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the Phoenix

(영국판 예약해 놓고 아차 싶었는데 5권은 영국판 표지가 미국판 표지보다 예뻐서 좋아하고 있음)

방학 시작하고 2주 동안 2 chapter밖에 못 읽어서, 미라쥬는 물론이고 이 책 방학 동안-적어도 한글판 나올 때까지- 읽을수 있을까? 했었는데,
이번에 오라버니가 병원 실습 나왔다가 2주 휴가 받아서 컴을 장악한 덕분에, 이번 주말 동안 하루에 10 chapter 이상 읽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다 읽었죠.
굳이 오빠가 아니더라도, 처음에 너무 암울하게 시작해서-해리포터 시리즈는 다 우울한 여름방학으로 시작하는데다 5권은 내내 암울했지만-잘 안 넘어갔는데, 뒤로 갈 수록 (정확히는 따악 절반 읽고서부터) 속도가 붙더군요.
게다가 ‘시리우스가 죽는다’ 라는 걸 알고 가볍게 넘길 수 있을리도 없고(해리포터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러는 시리우스였음 ㅜ_ㅜ). 어쨌든 캐릭터별 감상 나갑니다.

1. 시리우스 블랙
..죽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저런 식으로 죽으리라고는 생각치도 못 했습니다!
이미 네타도 들은 상태에서, 볼드모트에게 붙잡혔다! 해 놓으면 누구라도 볼드모트에게 죽나보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랬으면서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럼 볼드모트가 나올 때까진 살아있으려나-하고 안심하기가 무섭게 덜컥 죽어버리다뇨.
그것도 볼드모트에게 죽는 것도 아니고, 아니면 해리를 감싸고 대신 죽는다던가, 적어도 해리에게 마지막 말-너의 대부여서 행복했다(..최근 어디의 모씨가 한 말과 비슷..)-라던가 안녕의 눈길 한 번 보낼 사이 없이 덜컥 죽다니, 시체도 못 남기고, 그것이 주인공에게 있어 부모 대신인 자가 죽는 방법이냐!!!
아무래도 시리우스는 조앤 롤킹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캐릭터인 듯… ㅠ_ㅠ

13년 동안 아즈카반에 홀로 갇혀 있었지, 빠져나온 후로도 내내 도망만 다녔지, 이번에는 줄곧 집에 갇혀 있었지.. 하아.
그나마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해리와 함께 보낼 수 있었던 것 하나만이 작가가 시리우스에게 주는 유일한 선물인 듯.. ㅜ_ㅜ

2. 론 위즐리
4권에서 엄청 질투하더니.. 이번에서 반장으로 뽑히고, 골키퍼가 되고-비록 처음에는 고전했지만- 그에게 있어선 좋은 나날이었던 듯. 골키퍼가 될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뭐 좋죠, 뭐.

3.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하짱은 언제나 지혜와 침착과 이성의 상징이랄까-시리우스 납치 때도, 결국은 그녀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군요. (그러게 하짱 말 좀 들어, 해리!!)
이번엔 갑자기 연애상담으로도 담당을 넓히고.. ^_^
론과 하짱의 로맨스가 나온다는 네타도 있었건만 역시… 하짱은 한창 연애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것보다 언제나 해리에게 충고하는 역할. 뭐 론과 사귀어도 그건 변하지 않겠지만..

4. 위즐리 쌍둥이
멋진 퇴장이었음!! >.< b
그런데 굳이 호그와트를 졸업하지 않아도 마법은 계속 쓸 수 있나 보군요? 뭐 졸업학년이긴 했지만, 그들이 사라질 때 그게 제일 신경이 쓰였는데.. 어떨라나..

5. 세베루스 스네이프
이번 권을 계기로 그의 팬이 더 늘어날 것에 50원 겁니다(웃음)
제임스 포터에게 이지메 당한 것을 그대로 해리에게 복수-라. 심히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인심도 일으키는군요(..)
이번 권 중 그의 유일한 잘못이 있다면 Occlumency 가르치는 것을 도중에 그만둔 것. 뭐 그리핀도르에 대해 불공평한 것은 넘어가구요- 해리가 그렇게 쉽게 미끼에 걸려들었으니. 하지만 덤블도어는 스네이프가 가르치는 과목을 해리가 순순히 열심히 할 리가 없다는 걸 생각했었어야 했어요…
그건 그렇고 제임스와 시리우스의 학창 시절에 대한 이미지가 약간 바뀌었습니다. 한 장면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되겠지만. 처음에는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어서 그렇게 심하게 나오는 걸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루핀과 시리우스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just for fun 이라니. 그리고 릴리와 사귀고 나서는 스네이프를 제외하고는 그만두었다-라니, 다른 사람도 그렇게 했다는 이야기잖아요?!
…………………………
뭐, 릴리에게 목 매고 있는 제임스는 귀엽기는 했지만요. (한편으론 짜증도..)

6. 해리 포터
그리고 이번 권에서만큼은 그다지 좋아할 수 없는 우리의 주인공.
시리우스가 죽은 것은 그의 잘못입니다. 스네이프가 order에 속해있다는 것을 잊은 것도, 패드풋이 위험하다고 외치고서도 믿지 못했던 것은..평소의 스네이프의 행동과 해리의 나이로 볼 때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시리우스가 준 거울-이것도 시리우스를 위험에 처하지 않게 하려고 했던 거니까 그렇다 치지만(하지만 개봉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잖아?)
Occlumency를 제대로 배우려고 하지 않았다는 건… 스네이프와 있을 때 말고, 자기 전에요. 자기 전에 읽히지 않으려고 노력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노력했어도 결국 함정에야 걸렸겠지만..)
결국 스네이프의 화를 사고서도, 일단은 해리 잘못이니, 사과하고, 부탁이니 가르쳐 달라고 한 마디 정도는 했었어야죠.. 으음. (제법 화가 나 있다)
끝에서 밝혀지는 볼드모트와 해리의 관계는, 안 됐다고 생각은 하지만.. 뭐, 죽는 것은 볼드모트 쪽일테니까요. 그래도 해리가 살인자가 되는 것은 마찬가지.

뭐어, 어쨌든, 씁쓸하군요.. 해리*시리우스*루핀이 한 지붕에서! 라는 꿈은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이 된 겁니까… ㅠ_ㅠ
이렇게 된 이상 6권과 7권도 꽤나 암울할 듯. 5권 한글어판이 발매되고서도 이 소설이 어린이 소설이라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 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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