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즈리 도서관의 왈츠씨 1

세계정세의 변화와 전자서적의 보급에 의해, 종이책이 귀중한 문화재가 된 근미래. 그런 시대에 책을 이용자에게 무료로 대여하는 도서관이 있었다. “특별보호사서관” 왈츠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사에즈리 마을의 사에즈리 도서관. 오늘도 다시 책에 특별한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사에즈리 도서관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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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교쿠 이즈키의 신간….인 줄 알았는데 2011년에 단행본으로 나온 책이 이번에 도쿄소겐샤에서 문고본으로 나왔습니다.
전작인 현대시인탐정도 도쿄소겐샤에서 나오기도 했고, 원래 추리를 잘 내는 출판사니까 이것도 추리물인가 했는데 아니었어요.
총 2권으로 나왔고 일단 그 중 1권만 읽었습니다.

총 4장으로 되어 있고, 장마다 다른 사람들을 화자로 진행되는 이야기.
1장은, 평소 덜렁대는 성격인 화자가 우연히 도서관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다 차를 긁어버리는 사고를 계기로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하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여기까지만 읽었을 때는 비브리아 고서점 같은 류인가 했어요.
종이책이 적다는 것도, 단순히 과학 기술이 그렇게 발달한 시대라서 그런가 하고.

그런데 2장으로 넘어가고 세계관이 조금씩 밝혀집니다.
실은 지구상의 대도시중 절반이 날아가는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복구하지 못할 정도의 타격을 입은 인류 문명은 쇠퇴하고 있고, 종이가 사치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출생률도 감소하고 있는데다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명확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세계… 이 시점에서 뭔가 익숙하지 않나요?

약간 ‘인류는 쇠퇴하였습니다’가 생각나는 세계관인데.. 여튼 작가는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종이책을 잃을 수 있구나 싶어서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1년에는 동일본대지진이 있었다면, 지금은 기후위기죠.
저는 읽으면서 만약 이대로 기후위기 때문에 인류 문명이 쇠퇴한다면 이렇게 되려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코교쿠 이즈키의 작품은 공통적으로 처연함이 배어있는데,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그 처연함?을 실제 세계에 대입해서 읽은 건 처음이네요.

아직 2권을 사지 않았지만 읽는다 하더라도 뭐가 희망이 넘치고 할 리는 없고, 그냥 조용히 멸망해가는 세계에서 그래도 종이책이 좋아서 읽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려니 싶습니다. 그게 이 작가가 잘 쓰는 이야기기도 하고..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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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반절 정도 읽었는데, 가독성은 좋지만 훌훌 넘기는게 어쩐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아껴가며 보자 싶었는데 어제인가 2권이 나왔더라고요…아끼는게 무슨 소용인가, 그저 안 읽은 것에대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먼산)
말씀대로 변함없이 서정적이라 감수성이 모락모락 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그런 쪽으로 특화된 것 같아요.

덧)영어 이름이 Izuki 가 아니라 Iduki로 되어있어서 어라? 싶어 현대 시인 탐정을 봤더니 거기도 똑같이 이드키라고 되어 있더군요. 디가 지로 발음이 되었던가 의문이 들었지만 그런갑다 하면서 넘어갔습니다.

앗 아직 다 안 읽으셨군요..;;
저도 2권은 일단 8월에 구입해서 읽을까 생각중입니다.
근대?중세? 일본에 들어오면서 づ의 발음이 ず랑 같아져버렸어도 굳이 표기를 づ로 하는
거니 영어도 그에 맞추어 du로 하는 걸까 싶습니다.. 이름을 어떻게 읽느냐에 매우 관대한 일본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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