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캬라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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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눈앞에 둔 2000년 세기말. “60살 갖고 늙었다고 투덜대지마” 라고 91세가 일갈, 작가를 열받게 한 어이없는 젊은이의 전화대응. “부부가” 작가. 라는 상황이 갖고 오는 비극…. 저명 작가의 의외의 일면에 놀라고, 여배우라 생긴 에피소드에 웃는다. 그 외, 의사, 주부 등 프로 아마추어 관계없이 고른 주옥의 베스트 에세이 58편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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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온갖 잡지에 발표된 에세이 중 일부를 골라, ‘일본 에세이스트 클럽편’이라는 이름으로, 문춘문예에서 단편집으로 내는 모양입니다. 이 책은 2000년에 발표된 에세이들을 모았고, 2004년에 문고본으로 나왔네요. 제목이 귀여워서(내용은 귀엽지 않았다) 집어봤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총 58명입니다. 그래도 가장 많은 건 작가라서, 작가 중 제가 아는 이름에는 카와카미 히로미, 코이케 마리코, 나카지마 라모(아직 살아있었..)가 있었고, 마츠 타카코(!)도 있고, 나츠메 소세키의 외손녀라는 에세이스트도 있고, 정원사라든가 의사라든가 주부라든가 직업군은 다양했습니다.

에세이인만큼 소재도 꽤 다양. 그런데 이거 분명 에세이 모음 아니었나? 이것은 과연 수필…? 싶은 것도 제법 되었네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되어서, 이사하면서 버렸던 화장대 거울을 다시 샀다는 내용이라거나(by 카와카미 히로미. SS…?)
나츠메 소세키 사후 소세키의 제자 중 한 명이 소세키의 사위로 들어오게 되면서 장모랑 겪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쓴 소세키 외손녀라든가(자기 태어나기 전의 일이잖아..? 할아버지 팔아먹는 것으로밖에 안 보이는;),
일본 여성문학을 발전시킨 타무라 토시코와 그 남편이자 마찬가지로 작가였던 타무라 쇼교의 스캔들에 관한 이야기(일본 근대문학에 대한 고찰…?),
화자인 외과 의사가 어려서부터 봐왔던 영화 포스터와 배우 이야기를 하길래 의사가 덕덕한 이야기를 하나 보다- 했더니 요절한 배우들의 사망 원인을 심혈관질환/암으로 단락을 나눠서 설명해서 벙찌게 했던 글이라든가(출처를 보니 메구로구 의사회 회보;)…
그 외에 히틀러의 방공호에 대한 집착을 소재로 한 글, 졸업을 대한 하이쿠를 소개하는 글, 유명한 외과의사 3대의 은퇴에 대한 글(지은이랑 아무 관련 없잖아) 등등. 논픽션도 많았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통일성이라고는 없는 글 모음이었지만, 그래도 2000년에 나온 글이라 확실히 시대가 다르더라구요. 휴대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때고 아직 카메라 장착까지는 안 되었던 때라, “이번에 SONY에서 세계 초소형 카메라를 발표했는데, 실용 단계는 아니고 휴대폰에 장착되는 형태로 쓰이게 될 거라더라. 근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야 해?” 같은 글이 나온다거나, Y2K(진짜 오랜만에 듣는;)를 언급한다거나 해서 나름 신선한 기분?

그리고 아무래도 소설이 아니니까 대화랑 개행이 적어서 진도가 빨리 안 나갔네요. 안 그래도 요즘은 퇴근 후에 P4 한다고 책 안 읽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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