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악의로 가득 차 있어.”
국립공원의 산 정상에 있는 고풍스럽고 호화로운 호텔.
매년 늦가을 이곳에서는 재벌가 사와타리 그룹의 세 자매가 주최하는 파티가 열린다. 올해도 수십 명의 손님이 초대받아 모여든 가운데, 어두운 비밀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 자매의 친척과 관계자들도 이곳을 찾는다.
만찬 석상에서 주빈인 세 자매는 자신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사건에 관해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허구인지 사실인지 분간이 안 가는 그 이야기의 끔찍함과 잔인함에 사람들은 경악하고 만다.
무언지 모를 불길한 기운이 호텔을 뒤덮은 가운데, 어느 날 아침 중앙 계단의 층계참에 놓인 거대한 괘종시계가 넘어져 세 자매 중 둘째인 니카코가 깔려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국립공원의 산 정상에 있는 고풍스럽고 호화로운 호텔.
매년 늦가을 이곳에서는 재벌가 사와타리 그룹의 세 자매가 주최하는 파티가 열린다. 올해도 수십 명의 손님이 초대받아 모여든 가운데, 어두운 비밀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 자매의 친척과 관계자들도 이곳을 찾는다.
만찬 석상에서 주빈인 세 자매는 자신들이 어린 시절에 겪었던 어떤 사건에 관해 청중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허구인지 사실인지 분간이 안 가는 그 이야기의 끔찍함과 잔인함에 사람들은 경악하고 만다.
무언지 모를 불길한 기운이 호텔을 뒤덮은 가운데, 어느 날 아침 중앙 계단의 층계참에 놓인 거대한 괘종시계가 넘어져 세 자매 중 둘째인 니카코가 깔려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10월초에 한국어판 발매예정인 작품입니다. 마침 온다 리쿠 작품을 안 읽은지 꽤 되었으니 미리 읽어볼까 싶어서 집어들었네요. 언젠가 북오프에서 사놓고 안 읽어서…
이 작품은 ‘주제’와 ‘제1변주~제6변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주제’는 특정되지 않은 화자가 호텔에 도착한다는 짤막한 프롤로그.
제1변주~제6변주는, 각자 다른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각 변주는, 앞 변주와 약간 겹치는 시간대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가, 앞 변주보다 약간 더 시간이 흐른 상태에서 다음 변주로 넘어가지요. 이전에 포스팅한 미나토 카나에의 ‘고백’하고도 비슷합니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각각의 변주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조금씩 다르다는 것. 각 변주마다 살해당하는 사람이 다릅니다. 앞 변주에서 살해당하는 사람은 다음 변주에서는 죽지 않고 살아있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다른 사람이 살해당한다는 식.
출판사에서 공개한 책 소개(윗글- 한국어판 출판사인 ‘재인’의 소개글을 갖고 왔습니다)는 그 중 제 2변주네요.
각각의 에피소드는 각각 다른 범인이 일으킨 것이고, 서술 트릭도 단서도 마땅치 않은 오픈 형식이냐!! 라고 생각하고 분노할 뻔 했으나,
제6변주에서 나오는 ‘기억의 애매모호함’을 읽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사실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영화, 영화와 동명의 소설, 그리고 이 소설의 제목인 ‘여름의 마지막 장미(실상 작품 배경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전부 기억의 애매모호함을 가리키고 있는 거라서요. 각 변주도 각기 다른 인물이 기억하고 있는 애매모호한 기억(진실)이라는 거죠.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라기보다 그런 기억의 애매함을, 온다 리쿠식의 탐미적인 묘사에 감싸놓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런 오픈된 형식이 싫거든요. 독자가 알아서 진실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싫거든요…!!
일본 추리소설작가 협회상을 불신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유지니아’였는데..!!
참고로 가장 마음에 든 부분은 이것.
테이블 다리 아래 쌓이는 하얀 모래. 무릎의 냅킨 위에도, 하얀 모래가 흩어져있다. 창 가장자리의 틈새에서도, 모래가 진입해온다. 이 호텔은 모래에 묻히려 하는 것이다.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온화하게 담소하면서도 세계는 모래에 파묻혀, 모래시계의 모래 언덕 아래 가라앉아간다. 그렇게 조용히 세계는 끝나간다.
그것도 좋지 않은가.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온화하게 담소하면서도 세계는 모래에 파묻혀, 모래시계의 모래 언덕 아래 가라앉아간다. 그렇게 조용히 세계는 끝나간다.
그것도 좋지 않은가.
p.s: 주말 당직 동안 읽으려고 갖고 온 건데 부자들이 호텔에서 노는 내용이라 열받는다는..
2 Comments
Add Yours →유지니아는 예전에 읽어봤습니다 ‘ㅁ’ !! 처음과 가운데 부분을 읽으면서는 굉장히 빠져들었는데, 뒷부분을 읽고서 이건뭐지 하는 황당함,,,;; 추리소설이 맺고 끊는게 확실하지 않은건 싫어요 ㅜㅜ 이것도 유지니아와 비슷하다면, 저는 안읽는 편이 낫겠군요 ㅋㅋ
그렇지요. 유지니아랑 비슷했습니다..
좋아하는 분들은 그런 타입을 좋아하시긴 하더군요. 저는 이 이상 온다 리쿠에게 추리는 기대하지 말자고 생각했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