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기 시작한 마음을 눈치채기도 전 떠나 버린 누군가를 그리워해 본 적 있다면? 뜻대로 되지 않는 몸과 마음 때문에 모든 일이 어긋나 본 적 있다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추억의 조각에 마음 아파해 본 적 있다면?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의 가능성 때문에 괴로워해 본 적 있다면? 그리고… 마지막 사랑이 될 줄 알았던 사랑의 마지막을 본 적 있다면?
따뜻한 위로의 문장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가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밝힌 <막다른 골목의 추억>. 힘겨운 날이면 가만히 열어 보고 싶은 보석 같은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긴 이 소설집은 생의 결정적인 국면에 이른 다섯 명의 여자들이 그 ‘막다른 골목’에서 그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담담하게 시작된 짝사랑의 달콤한 아픔에서부터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해 알게 된 생의 진실까지,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은 겪게 되는 전환점에 대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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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회한지는 좀 지났지만…; 올려봅니다.
지난 8월 20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요시모토 바나나 사인회가 있었습니다. 7시~7시 50분.
평소 오프라인 행사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어서 하는 줄 몰랐는데, 다행히 트친님들이 알려주신 덕분에 갈 수 있었습니다.
행사장에는, 의외로 민음사에서 홍보를 덜한 탓인지 사람 적었어요. 50명 정도였던가? 물론 비가 오고 있었다는 것도 한 몫 했지만.
저도 퇴근하자마자 부랴부랴 오느라, 이 ‘막다른 골목의 추억’은 이미 원서 문고본으로 갖고 있는 작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어판 한 권 샀습니다. (어차피 한국에 소개된 것은 다 읽었고).
차라리 바나나 소설 중에 가장 좋아하는 ‘암리타’를 바로드림으로 시켜다가 받을 걸! 마침 소장하고 있는 것도 더러운데, 하고, 교보 도착하고나서 생각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
한국 요리 이야기가 제법 나오는 바나나 키친을 읽어도 알 수 있듯, 작가분이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계시는 듯 합니다. 사인도, 이름을 한글로 써 줄테니 정자로 미리미리 보여줄 이름을 써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느릿느릿 한글로(이름만) 사인을 하시는 덕에, 시간이 제법 지체되었습니다. 오히려 온 사람들이 적어서 한글로 사인하겠다는 말을 꺼내신 것인지;;
저는 처음부터 한자 이름으로 OK였기 땜에(그 쪽이 본인 필체가 나오기도 하고) 상관없었는데, 제 앞에 있는 분이 친구 생일이 25일인데 생일 축하한다고 써줄 수 있겠냐고 하는 것을 보고 핀트.
이름, 날짜, 서명… 만 받기에는 뭔가 심심하다! 싶어서, 제 차례 올 때 재빨리 “제 생일은 29일인데, 무리일까요?(일어로)’ 라고 여쭈었더니 OK 사인이.
대신 전 이름을 한자로 써달라고 해서 별로 시간은 안 들였습니다 ㅎㅎ
문제는, 8월 29일에는 요시모토 상도 저도 한국 땅에는 없었다는 것…ㅋㅋ
작품 내용 자체는 뭐, 주인공이 겪는 시련이 ‘지인의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빼고는, 극복의 이야기라는 점은 다른 작품과 비슷비슷.
원서로만 읽어서 번역 상태는 모릅니다.. 뭐 김난주 씨니까 잘 하셨겠죠.
그리고 작품 선전에 ‘요시모토 바나나가 자신의 작품 중 제일 좋아하는 책’이라는 문구가 들어가있는데, 사실이긴 합니다. 사실이긴 한데… 저 말이 일본에서 이 책이 첫 발간되었을 때, 그러니까 2003년에 쓰인 작가 후기에 나온 글이에요. 2006년에 나온 문고본의 작가후기에는 ‘여전히 제게 있어서 소중한 책’이라고 나왔구요(가장 소중하다고는 안 함).
뭐, 이렇게 거짓말은 하지는 않지만, 정보의 일부를 차단하는 것…. 훌륭한 선전의 방법이라는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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