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입국 규제가 완화되고 드디어 교토를 간 2022년 12월 3일 토요일.
그 날 아침 비행기라 새벽에 일어났더니 왠일로 월드컵이 16강에 진출했다길래 으잉했던 기억이..호텔에 짐을 풀고 향한 곳은, 라이트업 마지막 날이었던 지온인입니다.
이 때 처음 알았는데 정토종 총본산이더군요. 정토종은 온라인 고슈인이라고 해서 GPS 연동해서 방문기록을 남길 수 있는 앱을 만들었는데, 깔기는 했는데 막상 일본 가서는 켜본 적이 없어요(잊어버려서).
한 열 명 입장 대기가 있었는데 별로 안 기다리고 입장했구요.
입장할 때 지온인 SNS 팔로하면 100엔 깎아준대서 팔로한 거 보여주고 700엔에 입장했습니다(바로 풀었지만).사실 3년만의 외국, 3년만의 일본, 3년만의 교토인데 막 엄청 신나고 그러진 않아서 아 내가 지금 감정이 빈약한 상태구나.. 했던 건 안 비밀.
여튼 한 바퀴 도는데, 곧 스님의 말씀시간이 시작하는데 그걸 들으면서 목탁을 두들길 수 있다고 해서 경당에 들어갔습니다.
지온인 소속 스님이 아니라, 근처 다른 작은 절의 주지스님이 파견?나와서 설교하는 자리였는데 주제가 효라서 왠 유교인가 했던 기억. 근데 후반에 조금 졸았어요… 새벽부터 일어나서 움직여서..다 들은 후에는 기념으로 캔뱃지를 받았습니다.
8시쯤인가 절에서 나와서, 그럼 저녁을 뭐 먹을까 했는데 이즈쥬는 이미 문을 닫았고,
마츠바는 아직 영업시간이라고 나오는데 막상 가니 문을 닫았고
고민했는데 이즈우가 10시까지라고 해서 설마?? 싶어 갔더니 정말로 열려있었습니다.
이 시간엔 사바즈시밖에 못 먹는다 + 요즘 고등어가 작은 것 밖에 없어서 작은데 괜찮겠느냐 라는 확인을 받고 홀? 에서 먹었습니다. 안쪽 룸에는 아무도 없고 손님은 저 하나.그 와중에 한국인 청년 둘이 와서 서투른 일어로 사바즈시 테이크아웃하는 걸 바라보면서 멀뚱멀뚱 먹다가, 다 먹고 계산을 하려니 입장할 때 안내해주신 직원분이 계산하면서 조심스럽게
“저기.. 외국인이시죠?”
“네. 한국인이고… 아까 그 두 사람도 한국인이었어요.”
“네 그 분들은 한국인인 거 알겠는데 손님은 긴가민가해서”
“아 감사합니다 근데 3년만에 왔더니 듣기가 잘 안 되요”
“아아 저도 미국에 살았는데 오랜만에 미국 갔더니 듣기가 잘 안 되더라구요”
라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일본에서 일본인인 줄 알았다는 평가를 듣는 날은 오지 않을 듯 ㅋㅋㅋ
여튼 예전 같았으면 중국인 아니냐고 했을텐데, 이 때가 중국이 아직 규제풀 때가 아니라 한국인들만 있더라구요. 중국인이건 아니건 사람이 평년보다 적으니 그게 좋았습니다. 아예 외국인이 못 올 동안 벚꽃/단풍철에 교토가는 게 좋았다는 일본 사시는 분들의 말씀에 공감이 갔지요(교토는 부도 위기였다지만).
그리고 엄청 짧은 시간에만 여는 이즈쥬에 비해 이즈우는 10시까지 한다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사바즈시는 테이크아웃도 맛있긴 하지만 역시 막 나온 스시를 녹차랑 같이 넘겨야… 사랑해요 이즈우 ㅜ_ㅜ
6 Comments
Add Yours →지온인 가셨군요! 교토 절 중에서 제일 친근감이 드는 곳이라 다시 가고 싶네요. 목탁도 두들고 교토 가고 싶네요 ㅠ
아아.. 여름 휴가니 가시라고 하고 싶지만 교토 너무 덥지요 ㅠㅠ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이름이 있는 절 중애 지온인이 제일 접근성도 좋지요 >_< 전 여기랑 난젠지 좋아하는데(입장 무료에 수차가 있어서) 난젠지는 교통편이 영 꽝이니까...
도쿄 편의점에서 계산 하려니 직원분이 한국말로 한국인이시죠? 묻던게 떠오르네요. 그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아무리 일본어 잘 해도 한국인은 딱 표시가 난다고요. 저도 드라마는 대충 알아 들어도 막상 현지 가면 늘 듣기가 안 되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역시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는 걸 절감합니다.
교토가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 옛 명성을 되찾을 날이 올까요. 코로나로 인한 규제도 많이 완화되었으니 그러기를 바랍니다.
드라마나.. 전 주로 성우들만 들으니까.. 실생활 듣기는 다르구나 라는 게 실감이 납니다 ㅠ_ㅠ
그나저나 그 직원분은 일본인인데 한국말을 하시는 건가요. 요즘 K-pop 때문에 한국어 배우는 일본인 늘었다더니.. ㄷ ㄷ ㄷ
(소근) 맛있어보이는 게 많네요 (소근)
저도 돌아다니면서 솨솨절 뫄뫄종 이라고는 쓰지만 사실 종파 잘 모른다에요 *_*
마음의 평화를 찾으면 그것이 종교.. (탕평론자
저도 사실 잘 모르기는 하는데 정토종 전용 앱 때문에 정토종이 어디어딘가 찾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뭔가 혼자 이슬랑 사원 같은 정토진종이랑 일련종만 빼고는 다 그게 그걸로 보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