 한쪽 구석. 그곳에서는 7개의 주요 도시가 선왕의 숨겨둔 자식이라 불리는 공주들을 옹립하여 국가통일을 노리며 할거하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 나나미야 카센의 공주로 선발된 것은 9살의 고아 카라스미였다. 그녀를 추대한 것은 무인 텐 후오우 장군과 그의 군사 토엘 타우. 두 사람 모두 차원이 틀린 거짓말쟁이에 출신도 알 수 없었지만, “셋이서 천하를 가지러 가자”라며 즐거운 듯 얘기하는 두 사람 곁에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 카라스미는 행복했었다.
그런데 그녀가 12살이 되었을 때, 인접한 도시 츠즈미가 카센에 대한 침공을 시작한다.

제 9회(2003년) 전격 게임 소설 대상 금상 수상작입니다. 원제는 일곱 공주 이야기(七姬物語).
현재 일본에서는 3권까지 나와있고, 우리나라에는 학산에서 2권까지 나와있군요.

설정은 위에 써 있는 그대로.
고아원에 있던 한 소녀가, 두 거짓말쟁이에 의해 ‘선왕의 숨겨둔 자식’인 일곱 공주 중 막내 카라스미(空澄) 공주가 되는 데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카라스미의 1인칭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주로 공주 카라스미가 아닌 공주의 시녀(공주로 나서지 않을 때의 모습) 카라카라의 시점이 대부분입니다.
1권에서는 다른 도시 국가와의 싸움이 시작되었을 때의 마을의 모습, 2권에서는 겨울 축제를 앞둔 마을의 모습.
부록으로 쿠로하가 나타난 이후는 난데없는 백합 분위기가(응?)!

“무서웠어. 그 사람이 갑자기 나타난 것 같아서.”
대답은 없지만, 그대로 계속한다.
“저기, 나나히메란 게 뭘까?”
니노미야의 공주로 분장한 다른 가희가 소리 높여 부르는 연가를 들으며, 나는 하얀 숨을 토한다.
“계속해서 영원히 이대로 머물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의 무대처럼 그 사람을 올려다보는 게 아니라, 함께 나란히 서 있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 이게 비겁한 생각일까.”
“그 사람을 좋아해?”
“응.”

생각건대, 쿠로하는 각 도시의 공주들을 다 만나고 다니면서 꼬시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그리고 카라도-물론 진정한 공주이긴 하지만, 쿠로하의 어디에 그렇게까지 끌렸는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차라리 늘 카라의 곁에서 지켜주고 있는 히카게(日影)가 좋은데 말이죠, 전.
공주와 호위(기사)라는 건 시대를 넘어 늘 사랑받는 관계인 듯 ^^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라는 히카게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슬픕니다, 전…
히카게는 카라의 꿈이라던가 위치라던가와는 관계없이 늘 곁에 있어줄 존재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고민의 범위에 넣어줬으면 하는데요;

여하튼, 도시 국가 간의 싸움을 그리고 있는(그것도 아직 7국가 중에 한국가 밖에 부서지지 않았다;)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쟁도 모략도 간접적으로 나올 뿐, 카라카라로서의 덤덤한 일상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은 좋겠지만, 제 취향은 아니더군요.
그리고 나나히메를 비롯, 나나미야, 각종 공주의 이름, 유키오와리(雪終)나 사쿠라카에리(櫻歸) 같은 월의 시적인 표현 등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시적이라서 좋기는 하지만 너무 일어가 많아요;

책 제본은-그러고보니 이것이 제가 처음 읽어본 Ex 노벨이었지만-NT와 사양이 거의 동일하니 그리 위화감은 없었군요.
단지 ‘나나히메’라고 제목을 일어로 한 것은 좀 그렇지만…;
게다가 역시 일어가 난무하니 ‘희메전하’ 라던가 ‘나나미야(七姬)’ 같은 가슴 아픈 오타도 약간.
무엇보다 직역이 심했습니다… 이건 좀 개선해야 할 듯;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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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희물어는 키리, 밧카노가 상받을때(03년이던가?) 금상을 탄 작품인데, 문체의 특징이 명사로 종결되는 문장이 많아서 뭐랄까, 특유의 여운이 있는 것 같긴하다. 근데 이리야처럼 주절주절 써내려가는 타입을 좋아하는 나로선, 별로였다는 느낌.
무엇보다도 너무 밋밋하고, 당찬 아가씨상을 원한다면 채운국이야기나 도남의날개가 훨씬! 마음에 들었어.

아, 오랜만이네.
맞아, 2003년. (왜 2004년이라고 생각한 거지.. 수정해야겠군.)
지금까지 나온 키리와 밧카노 권수를 생각하면 무지 느리네.

카라스미라는 이름대로 투명하다는 의견들인데.. 밋밋하지; 나로서도 별로였음. 별로 당찬 아가씨상을 원한 것도 아니고.
십이국기와 비슷하다는 말도 있지만 난 잘 모르겠다는…;;

orz…
쿠로하가 주인공인 대하 백합물이었단 말인가요…
(그렇게 생각해보니 나름대로 납득이 가는게 무섭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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