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츠이치와 코다 가쿠토 ~누가누가 더 그로테스크한가~

단장의 그림 1권 리뷰
단장의 그림 2권 리뷰
암흑동화 리뷰


(오츠이치의 ‘암흑동화’, 코다 가쿠토의 ‘단장의 그림’에 대한 네타바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꽤나 마니악한 주제다;)

그로테스크grotesque :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 등을 형용하는 말.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 그로테스크한 작품이라면 이 두 가지가 되겠네요.

오츠이치의 경우, 더 유명한, 그로테스크한 작품으로는 GOTH가 있습니다만..
GOTH는 ‘살해’된 뒤의 묘사에 치중되어 있어서, 저는 그 정도로는 놀라지 않습니다.
이미 죽고 난 ‘시체’는 인간이라는 느낌이 오지 않으니까요. (한 번 인체해부를 해보면 말이죠..)
그야 냄새나고 파리로 뒤덮이고 구더기가 끓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징그럽다’ ‘지저분하다’ 라는 이미지이지 제가 생각하는 ‘그로테스크’와는 거리가 멀고.
지인도 아닌 소설 속의 등장인물(그것도 엑스트라)인 이상, 그 정도의 느낌 밖에 가질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살해’ 그 자체보다, ‘죽음’을 좋아하는 소녀와 ‘살해’를 좋아하는 소년과 ‘잘린 손’을 좋아하는 남자와 ‘생매장’을 좋아하는 남자 등등의 이상심리에 더 치중되어 있는 것도 있지만.

그에 비해 암흑동화의 범인은 ‘죽음’보다도, 어린아이가 생각없이 잠자리의 날개를 뜯는 것처럼, ‘아픔’을 느끼지 않는 피해자들을 갖고 노는(실험하는) 인상이라 말이죠,
아무리 죽지 않는다고 해도, 아니 죽지 않기 때문에.. 멀쩡히 의식 있는 피해자를 자르고 뒤집고 꽃고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읽으면서 이렇게 괴로웠던 소설도 없지 싶습니다.

**

그에 비해, 단장의 그림.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보충 설명을 하자면..
1권 ‘재투성이’는 비둘기에게 먹히는 계모(몰랐는데 신데렐라에는 그런 버전도 있다는군요)라는 소재.
피해자들은 새 비스무리한 동물로 변형되어 먹히고 먹힌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2권 ‘헨젤과 그레텔’은, 그레텔이 마녀를 아궁이에 던져 넣는다는 소재.
여기에서는 전자렌지나 냉장고 등에 사람이 쑤셔 넣어졌다.. 는 내용이었죠.

확실히 코다상은 Missing 7권의, ‘눈에 유리조각 박기(듀라라라!!에도 나왔던 유명한 장면 ^^;)’ 이후 점점 내공을 쌓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이 소설은 어디까지나 ‘신의 악몽’이라는 비현실적인 요소를 전제로 진행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었네요.
(암흑동화의, 사람을 자르고 뒤집어도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충분히 비현실적이지만)
1권은 죽처럼 녹아내린 인간들이 우어~ 하고 질퍽질퍽, 꿈틀거리는 모습을 떠올렸고(응?)
2권은, 전자렌지 안에 사람이 들어간다는 모습 자체가 상상이 잘 안 가더라는…
냉장고에 코끼리 넣기도 아니고…
차라리 ‘믹서에 갈아서 조각을 부었다’ 같은 묘사가 있으면 몰라도, 그저 압력만으로 사람을 쑤셔넣는다는 것은 별로…
게다가 이 소설 역시, 피해자는 1화성 캐릭터..의 지인(그러니까 엑스트라;)이었고 말이죠.

그러니까 결론은,
1.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그로테스크했던 것은 암흑동화였다.
2. 단장의 그림은 별로 안 그로테스크하니 읽으세요!

…하지만 단장의 그림은 그 그로테스크함 빼고는 (아직은)다른 갈등요소가 없으니 섣불리 추천할 수도 없네요..

p.s: 1. 쓸데없이 긴 글을 쓰니 배고픈… 저녁이고.
      2. 결국은 자신의 상상력의 부재를 드러내는 글…
      3. 모님이 모처에 GOTH를 올리시기에 한 번 써봤습니다…
      4. 요즘 너무 동영상 캡쳐만 올리는 거 같아서 말이죠…

2 Comments

Add Yours →

단장의 그림 1권은 발 가죽이 찢어지는 묘사가 가장 끔찍하지 않았나요…^^;
Missing의 전례를 생각해보면 언젠가는 아오이 친구들도 변을 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발가죽? 그런 장면이 있었나요? (읽은지 몇 달이나 지났다고 까먹은)
마지막에 선생님이 다치는 부분은 기억나는데…
..확실히 신데렐라네요;;

그리고 아오이 친구들이라.. 단장의 그림에는 마녀님이 안 계시잖아요!! 마녀님만한 카리스마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