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책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일역 성서를 쫓아 그 수수께끼를 푸는 고서점의 여점주 시오리코(미카미 엔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
「갓 오브 카미당고」라는 말을 남기고 쓰러진 청년과 어떤 미스터리 작가(니토리 고이치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파파활중인 여대생과 『인간실격』(코교쿠 이즈키 「신은 기다린다」)
몰락한 전인기작가가 「책의 신」에 이끌려 미야자와 겐지의 이야기 세계에서 헤매는데……(오우미 이즈미 「심야 0시의 견습사서」)
천국에 있는 출판사가 성서의 모순을 수정하기 위해 신의 감수 아래 분투(스기이 히카루 「할렐루야 출판편집부」)
히카리 겐지의 마지막을 그렸다고하는 『겐지 모노가타리』의 환상의 권 「쿠모가쿠레雲隠」를 찾아, 신과 사용인 요시히코가 대분투!(아사바 나츠 「신의 사용인」)
따뜻하면서도 찔끔 눈물이 나고, 때로 유머러스하면서 대담. 호화집필진이 「신×책」이라는 테마로 묶은 주옥의 6편, 마음이 채워지는 지복의 앤솔로지.

신과 책을 테마로 미디어웍스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모여 낸 앤솔로지입니다.
비브리아 신간 나왔나 찾다가 앤솔로지가 나왔는데 코교쿠 이즈키도 있다고 해서 샀습니다.
사실 앤솔로지는 인기 작가 한둘만 읽을만하고 나머지는 모르는 괜찮은 작가를 새로 알게 되면 땡잡은 거라는 마음으로 읽는지라, 이 책도 이 두 명이 제일 괜찮았달까.. 사실 코교쿠 이즈키 단편도 그리 재미있진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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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비브리아 고서당.
다이스케의 어머니 소개로 알게 된 사람이 의뢰한 것은 조상 대대로 물려내려온 기리시탄의 성서.
기존에 알려진 성서보다 더 먼저 일본에 넘어왔지만 조상이 숨겨둔지라(기리시탄이라)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는 의뢰인의 말을 듣고 시오리코가 찾아낸다는 내용인데 이번에도 역시 치밀한 뒷조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상의 if를 잘 버무려낸 단편이었습니다.

두번째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한국에도 소개는 되었었고 저도 이름은 알고 있었던 시리즈인데 이 단편으로 처음 읽었고요.
그런데 문장이 묘하게 안 맞는지 몇 번이나 중단했다가 겨우 다 읽었습니다.
아사쿠사의 한 구석에 차려진 화과자점. 그 앞에서 쓰러지는 여행객이 나오는데 그 사람이 쓰러지기 직전 내뱉은 말은 God of 카미당고.
그래서 순간 외국인인가 했는데(제가), 기절에서 깨어난 여행객은 일본 남자였으며.. 깨어나니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기억상실증에 걸려있었습니다. 단서는 저 God of 카미 당고라는 한 마디뿐! 과연 주인공은 여행객의 기억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인가? 인데
실은 탐정역은 주인공이 아니라 (작중에서 주인공과 결혼하는)화과자 대기업의 아가씨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가씨도 좀 보통내기가 아니랄까 죽어도 아가씨가 쓸 거 같지 않은 말투? 할머니 말투가 섞인? 말투와 성격인데다 추리도 억지 같아서 그냥 본 시리즈를 안 읽은 게 정답이었구나 라는 생각만 들었네요.

세번째 코교쿠 이즈키는, 가정불화로 인해 돈을 벌기 위해 파파활중인 여대생이, 가방 안에 숨겨둔 ‘인간 실격’을 마음의 토대로 만사에 깊게 생각하지 않고 버틴다는 이야기랄까.. 전에 읽은 ‘성수왕의 망토’에 이어 환경에 지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여자아이. 라는 내용이라, 그런데 저는 마음에 들지는 않았네요.

네번째는 ‘심야 0시의 견습사서’라는 시리즈인데 한국엔 소개가 안 되었구요.
세계제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다면서 나오는 게 미야자와 겐지 작품이 나오다가 어떤 게 제일 재미있는건지를 이야기 안 하고 실은 이렇다면서 얼렁뚱땅 다른 이야기로 끝내버렸다는 느낌.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단편의)주인공이 너무 한심해서…

다섯번째 이야기는 신을 작가, 편집장을 가브리엘이라는 설정으로, 유명한 성경 상의 모순점과 그에 대한 신의 핑계를 나열하는 개그물이네요.
평소에 성경에 관심이 많아서 소재 찾기 편하지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섯번째 신의 사용인도 한국에 6권까지 소개된 시리즈인데, 1권을 분명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여기에 오오쿠니누시노카미와 오오토코누시노카미가 나와서 이번에도 매우 헷갈리는 이름들.. 전자는 이즈모 다녀와서 알기는 하는데 말이죠.
그나저나 저도 겐지 모노가타리는 대략적인 스토리밖에 모르는데 언제 각잡고 한 번 읽어봐야 하려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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