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정대기 좋아하는 청년 카나기는 어릴 적, 요괴의 카미카쿠시를 만난 이후 어떤 경우에도 “보이지 않는 것은 없다”라고 한다. 요사스러운 미모를 가진 사탕 기술자 보탄은 그 손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없다” 라고 말한다-.
두 명의 청년이 운영하는 것은, 신비한 요괴사탕가게. 기묘한 인연으로 이끌어진 그들은 축제음악이 울리는 울리는 신사에서 오늘밤도 요괴사탕을 만들어낸다. 사람에게 달라붙은 요괴의, 형태 없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요사스럽고도 아름다운 요괴사탕장수의 카미카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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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교쿠 이즈키의 미디어웍스 문고에서의 두번째 작품. 작년 여름에 나왔네요. 표지는 타카라이 리히토.
요즘 텐카운트로 방방 뜨고 있는 타카라이상이지만.. 어디까지나 이 책은 북오프에서 코교쿠 이즈키다 하고 뽑았더니 표지가 타카라이 리히토였을 뿐. 오히려 표지 그림 자체는 맨 아래의 가위가 거슬려서 별로네요.
물론 미디어웍스 문고니까 삽화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타카라이 리히토가 라노베 표지 가끔 맡는 건 알았지만 미디어웍스에도 내는 줄은 몰랐네요.
내용은, 어릴 적 카미카쿠시를 당한 이후 요괴가 보이는 청년 카나기(흑발)과, 미대 출신으로 어딘가 멍하니 속세를 떠나 있는 듯한 멍한 성격의 사탕 세공기술자 보탄(금발).
평소 카나기의 소꿉친구가 신주로 있는 신사에 사탕가게 노점을 내다가, 가끔 카나기가 요괴가 달라붙어 있는 사람을 보면, 그 요괴의 생김새를 보탄에게 설명해서, 보탄이 사탕을 만들어서 그 손님에게 팔고, 손님에게 붙어있는 요괴가 사탕으로 옮겨가면서 요괴가 떨어진다- 라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총 네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고요.
대강의 내용은 이런데… 사실 이런 식으로 뭔가의 가게에서 추리 or 요괴퇴치를 한다는 내용은 꽤나 유행인지 어라 이 작가도냐…ㅡ_ㅡ 싶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신경은 쓰는 작가인지라(딱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읽어는 봤는데,
생각보다도 재미없더군요.
단순한 요괴 퇴치가 아니라, 요괴가 붙어있음으로써 희생을 치뤘어도 나름 얻은 대가가 있었는데 억지로 그를 떼어냄으로써 반대로 감당하게 되어버린 상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괴 없이 살아가려 하는 삶의 의지를 그리려고 한 거 같습니다. 한 거 같은데, 별로 요괴랑 사이좋게 지냈던 것도 아니라(랄까 아예 인식을 못했음)나츠메 우인장 같은 데서 보이는 요괴/사람과의 교류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주인공들 캐릭터가 너무 안 잡힌.. 것은 아닌데 뭔가 전체적으로 소화불량.
무엇보다 시리즈도 아니고 단권인데, 주인공들이 이런 특수능력? 내지는 이상한 성격을 갖게 하는 이야기가 좀처럼 안 나오고 변죽만 울립니다.
1, 2화는, 딱히 자신에게 요괴가 붙어있다는 자각도 없었던 사람들이 우연히 카나기를 만나고, 카나기가 (어떻게 보면 억지로)사탕을 만들게 해서 요괴를 떼준다는 이야기. 요괴를 떼달라는 의뢰 자체는 없었던 게 좀 특이하다면 특이하죠…
그러다 3화에서 보탄의 과거 이야기가 나옵니다. 살아가려는 의지가 별로 없었던 예술가가 어쩌다가 카나기에게 주워져서 사탕 세공을 하게 되는지, 만나기 직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탄이 요괴친화적인 이유라든가(보통 사람이 보면 평범하게 생겼는데 요괴가 붙어있는 인간이면 보탄이 매우 아름답게 보인다는 설정;) 성격이 왜 저리 무기력한지는 일언반구 없고, 보탄이 살아가려는 의지를 갖게 되었다! 라고 제대로 느껴지는 장면이 없음. 보탄을 쫓아다니던 여자 한 명이 정리된 것 뿐이지…
그나마 4화에서 주인공 카나기 이야기가 나오면서 좀 최종정리가 되는데…
어릴 적 카미카쿠시를 당한 이후 내내 꼬인 인생을 살아왔던 주인공이 다시 한 번 카미카쿠시를 만났던 과거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바라고, 그 기회를 얻는다는 에피소드.
보탄에 비하면 카나기는 나름 정리가 되어서 끝났지만 으음;; 전체적으로 인상이 흐릿합니다. 아니 이 작가 작품이 그런 면이 좀 있긴 했는데 이 작품은 제일 심함.
차라리 주인공들의 과거를 좀 더 쳐내고 요괴 에피소드에만 치중하는 게 밸런스는 더 좋았을 듯. 과거가 있다는 게 전체적으로 아른아른 내비쳐지는데 이건 뭐 이도 아니고 저도 아녀…
전격문고에 냈던 초기작들이 제일 마음에 들었네요. 이 작가는.. 앞으로도 일부러 찾아읽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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