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보고 왔습니다. 으아.
사실 그렇게 기대했던 것도 아니고(랄까 관심이 없었음;),
극장에 오기는 왔는데 딱히 볼 것도 없네, 하고 스슥 본 상황.

아니, 애초에 괴수 영화에는 흥미가 없거든요. 중요한 건 괴물이 아니라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보고 난 감상은 우울. 아니, 잔인하달까.. 너무 현실적이라 우울해졌어요.
사회에 대한 발언력도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저렇게 된다, 라는.

우울해져서 결국 공부도 안 하고 멍~하니 있다가,
도서관 화장실에 지갑을 두고 나와서(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에 습득하신 분이 연락 주심;),
오늘은 안 되겠다 하고 일찍 들어와버린.

어쨌건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 보고 싶지는 않지만요;;

이하, 별 중요하지 않은 단편적인 감상 몇 가지.

1. 포르말린이 그렇게 연기가 나나요? 저는 한 번 담군 포르말린이나 희석시킨 것 밖에 안 봤지만.

2. 괴물 CG는 잘 만들어지고 좋기는 했는데… 개인적인 감상은 ‘타액이 부족해!’
    그런 류의 괴수는 침을 질질 흘리고 다녀야 한다는 편견.

3. 도중에 뼈를 뱉어내는 장면. 타액의 점성이 부족한 것도 그렇고,
    처음 보자마자 골학용 교재 아닌가 생각할 만큼 깨끗하게 뼈만 남은.. 소화가 잘 되나 보구나;

4. 영어 통역이 리얼했음. Nobody fucking listen to me였나..?

5. 생검하는 장면이 두 번이나 나오네요.
처음 목 부위를 찌르는 거.. 그거 진짜로 찔린 거? 물론 마취했겠지만 송강호씨에게 감탄했습니다.
뇌 생검은 역시 찔리는(갈리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정말로 당하는 건 아니겠지 하고 조마조마.

아니, 간이니 폐 생검하는 거야 봤지만 뇌 생검은커녕 뇌 수술하는 장면도 본 적 없거든요. 사체 두개골 뽀개는 소리라면 들어봤지만(..).
그렇게 머리 고정하고 드릴 돌리고 있으면, 저라면 무서워서 도망갈 듯.
치과의 드릴 소리도 무섭건만. 실제로 찔리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어도 기분 안 좋을 듯;

그런데, 첫 생검하는 장면, 그거 대체 어디를 생검하자고 찌른 겁니까?;;; 그 동네에 뭐가 있다고.
게다가 진짜 가이드 찌르고 안을 리얼하게(무식하게) 쑤시더니만… 피하지방밖에 안 나오겠다;

그리고 영화 끝나고 생각해보니 제대로 눕히거나 자세 잡은 것도 아니고, 생검이니 의식을 날리면 오히려 안 좋을 테고… 게다가 소독도 안 하고 공포도 안 씌우고 찔렀죠? 감염되면 어쩌려고;;;

6. 괴물은 석유를 좋아했던 모양.

7. 이 영화의 교훈: 권력이건 뭐건 사회에 대한 발언력이란 없어서 나쁠 것은 없다. (갖고 싶다고 가져지는 게 아니지만;)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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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노숙자 아저씨가 인상깊었습니다.
결국 사회의 평화는 노숙자 아저씨가 지켰던 겁니다.
절묘한 타이밍에 노숙자 아저씨가 석유 뿌리는 장면-_ㅜ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노숙자 아저씨!
그렇죠, 뭔가 상징하는 캐릭터인 거 같은데 활약에 비해 너무 안 나오셨습니다…
동인녀의 시각으로 보자면 둘째 자는 얼굴에 반했다던가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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