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모리미 토미히코 작 포스팅을 한 권도 쓴 적이 없어서 올립니다.
교토의 기온제, 요이야마(7월 14일)에 일어나는 6가지 사건(?)을 엮은 연작 단편집입니다. 교토를 배경으로 한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세계관이 싱크로되어 있는데 이번에는 ‘밤은 짧으니 걸어라 소녀여’에서 나왔던 게릴라 연극 ‘괴팍왕’이 싱크로되어 있군요.
개인적으로는 표지가 일본 원서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다다미 넉 장 반’과 ‘밤은 짧으니’와 달리, 이번에는 표지를 일본 것에서 그대로 따 왔습니다. 축제일을 배경으로 삼은 만큼 사과 사탕이니 이런저런 축제 소품이 한 가득 하지요. 안 그래도 ‘교토를 배경으로 한 지브리 애니 같은 소설을 쓴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가가 축제일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으니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축제 분위기로 가득한 소설일까요.
…확실히 6편의 단편 중에 2편은 확실히 ‘밤은 짧으니’에서 보여줬던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의미는 없지만 재밌고 즐거우니까’ 뒤에서 이런저런 장난을 치는 캐릭터들은 ‘다다미 넉 장 반’의 텐구 스승님(헉, 이름 까먹었다!)을 연상시키죠.
그에 반해 나머지 단편들은 완전히 환상기담입니다. ‘여우 이야기’도 그랬지만 환상기담류도 잘 쓰는 작가이긴 한데.. 지브리 분위기만 생각하고 책을 집어들었다면 약간 당황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로 자주 비유되는 대로, 지브리가 사가면 재미있을 거 같은데 말이죠. 요즘의 지브리는 서양 아동 문학만 사들이고…
참고로 지금까지 읽은 모리미작의 개인 선호도는 다다미>밤은 짧으니>요이야마>유정천=여우 이야기>연애 편지의 기술입니다. 달려라 메로스는 원작을 아직 안 읽어서 손 안 댔고, 태양의 탑은 이 포스팅 올리면 읽을 거고, 펭귄 하이웨이는 나중에 기회되면.. 2011년 서점 대상 3위면 재미있겠지만요. 라이센스는 안 들어왔지만 6남인 ‘미인과 죽림’은 문고본이니 담에 사려고 생각중.
p.s: 기온제 가보고 싶네요. 그러고보니 신쵸사에서 ‘모리미 토미히코의 작품 내 spot을 알 수 있는 교토 지도 손수건’이란 걸 내놨더군요. 통판으로 1890엔. 갖고 싶다..
2 Comments
Add Yours →……표지만 보고 만화책인 줄 알았습니다.
모리미고 국내번역서가 나왔고 텐구선생 히구치가 나왔다면 봐야겠군요.
그러고보니 [다다미넉장반] 감상문이 아직입니다.
3/4 정도 보고 정지상태였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좀 여유가 생기면 다시 보고 쓰긴 해야. -_-;;
이번 지브리작은 예전에 나왔던 순정만화가 원작이라더군요.
…[게드전기] 감독했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이라. -_-;
각본은 미야자키 하야오입니다만, “필요한 것 빼곤 다 뺐다” “그 시대에서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라는 멘트를 써놔서 어째 좀 불안하기도. -_-;
여동생이 보고 와서는 괜찮았다는 것 같긴 했습니다만.
p.s.
오랜만입니다.
…예, 참 오랜만입니다.
아 맞다. 히구치였죠. 텐구 스승님. 이 작품에서는 스승님과 그 일당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절반이 다다미 같은 장난스러운 분위기, 절반이 ‘여우 이야기’같은 기담 분위기더라구요. 저는 한 작품에서 두 분위기를 같이 느껴서 좋았지만, 그 어중간함을 오히려 싫어하시는 분도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다미는 새 표지버전 문고본이 북오프에 뜨면 사려고 생각하는데, 옛날 표지만 있어서 아직 못 샀어요.
고쿠리상…고쿠리코는, 생각보다 평이 좋길래 한 번 볼까 생각중입니다. 저번에 개봉한 ‘별을 쫓는 아이’는 감상이 안 남아서 트위터에서 끄적이는 게 다였는데요, 그보다 재밌으려나????
그나저나 정말 오랜만입니다..정말로요. 발표가 많이 힘드신가 보다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