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켄’은 세이난전기공과대학 기계제어연구부의 약칭이다. 무슨 일에든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해 수많은 전설을 낳은 이 곳은, 재기발랄 매력남들이 아슬아슬하게 범죄의 선을 넘지 않는 ‘실험’을 일상적으로 하는 위험 서클이다. 신입생 적성 검사를 하겠다면서 동네 놀이터에서 폭탄 실험을 하는가 하면, 고물이나 다름없는 녹슨 자전거를 배달통이 장착된 자전거로 둔갑시키고, 생닭을 보고 비명을 질러대다가도 동기의 말 한마디에 ‘계륵님’을 경쟁적으로 ‘목욕’시키는 이들의 모습은 한없이 엉뚱해 어처구니없을 정도지만, 그만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음이 눈부시기도 하다.
(소개글이 애매해서 역시 출판사 소개글로;)공대 라이프를 소재로 한 아리카와 히로의 작품입니다. 꼭 만화책 같은 표지입니다만 소설입니다. 2011년 서점 대상 9위. (10위는 동 작가의 ‘스토리 셀러‘.)
주인공(?) 모토야마는, 세이난 전기 공과 대학교에 입학한 후 우연한 계기로 ‘기계제어연구부’라는 동아리에 가입하게 됩니다. (죄송, 읽은지 좀 되어서 세부 내용은 기억이 안 난다는;)
그곳은 2학년인 우에노와 오오가미가 주축이 되어 이루어진 동아리로서, 주위에서는 기계제어연구부의 준말, 그리고 ‘위험’과도 같은 발음인 ‘키켄’이라고 불리는 동아리.
부장인 우에노는 유나바머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유명한 폭탄마.
차장인 오오가미는 경쟁 동아리와의 싸움에서 한 번도 진 적 없기로 유명한 군기대장.
이런 두 선배를 만나, 진지한 성격의 모토야마는 이리저리 휘둘리면서 고생만 해대는데..
우에노의 폭탄 실험에 가슴을 졸이기도 하고, 오오가미에게 여자친구가 생겨 모두 와와 거리가도 하고, 대학 축제에서 라면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현 로봇 대회에서 활약하기도 하는 등… 돌아보니 어느덧 그런 일들이 추억이 되어 있었다, 라는 내용이네요. 아리카와 히로 작품답지 않게 연애 요소는 전혀 없습니다.
KAIST나 과학고를 소재로 한 한국 소설은 고등학생 때 몇 편 읽어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알 사람만 알 이야기가 써 있어서 대중소설로서는 별로라는 생각을 어린(?) 마음에도 했었는데요, 이 쪽은 역시 프로 작가가 쓴 글 답게,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특히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뭐니뭐니해도 부장인 폭탄마 우에노.
은근히 화약 만드는 것에 로망을 느끼는 남자들이 많더군요. 제가 다닌 고등학교도, 1학년에 1명 정도는 있었던 거 같은데… 같은 학년의 유명한 폭탄마는, 입학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모처럼 인터넷이 되는 환경에 왔으니 폭탄 만드는 법을 알아보겠다고 의욕에 넘쳐있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화학 동아리 이름도 TNT였습니다. 낙하산인가 만들 때 폭발 사고(아무도 안 다쳤지만)가 났었다는 것 외에는 별 기억에 없지만요.
P.S: 아리카와 히로도 갑자기 라이센스가 잘 안 들어오고 있습니다만.. 시어터! 정도는 나올 줄 알았는데 조용하네요.
2 Comments
Add Yours →이건 교보였던가 지나가다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거군요.
그게 일본어판이었던 지 한국어판이었던 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만.
…표지만 보고 만화로 착각했던 기억은 확실히 있는데. -_-;a
모 작품 추천글에 “나는 연애이야기 쓰는 사람”이라던 작가가 연애요소는 완전히 빼버리고 썼다니 특이하긴 하군요. ^^;;
사실 전 동아리 1학년 1학기까지만 하고 안 맞아서 때려치고 나온 경험이 있어서, 동아리 이야기는 뭐, 판타지랄까, 그런 기분으로 봅니다, 움.
시트콤에서 다루는 대학생을 보는 기분이랄까.
예. 무슨 작품이건 반드시 연애요소를 넣었던 작가인데, 특이하지요. 그래도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함께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스토리 셀러보다 훨씬 재미있었어요.
동아리는.. 뭐, 그냥 쟤네들은 저러고 노나 보다~ 라는 느낌이랄까요. 저도 고등학교 말고 대학교 동아리는 건성건성 다녀서.. 남이 하는 청춘은 읽기에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