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X섹스X컴플렉스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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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의 현대일본에의 귀환을 이룬 미무라는, 어딘가 위화감이 있는 고향에서, 드디어 미무라의 몸을 가진 미무라・S・올드맨을 만난다. 그리고 알아낸 사실―그것은, 고향은 미무라가 알고 있는 것과 크게 바뀌었고, 소꿉친구인 코마치가 존재째 없어졌다는 것. 의기소침해서 학원에 돌아온 미무라를 위해, 올림피아는 새로운 시간마법을 사용한다. 그 덕에 학원에 일어난 대패닉. 그리고 미무라는, 시간의 개변이 가져오는 무서운 결과와,「코마치를 잊지 마」라는 사서의 말의 의미를 알게 된다. 사서의 정체란―.

*

스티븐 킹의 11/22/63을 읽고, 뭔가 시간여행물을 더 읽어야겠다 싶어서 갖고 있는 책을 뒤지다 나온 것. 전에 썼다시피 3권으로 연중되었습니다.
1, 2권에서 나왔던 수수께끼가 풀리는 권이라, 시리즈 전체에서는 꽤 중요한 권입니다만… 연중.. OTL
어째서 미무라는 여자 미무라 대신 클락 버드에 오게 된 것인지, 사서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등이 나옵니다만 원래 연중되었다는 것을 알고 읽어서 그런지, 잘 넘어가기는 하는데 삐뚤어진 시각으로 읽게 되었달까요.
요는 코마치를 구하기 위해 미래를 크게 바꾸기로 결심하고 그를 위해 올림피아를 내친다는 이야기입니다만, 올림피아는 1권부터 나온 진히로인인 반면에 코마치는 회상신에서나 몇 번 나왔을 뿐이라, 코미치를 선택한다는 전개에 납득이랄까 공감을 할 수 없었네요.
그리고 육체가 뒤바뀌어서 그 결과 코마치의 존재가 사라졌다는 건지, 코마치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무라가 클락 버드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건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문제라…

평소 SF 소설을 그리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으나, 생각해보면 이 소설, 1권부터 줄곧 시간여행을 테마로 쓰고 있… 성별이 바뀌는 건 둘째치고, 그저 작가가 시간여행물을 쓰고 싶었을 뿐인가 싶기도 하네요. 커스텀 차일드도 그렇고 실은 SF 작가 지망이었나.

시간여행물은 기본적으로 과거가 바뀌면서 미래가 바뀌며 애초에 주인공이 존재하던 미래와 달라진다는 모순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그를 해결하는 패턴 중 제가 본 몇 가지는

1.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돌아가서 미래를 바꾸려고 하나, 바꾸려고 시도할 때마다 더 큰 저항에 부딪혀서 결국 과거->미래를 바꾸는 것을 포기한다는 패턴
ex. 11/22/63, 크로노X섹스X컴플렉스 1, 어제의 공원(슈카와 미나토)

2. 과거로 돌아가서 미래를 바꿀 때마다 평행세계가 계속해서 발생하나, 자신이 있는 세계만 신경쓰고 다른 평행세계는 처음부터 무시or포기한다는 패턴
ex. FLESH&BLOOD, AMNESIA, CLOCK ZERO

3. 평행세계가 발생은 하나,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리셋되기 때문에 평행세계의 존재도 없어진다는 패턴(1과 상당한 부분 겹침..)
ex. 시간을 달리는 소녀(극장판 애니)

4. 지금 있는 세계는 처음부터 시간여행으로 인한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있는 것, 평행세계같은 개념 따위 없다!
ex. 민들레 소녀, 여름으로 가는 문

5. 딱히 과거가 변하는 일 없이, 세계는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는데 주인공의 의식만이 과거와 미래를 오간다는 패턴
ex. 타임 리프, 크로노X섹스X컴플렉스 2

……이런 패턴의 공통점은, 어쨌건 시간 여행을 하는 당사자의 의식+기억은 시공간 여행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몸뚱아리는 하나밖에 없으니 특정 시간대를 뱅뱅 도는 게 고작이라는 것인데,
이 작품의 배경인 ‘클락 버드’의 경우 그 존재 자체가 세계의 시공간에서 분리된 곳.
코마치가 존재했던 현대 일본, 코마치의 존재가 없어진 현대 일본, 코마치가 떨어진 백악기 등등… 과거 현재 미래 뿐만이 아니라 그 각각의 평행세계에도 죄다 접속가능함/그 성질로 인류의 역사를 몇 번이고 다시 쓴다는 설정이 3권 들어와서 밝혀지는지라,

…코마치 구하는 의미 없지 않나..?
어차피 구해봤자 다시 개변되면 도루묵.. 이랄까 이미 실패한 결과가 같은 클락 버드에 존재하고 있는 거고, 게다가 세계의 개변에 영향받지 않는 공간인 클락 버드에 돌아왔는데 코마치를 잊기 시작한다는 것도 모순이고
시간 여행물로서 정리가 좀 안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TS 따위 그저 거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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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브를 빌려쓴 작품 몇가지를 밝히고 있는데 하인라인이랑 로버트 F. 영… 근데 한국에 소개 안 된 단편들이더라구요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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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카베이 유카코라고 해서 사 보려다가 3권에서 중단이라길래 포기했던 그거군요.. ㅠㅠ
한참 전에 샀다고 포스팅하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감상은 이번에 올리셨군요. +_+
..그나저나 카베이씨 요즘 쓰는 거 보면 어째 안 땡기는 게 대부분..-_-;;

카베이 유카코씨는 아마 SF쪽 지망..이지 않았을까요. ^^;
몇 회던가 전격단편소설 때 마지막 선고 후보까지 갔던 게 [커스텀 차일드]였고..
(이건 나중에 장편으로 고쳐서 단행본으로 나왔죠. 전격hp 뒤져서 번역 한번 해 본다는 게 아직.. -_-;;)
데뷔작인 [키리]도 스팀펑크스러운 물건이었고..
그런데 [아수라크라잉] 작가인 미쿠모 가쿠토도 라이트노블 작가로 데뷔하고도 추리소설 쓰고 SF 작가협회인가 회원이라니 좀 앞세대 라이트노블 작가들에게는 일반적인 성향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라이트노블이 장르로 확립되는 초창기엔 가벼운 SF나 판타지가 주류였다고도 하고..

p.s.
졸업도 하고 하니 단편소설 찍어두고 있던 거 번역을 좀 해 볼까 봅니다.
..우선 사놓고도 안 읽고 쌓아둔 책부터 먼저 읽어야…

3권을 이제야 읽었거든요…^^;
오룡세계도 그렇고, 맘에 드는 작품이 없어서 이제 사두고 방치중인 비터 스트로베리 밀크 어쩌고만 읽고 나면 더 이상 이 작가는 찾지 않겠다 싶습니다 ^^;

코우다 가쿠토도 노로와레가 그다지..라 슬슬 손을 뗄까 말까할 정도인데. 이렇게 라노벨 작가진에서 하나둘 손을 떼게 될 듯.

단편소설 번역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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