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마시쿠루 – 이타코 치토세의 불가사의 사건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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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가를 피로 적고, 정부와 함께 동반자살을 한 쌍둥이 언니. 남겨진 조카를 맡기기 위해 제도 도쿄로부터 아오모리 히로사키를 방문한 사치요는, 이치마츠 인형처럼 긴 머리를 내린 아름다운 이타코, 치토세를 만난다. 언니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사치요는 강령을 부탁하지만……. 초상현상을 논리적으로 추리하는 치토세와, 유령의 목소리를 듣는 사치요 콤비가 엽기적인 사건에 도전하는 걸작 오컬틱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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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코란, 토호쿠 지방에서 무녀를 일컫는 말로서 눈이 먼 여자들이 맡았다고 하네요. 척박한 환경인 토호쿠 지방의, 노동력을 기대할 수 없는 눈 먼 여자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고 하는데.. 어쨌건, 주 업무(?)는 죽은 자의 영을 자신의 몸에 강령하는 것인, 영매입니다. 제목인 타마시쿠루는 ‘영혼이 오다魂来る’ 라는 뜻.
이 ‘이타코’를 주제로 한 환상소설-반도 마사코의 사국 같은 느낌의-이 있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검색을 해보았으나 걸려나온 게 없고.. 반도 마사코는 토호쿠가 아니라 시코쿠 출신이라 배경이 시코쿠고….

이 소설은, 환상소설의 성격도 약간 띄지만 일단 미스터리입니다. 왼쪽이 문고판 표지, 오른쪽이 단행본 표지. 단행본 표지가 인상적이어서 언제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번에 문고본을 구해서(단행본을 구하려 한 거였지만) 읽었습니다.
쇼와 6년(1931년)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의 겨울. 쌍둥이 언니가 정부와 함께 동반자살을 한 후, 혼자 남은 조카를 조카의 아버지(옛날 언니가 사귀었던 남자로 히로사키의 명가의 아들)의 집에 맡기기 위해 히로사키에 찾아온 사치요. 
전에 언니가 입수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사건을 언니에 의한 무리심중(자살하면서 남을 강제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치부하는 것에는 납득할 수 없었던 사치요는, 조카의 아버지의 여동생-조카에게는 고모-이 이타코인 것을 알고 그녀에게 자신의 언니를 불러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이타코-치토세는 실제로 이타코에게 죽은 자의 목소리가 들리는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고, 오히려 사치요에게 언니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을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던 사치요는, 사건 현장에 모순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진상을 깨닫는다는 이야기. 그리고 치토세의 제안으로 치토세의 가정부로서, 조카인 야스코와 함께 지내게 된다는 것이 첫번째 에피소드.
이 책은 총 네 편의 에피소드로 되어 있고, 속편으로 2권이 나와있습니다.

네 편의 에피소드가 전부 살인사건이고, 혼령 등의 존재가 나오기는 하지만 사건 해결이나 추리에는 별다른 영향을 안 받고, 혼령을 느끼는 것도 탐정역인 치토세가 아니라 조수인 사치요-소설 자체가 사치요의 1인칭 시점이지만-지만요. 치토세가 추리를 하기는 하는데 그렇게 단서라든가 두뇌게임을 할 여지는 없고 그냥 끝에 살인사건의 진상이 술렁술렁 밝혀진다고 할까.. 적당히 가볍게 읽을만한 미스터리였습니다.
논리적이어야 하는 미스터리에 혼령의 존재를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위에도 썼듯이 혼령의 존재 자체가 사건 해결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이타코인 치토세마저 자신이 진짜로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언하지 않습니다. 눈 먼 여자들이 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직업으로서의 이타코의 존재라든가, 이타코의 수행은, 육체를 죽음에 가깝게 만듬으로써 의식 속의 자아를 흐릿하게 해 혼에 씌이기 쉽게 만든다는 것까지만 설명하고 그 다음부터는 말하지 않는다던가, 오컬트를 끌어들이기는 했지만 최소한의 선을 지키고 있다는 느낌이라 저는 오히려 호감이 갔어요(어쩌다 얘기하긴 하지만, 어중간하게 오컬트를 섞은 작품은 싫어하는지라).

단지 첫번째 단편에서 주인공 사치요가 진상을 알고도 언니를 향한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납득이 안 되긴 했지만요… 범인이 불쌍하다….
그리고 배경이 토호쿠라 사치요와 조카 야스코 외에는 전부 토호쿠벤을 씁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요, 시대도 쇼와 초기다 보니 현대 토호쿠벤이랑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겠는데 여자들이 쓰는 1인칭이 俺(おら)라던가, 반말하는 거 같은데 문맥으로 보면 반말이 아니라던가 신기했습니다. 배경도 빈곤했던 시기인 쇼와 초기라서, 시대상도 느껴지고 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았어요. 미스터리만 갖고 따지자면 큰 점수는 못 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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