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입맞춤으로는 길고, 사랑에는 너무 짧아서
5권 그리고, 낙원은 너무나도 길어서 입니다. 상하권 형식으로 되어 있네요.
3, 6, 7권이 단편집인지라, 사실상 이것이 본편 3, 4권. 이 이후의 본편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조금 밖에 안 나왔네요. 이 소설.
2권의 주제가 현실에 꺾인 천재의 이상, 이라고 한다면 4, 5권의 주제는 사랑받지 못해 절망한 사람과 사랑에 절망한 사람. 이라고 할까요? 어쨌건 테마는 사랑.
용과 주식사들에게 쫓기는 기억상실 소녀를 주운 가유스. 어찌어찌해서 소녀의 기억을 찾아 고향에 찾아가보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절망이었다. 라는 줄거리입니다만, 정말로 처절하더군요.
정독하기 전, 후려읽은 뒤의 감상은 ‘어째서 가유스한테만 불행이 붙어다니는가’ 였습니다.
1권은 친구탓,
2권은, 황룡국과 도시동맹의 중립지대에서, 사설 주식 사무소중 최강을 자랑하는-한 마디로 이용하기 편리한- 탓이었겠지만,
단편 ‘검은 옷의 복음’도 그랬고, 어째서 불행이 제 발로 가유스를 찾아오는 건데, 였습니다. 설마 전부 쿠에로의 음모? 아니면 추기경장 마음에 든 덕분?
하지만 메트레야에 도착한 뒤로 과거가 밝혀지면서, 그 처절함에 아무 의문도 들지 않게 되어버린…
불꽃의 미라쥬를 읽고서도 ‘얘네는 왜 이리 땅을 파는 거냐..’가 감상일 만큼은 무감동한 저야 ‘아, 처절하다’고 생각만 하면서 읽었지만, 책에 감정이입하기 쉬운 분들은 요주의. 라이트 노벨에서 이렇게 처절한 작품도 드뭅니다. 특히 윤간신은 조금..;
가유스의 과거는 아직도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쿠에로의 등장이 많았네요. 특히 접근전투’도’ 기기나보다 위라는 사실에 깜짝. 사실상 최강의 주식사?
강한 여자아이 캐릭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마음에 드는 캐릭터. 그러니 얼굴을 보여줘, 쿠에로…
지브는, 사실 가유스의 과거와 관련해서 꿍꿍이가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했는데, 아니었네요. 나가사와 미키 캐릭터라는 선입관 탓인가(..)
끝까지 맑고 바른 캐릭터로 남은 지브. 앞으로의 본편의 등장은..?
그리고, 기기나의 열변이 여느 때보다 많은 5권이기도 했습니다. 유라비카의 저주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기기나는 흔들리지 않는 강함의 상징인 듯.
[#M_ 열기| |”울고 있나.”
기기나가 건 손가락으로 턱을 튕겨올려, 아나피야의 가벼운 몸이 후방회전. 등부터 대지에 내던져져, 이어서 후두부가 지면에 낙하한다.
한손을 짚고 몸을 일으키지만, 뇌진탕을 일으킨 듯, 아나피야의 눈동자는 불안정하다.
“울지 마. 우는 얼굴은 화가 나서 때리고 싶다. 때린 손이 아파서 쓸데없이 화가 난다. 코피를 흘리는 것도 건방져서 짜증나, 차고 싶어진다. 차여서 구르는 동작도 쓸데없이 짜증나서, 죽이고 싶어진다. 그것이 이 세계의 인간이라는 거다.”
기기나의 발이 아나피야가 짚고 있던 손을 후려쳐, 소녀는 측두부부터 쓰러진다.
사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멍해진 표정의 아나피야가 쓰러져 있었다. 나에게 도움을 구걸하는 시선을 향하는 아나피야.
저기에서 울고 있는 아나피야는, 나이기도 한 것이다. 아나피야의 어리광을 끊어버리려 하는 행위는, 나 자신의 시시한 망설임도 단죄하고 있었다.
쓰러진 아나피야를, 기기나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니 괴롭고 슬픈 때일수록, 우아하게 웃으며, 시시한 소리를 지껄여라.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또 그 다음에도, 죽을 때까지.” _M#]
[#M_ 열기 | |”모든 것은 환각이다.”
기기나가 조용히 책을 덮는다. 과거를 잘라버려, 그리고 소중히 하는 것 같았다.
“인간은, 감각기관을 통해 뇌내의 신호로 세계를 파악할 수밖에 없어. 시각은 380~770nm의 파장의 빛까지, 청각은 약 20~20000Hz까지, 후각은 후각세포가 약 2000만~5000만개, 미각을 맡는 미뢰는 약 8000개밖에 존재하지 않아.”
기기나의 하얀 오른손이 치켜올려져, 손가락이 벌어진다.
“손끝의 감각점은 1cm^2 정도, 촉각으로 9~30, 냉점은 7~9, 온점은 2, 통점은 60~3000이라 되어 있다. 그것에서 전해지는 전기신호나 물질을, 대뇌피질의 140억과 소뇌의 1000억개의 세포로 처리, 변환하는 것으로, 세계와 관련될 수밖에 없어.”
기기나의 강철의 눈이, 나에게 향해있었다.
“그 왜소한 감각기관과 사고의 환상을, 사람은 현실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뿐이다.”_M#]
그리고 개그신도, 적긴 하지만 아주 없지는 않더군요.
[#M_ 열기 | |느긋한 기분에 젖어있었지만, 시계 끝의 불길한 것을 놓칠 정도로 방심은 하지 않는다.
불길의 원흉은, 나의 왼쪽 옆에서, 주식구의 상자를 조용히 눌러가는 기기나의 손이었다. 나는 차가운 눈을 하고, 왼손으로 때려 떨어뜨린다. 원망스러운 듯한 기기나의 눈을, 빙점아래의 시선으로 노려봐준다.
“내 눈이 닿는 범위에서, 낭비는 용서하지 않아.”
눌러죽인 나의 선언에, 어째선지 기기나의 눈이 희색으로 빛난다.
“그럼, 눈이 닿지 않는 곳이라면, 없는 일이 되는 건가?”
“그거, 양자론의 고양이의 생사문제(궁금하신 분은 각자 조사를..;)냐?”
나는 싫은 사실을 깨달았다. 혹시, 마지막에는 내가 잘 해결해 버리니까, 기기나가 안심하고 낭비를 한다. 낭비를 하니까, 내가 경영을 어떻게든 하려 피에 젖은 노력을 한다. 그리고 기기나가….
아무 성과도 없는 순환구조를 깨닫고, 약간 의식이 멀어진다.
“얼굴빛이 나쁜데, 빈혈인가?”
보니 기기나와 드로레 사이에서 주식구가 청산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나의 뇌리에는, 어떤 그림이 떠오르고 있었다.
사형수가, 감옥 밖에서 뻗어있는 밧줄을 발견한다. 살기 위해 당기지만, 밧줄의 반대쪽은 자신의 감옥의 흙받침대를 받치는 기둥에 연결되어 있다. 살려고 힘내면 힘낼수록, 자신의 파멸을 불러들이는 머리 나쁜 사형수. 그것을 보고 웃고 있는 사형집행인들.
엠 아더의, 그 그림의 이름은 ‘헛수고의 보수’
정말이지 웃을 수 없다. 지금 여기에서 기기나를 죽이고 싶어졌다.
“네가 모든 것의 원흉이야! 또 맘대로 사면 죽인다!”
“상냥하게 해설해주겠는데, 실력차라는 단어를 알고 있나?”
“…의자 히르르카를 쓰레기장에 내보낸다.”
“이 무슨 파렴치한! 내 사랑하는 딸을, 흉악한 의자놈들의 위안거리 따위로는 못 삼아!?”
기기나의 미모에, 진지한 분노와 두려움이 달라붙는다. 의자를 쌓아올린 것 뿐인 평화로운 광경도, 기기나의 눈에는 윤간의 장면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_M#]
1권을 읽었을 때보다 읽는 속도는 현저하게 빨라졌네요. 일단 생화학도 기본은 알고 있어서, 온갖 화학과 생물학적 지식이 난무하는 전투신도 느긋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된.
일어 읽기 속도를 높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 …일어보다 과학적 지식이 더 문제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건 한자의 공포는 어느 정도 줄어든 듯.
그래도 5권에서 가유스가 마지막에 짜내는 주식은, 보고서 바로 포기.
읽을 수야 있지만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OT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