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을 떠났던 치바 노리유키가 눈을 떴을 때 그곳은 밀실이었고, 같은 반 아이들 전원과 함께 갇혀 있었다. 영문을 몰라 놀라는 그들 앞에 ‘인공지능 소피아’라는 이름의 존재가 나타난다. 소피아가 제시한 것은 유일한 것이자 절대적인 규칙. 즉, 소피아를 따르라는 것이었다. 자신을 따르면 목숨만은 보장한다는 것.
하지만 노리유키는 순간적인 혐오감으로 소피아의 보호와 속박을 모두 거절하고 만다.
그러나 노리유키를 제외한 반 아이들은 그 규칙을 받아들여, 규칙이 지배하는 밀실 안에서 기묘한 일상을 시작한다. 고립된 노리유키는 마침내 하나의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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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3권 완결로 끝난 자품. 이미 2008년에 Ex Novel에서 풀간되었고요. 저는 그 전에 북오프에서 1권만 사두고 묻었다가 이번에 발굴해서 읽었습니다. 제 13화 전격게임소설대상 금상 수상작.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소개글에서 나와있듯..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정신이 들어보니 같은 반 아이들 30명과 함께 밀실에 갇혀있었고, 인공지능의 ‘내 말을 잘 들으면 의식주 보상은 해준다. 하지만 밀실에서 나갈 경우 생명의 보장은 못 함’ 이라는 말에 반발한 주인공이 홀로 인공지능을 거스른다는 내용.
처음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주인공을 용납하고 잘 어울려지내던 클래스메이트들이, 감금 상태가 오래 가면서 받는 스트레스의 배출구로서 ‘이방인’인 주인공을 선택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그리고 있고요.
2, 3장은 실은 같은 학년 총 8반이 각각 다른 밀실에 갇혀있었고, 인공지능이 제시한 게임을 통해 반끼리 서로를 공격->점령->보급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다른 반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약간 국가론적인 내용도 나오고요. 주인공을 희생양으로 삼아 정신을 유지하고 있었던 4반에 비해 1, 6반은 어떤 식으로 정신을 유지할 수 있었나, 그리고 어떤 식으로 무너지나, 라는 내용도 나옵니다.
이런 식으로 소년소녀들을 밀실에 가둬놓고, 결국 정신이 무너진다거나 계급이 형성된다거나 한다는 이야기는 무한의 리바이어스파리대왕 이후로 그리 드문 소재도 아니지만, 어느 그룹에 가도 결국은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 것을 자각하고 결국은 그를 극복하는 주인공의 심리가 흥미로웠습니다.
이 소설은 나중에 2, 3권도 나왔고.. 리뷰를 대충 보니 2권에서는 게임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3권에서 흑막이 드러난다고 써 있던데.. 다들 3권은 읽지 말라고 하니 그냥 말아야 할 듯. 한국어판은 품절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일서를 주문할 정도는 아닌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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