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정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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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소설가가 된 이유. 편의점 강도와의 기묘한 공동작업. 둘뿐인 문예부원의 청춘스럽고도 아픈 대화. 수수께끼의 열쇠에 맞는 구멍을 찾는 모험. 문득 헤매어 들어간, 아이들만의 밤의 왕국. 눈 위의 발자국으로부터 시작되는 신비한 만남. 집영사 WEB 문예「RENZABURO」의 인기기획「오츠이치 소설재생공장」에서 태어난 6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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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총과 초콜릿’ 이후 오리지널 작품 발표가 뜸해진 오츠이치에게 소설을 쓸 수 있도록 소재를 제공하자! 라는 취지의 기획으로, 일반인들이(주로 작가 지망생들이겠지만) 집영사 사이트에 원고를 공모하면 그 중에서 오츠이치가 작품을 채택, 리메이크하는 기획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발표된 5개의 단편에 1개의 카키오로시(라고 해도 소재는 응모받은 것)를 더해서 2011년에 발간. 책 제목도 트위터에서 응모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2년에 나카타 에이치로랑 야마시로 아사코도 자기(본명 아다치 히로타카)라고 인정하기는 합니다만 ^^;;(2007-2010년 동안엔 저 두 필명으로 책을 냈죠..)

2011년에 하드커버, 2013년 말에 문고본이 나왔습니다. 저는 이걸 2012년 5월에 (지금은 망하고 없는)신촌 북오프에서 발견하고 1년 전에 발간된 하드커버를 발견하다니 럭키- 이러면서 사놓고는 이제야 읽었네요(쿨럭).

1. 소설가를 만드는 법
2. 편의점 날씨!
3. 청춘절연체
4. 원더랜드
5. 왕국의 깃발
6. 화이트 스텝

요렇게 여섯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2010년을 전후로 도쿄의 분젠지쵸라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입니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공통적으로 야마사토 시오네라는 여성이 등장하고요.
사실 다섯번째 단편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썩 마음에 드는 게 아니었던 것이, 첫번째와 세번째 단편의 주인공-야마사토 시오네의 남동생-이 오츠이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 ‘이지메를 당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마땅한 친구도 없이 교실 구석에서 조용히 지내면서 그런 자신을 바꾸고 싶은데 바꾸지 못하는’ 타입입니다. ‘미처 태어나지 못한 파랑’ ‘모모세 여기를 봐’ ‘입술에 노래를’의 주인공 같은. 사실 이런 캐릭터들은 보면서 불편하기 때문에 좋아하진 않지만, 첫번째 세번째 단편의 주인공이 동일해서 혹시 책 전체의 주인공이 얜가, 다섯번째 단편에 또 나오나 했는데 그건 아니고요(세번째 단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는데.. 첫번째 단편에서 얼추 언급되고 있으니).

두번째 단편은 실종 HOLIDAY처럼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모험(?) 이야기.
네번째 단편은 약간 미스테리삘, 다섯번째 단편은… 약간 동화풍이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큰 임팩트는 없는데,

여섯번째 단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설날 연휴 요 몇 년 동안 없었던 대설이 도쿄를 덮치면서(지금 딱 그런 상황이지만;;;), 귀성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연휴를 함께 보낼 여자친구도 없는 주인공은 이런 자신의 인생에 의미는 있는 것일까 고민… 하려는 마음을 꾹꾹 누르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실체도 없는데 눈밭에 찍히는 눈자국을 발견하고, 아무래도 그 눈자국의 주인은 자신이 있는 평행세계의 주민인 것 같다고 깨닫고, 눈밭에 문장을 쓰면서 소통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치유계로 끝나는 이야기.
읽으면서 ‘너에게밖에 들리지 않아 Calling You’를 떠올렸고, 작가 후기에도 ‘아이디어는 훌륭했지만 전작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고 또 너무나도 자신이 떠올릴 법한 이야기라 처음에는 탈락시켰으나 결국 무시하지 못하고 리메이크했다’ 라고 나옵니다.
게다가 홈페이지에 싣지 않고 단행본으로 내면서 카키오로시로 쓴 거라 그만큼 힘주고 썼다고. 매수도 다른 다섯편보다 많고요. 제가 좋아하는 오츠이치의 치유계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

어차피 언젠가는 한국에 라이센스 들어오겠지만요.. 오츠이치니까..

p.s: 다섯번째 단편에 대해 작가후기에서, 지금까지의 자신이 쓴 러브코메의 주인공들은 전부 이성한테 제대로 말도 못 붙이는 타입이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부농으로 냈다고… 어.. 러브코메였나요?;; 자신이 라노베 작가라는 인식은 아직 살아있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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