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축소 수술 전용 메스, 흰바위 바이슨의 모피, 잘려진 유두…「내가 바라는 것은, 그 육체가 틀림없이 존재했다는 증거를, 가장 생생히, 가장 충실이 기억하는 물건이다」―노파에게 고용되어 마을에 찾아온 젊은 박물관 기사가 죽은 사람들의 유품을 훔친다. 유품들이 말하는 이야기란? 마을에서 빈발하는 살인사건의 범인은? 기억 깊이 말을 거는 잊을 수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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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요코 작품 중에는 나름 대표작인 거 같은데 어째서인지 라이센스 안 들어온 작품. 어지간한 건 들어왔는데 말이죠.
한 머나먼 마을에 주인공인 박물관 기사가 찾아옵니다. 고용주인 노파가 그동안 훔쳐온 마을 사람들의 유품을 전시한 박물관을 만들라는 의뢰를 받으면서 동시에, 새로이 죽어가는 마을 사람들의 유품을 훔쳐오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마을에 찾아옴과 동시에 마을에는 여성들의 유두가 잘려나가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 마을에 온 후로 하나뿐인 혈육인 형과는 연락이 끊기고.
겨울이 혹독하다는 마을의 분위기, 마을 변두리에 있는 침묵의 전도사, 죽은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유품들.
건조하면서도 페티시즘이 느껴지는 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 작품이었습니다. 살인사건이 나오길래 설마 추리로 가지는 않겠지 했는데 역시나 ^^;
작가는 ‘박물관’을 좋아하는지 박물관을 소재로 한 단편도 몇 편 있지요. 전시되어 있는 것이 하나같이 특이합니다만… 읽으면서 일본에는 사설 박물관이 많나? 같은 생각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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