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혀 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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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가 있는 혀로 소녀를 핥으며 괴롭히는 괴이한 남작의 이야기…? 일본의 진서『고양이 혀 남작』의 번역에 들어간 외국인 통역가 양. 하지만 말과 문화의 갭은 오해와 억측을 불러, 양과 책의 관계자들을 생각치 못한 운명으로 인도한다. 폭소 필지의 표제작 외, 죽을 때가 다가오면 수조에 들어가는 기묘한 세계의 생사관과 고독을 그린 「수장악(水葬楽)」, 여성화가의 생애를 사망시점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경악의 진실이 밝혀지는 「수련」등, 소설의 무한의 가능성을 그린 기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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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 그림에 낚였습니다 ㅋㅋ
미나가와 히로코의 단편집. 이 작가 작품으로는 ‘열어주셔서 영광입니다’ 이후로 두 번째 읽은 책입니다.
탐미는 좋아하는 편이고, 그래서 좀 읽어볼까 하던 참이었고, 마침 문고본이 나온 이 작품이 뭔가 고양이가 나오나 싶어서 사 봤습니다만 결과는 애매하달까요 ㅋㅋ

총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첫번째 단편은 좋았는데 뒤로 갈수록 애매했던지라..

1. 수장악(水葬樂) : 죽을 때가 다가오면 인공 아가미를 달고 액체가 든 용액에 들어가 죽음을 맞는 사람들. 지각을 소멸시키기 위해 뇌 속에 집어넣는 칩에서 흐른다는 아름다운 음악. 물이 만들어내는 음악. 젊은이들은 점점 쇠퇴를 맞아 죽어가고 죽지 못한 노인들이 남아 돈을 움켜쥐기만 하는 나라. 늘 함께 했던 형과 떨어진 나. …온갖 탐미 요소가.. 그 와중에 노인만 남은 나라는 은근 현실적;
(읽을 당시 개인적으로 끼적인 메모를 가져왔습니다. 다시 쓰기 귀찮아서)

2. 고양이 혀 남작 :  표제작. 소개글 말따나 고양이 혀를 가진 남작이 소녀를 핥으면서 고문하는 내용….은 페이크다!!! 잘 안 알려진 일본 작가의 자비 출판 소설책을 우연히 헌책방에서 구해다 번역한 러시아인의 이야기. 하지만 소설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초반부를 그 번역서의 ‘역자 후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번역가, 실은 영 엉터리라… 역자 후기도 읽어보면 일본 문화에 대한 온갖 억측과 편견으로 가득한 데다가 실은 일어 제대로 할 줄 몰라서 오역 투성이.
제목인 ‘네코시타 남작’도 성이 네코시타인 남작인가 아니면 고양이 혀를 가진 남작인가 그럼 고양이 혀로 소녀를 고문한다는 건지 갈렸는데 스승님한테 물어보니까 ‘고양이 혀’란 뜨거운 것을 못 마시는 사람을 말하더라- 뭐 이런 내용이 나오고 끝입니다.
웃기다면 웃기는 내용인데, 내용 이전에 보통 카타카나로 써 있어야 할 온갖 라틴어족의 단어가 전부 히라가나로 써 있고, 보통 히라가나+한자로 써 있어야 할 일본의 보통 명사+고유 명사는 죄다 카타카나로 써 있어서 무척 읽기 힘들었습니다;;; 웃기기 이전의 문제임. 실망했음 ㅠㅠ

3. 오믈렛 소년의 의식

4. 수련 : 까미유 클로델을 모델로 했다는, 정신병원에서 비극적인 삶을 마친 여류 화가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밝혀내는 이야기.

5. 태양마(太陽馬) : 1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 군들에게 포위당한 상태로 도서관 지하실에 갇혀 지내는 군인의 이야기. …인데 단편의 시작이 1인칭 ‘짐’인 소년의, 성대가 목이 아니라 손에 붙어있는(指絃) 민족의 환상 이야기인지라(후에 주인공이 지어낸 소설이라는 것이 나옴), 한자도 어렵고 난해해서 뭔가 싶었네요. 좀 더 진행하다 보면 난데없이(그야말로 개행도 없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상황인 ‘나’의 이야기가 나와서 아 이제 좀 무슨 말 하는지 알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회상이 나오면서… 1차 세계대전 이전의,. 노동자 혁명 이후의 러시아 역사가 나오면서 뭔가 역사 수업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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