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곤조지 75. 젠츠지

다음날. 71-76번 사찰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76번 사찰 콘조지金蔵寺는 JR 곤조지역에서 가까워서 그냥 갑니다.

본당
대사당
이곳은… 천태종의 사원이군요. 원래 이 앞에 있는 우동집에서 아침 우동을 먹으려 했는데, 9시 55분에 곤조지역에 도착해서 절을 보고 나니 시간이 애매해서 절만 보고 10시 32분 열차를 타기로 했습니다(다음 열차는 11시 28분).

*

이 다음 72~75번 사찰은 그냥 JR 젠츠지善通寺역을 나와서 평지를 걸으면 차례로 나오니까 상관은 없는데 문제는 산 위에 있는 71번 사찰.
절의 위치가 해발 187미터라 뭐.. 못 오를 것도 없긴 한데, 70번 모토야마지로부터는 걸어서 11.7km, 72번 만다라지로부터는 걸어서 4.8km라 아 좀 귀찮다 싶었던 차, 이 72번 사찰에서 71번 사찰이 있는 산의 중턱(미치노에키)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해서 그 버스에 맞춰서 동선을 정했습니다. 참고로 그 버스 시간이 8시 21분, 10시 26분, 3시 1분, 5시 11분이라 3시 1분편에 맞추는 수밖에 없더라구요 ^^;
(순서를 반대로 하는 것도 생각해봤는데 더 답이 안 나옴)

그에 따라 JR 젠츠지善通寺역에 10시 35분에 도착한 이후 71~75번 사찰을 돈 동선입니다.빨강: 오오카와 제면소大川製麺所 에서 아침을 먹은 후 75번 젠츠지까지 도보
주황: 74번 코야마지까지 도보
노랑: 카페 아사히나에서 숨을 돌린 후 73번 슛샤카지까지 도보
초록: 72번 만다라지까지 도보
파랑: 버스 정류장까지 도보
보라: 3시 1분에 오는 버스를 타고 미치노에키 후레아이 파크 미노까지
남색: 71번 이야다니지까지 등산
그리고 다시 미치노에키까지 걸어내려와 버스를 타고 타쿠마역으로 갔습니다.

*

일단 역을 나와서 아침 먹을 곳을 찾습니다. 젠츠지역 앞은 나름 아케이드가 형성되어 있긴 한데 평일 10시라서 그런가?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은 상태더라구요.
문을 연 곳이 거의 없기도 했고, 카가와에 왔으니 우동은 한 번 먹어야지 싶어서 찾아간 가게에 가 보니까 문 앞에 ‘정기휴일 목요일’이라는 종이가 붙어있고 가게 안에 아무도 없어서 오늘 목요일인가? 휴일인가?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 날은 금요일이었고 가게 안에 불은 켜져있고… 무엇보다 가게 옆 제면기용 창고 같은 곳에서 사장님(할머님..)이랑 동네 총각? 같은 사람이 떠들고 있더라구요. 할머님께 들어가도 되냐고 묻고 들어갑니다.

저 작은 창 너머가 제면기용 창고라 창을 통해 돈과 우동을 주고 받는 시스템.
저 벽에 붙어있는 A4 용지의 손글씨.. 읽기 힘들었는데 여튼 와카메/니쿠 등 온면 위주라 그냥 ‘시코쿠 마루고토 우동’을 시켰습니다. (그 옆에 타마고 우동도 있던데 카마타마인지 물어나 볼 걸..)
에어컨 바로 아래에서 먹기는 했는데 그래도 더워서 힘들었다
10시 50분에 들어갈 땐 제가 첫 손님이었는데 다 먹을 때쯤에는 거의 만석이 다 되어서, 에어컨 쐴 만큼 쐬었지? 하고 나왔습니다.
그나저나 평점이 좋아서 간 곳인데, 면발이 20세기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었던 가락국수마냥 툭툭 끊어지는 스타일이라 솔직히 제 취향은 아니었네요 ^^;;(어릴 땐 좋아했는데)

*

보통 오헨로로 다닌 절들은 작은 규모의 절이었는데, 그리고 전날 본 칸논지도 칸온지시 이름의 배경이 된 것치고는 작았는데 젠츠지는 겉에서 보기에도 꽤 규모가 컸습니다. 입장은 무료였지만.
본당이 거느리고 있는 경내와 대사당이 거느리고 있는 경내가 따로 있었을 정도인데, 지금 찾아보니 대사당이 있는 곳이 홍법대사 쿠카이의 탄생지라고 되어 있네요. 과연?
그리고 구글맵 한국어 리뷰 볼 때 처음 뜬 리뷰에 이곳이 우동의 발상지인지 뭔지라고 이상한 글을 누가 써 놨더군요…? 신고 안 되나?

산문?
본당
대사당
본당 쪽 탑
그리고 그 본당과 대사당의 경내를 나누는 좁은 골목에 과자집이 있습니다. 熊岡菓子店.. 이라고 하는데 단단한 막과자에 생강이 섞인 슈가 파우더를 묻혔습니다. 약간 슈니발렌 느낌?
전날 구글맵으로 빵집 뭐 없나 찾다가 발견한 곳인데, 먹을 때 이 조심하라고 되어있었고 과연 얇은 판으로 된 건 괜찮아도 자갈돌 모양으로 된 건 엄청 녹였다가 먹어야지 안 되겠더라구요.(100g 먹는데 1주 걸렸다..)

여튼 이를 조심하면서 먹으라는 글을 이미 봐서 알고 있었는데, 이 과자를 사기 위해 앞사람 계산 끝나는 것을 기다리는데 앞사람이 갑자기 저한테 말을 걸더라구요.
“歯大丈夫(이 괜찮아)?”
“? 모르는데요..”
여기에서 앞사람은 제 이가 괜찮겠냐고 물어본 것이었고 저는 (그 사람이 이 과자를)먹어도 괜찮냐고 물은 걸로 이해해서 저렇게 대답했는데, 그걸 또 그 분은 일본어를 모르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서 중국인이냐고 물어보더군요…; 중국인이냐는 물음을 들은 게 대체 몇 년 만인가(적어도 코로나 이후에는 못 들은 거 같은데).

2 Comments

Add Yours →

구글맵 리뷰는 아무래도 사용자 언어 리뷰가 먼저 떠서 그런가 보면 아무말 대잔치 꽤나 있는데(말씀하신 것처럼 허위 정보라거나 옆집 거 여기다 써놓는다거나) 그냥 흐린 눈으로 넘겨서 최신순 리뷰를 정독하는 편입니다… ㅠㅠ
아무튼 일본 불교계의 슈퍼스타(….) 홍법대사 구카이의 탄생지면 아무래도 으리으리할만 하군요.

과자 이야기는.. 읽기만 해도 이가 시린 기분이 드네요..
이제보니 노렌이 카타팡이라고 적혀있다니.. 얼마나 딱딱한 것인가 ㄷㄷ

그야말로 그냥 씹었다가는 이에 씌운 게 다 떨어지겠구나 싶은 정도였습니다 ㅋㅋㅋ(침으로 한참 녹여서 가장자리를 사각사각 긁어먹었어요)
경험 삼아 한 번은 먹었는데 정말 2cm짜리 한 덩어리를 하루에 두세개 먹는 게 고작이었어서 다음에 갈 일이 생겨도 저 동그란 타입은 패스할 거 같습니다 ㄷ ㄷ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