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룡 스피노자! 너를 무찌르겠다!」……철퍽. 그 순간, 자칭 『용자의 대리인』 소녀는 보기 좋게 넘어졌다――. 에치카 라이브니츠는 밝고 건강한 소녀. 성 <젤포이>의 숲에 스피노자라는 마룡이 산다는 소문을 듣고 퇴치하러 찾아왔다.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그런 소문을 믿지 않는다. 바보 취급 당하면서도, 에치카는 숲 속에 있는 동굴에서 인류의 천적, 마룡 스피노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사악한 적일 터였던 스피노자는, 향차를 사랑하는 채식주의의 용이었다!? 제 9회 판타지아 장편 소설 대상 준입선 수상작! 발랄한 소녀와 용의 만남을 그린, 가슴이 따뜻해지는 로맨틱 판타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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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트 프린세스’의 작가 사카키 이치로의 데뷔작입니다. 저는 스테프리 애니도 소설도 안 읽었고, 이 작가는 스트레이트 재킷 읽다가 던진 것밖에 없지만. 친구가 떠넘겨서…
주인공 에치카가, 오빠가 전설의 검인 ‘파룡검’에게 선택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에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아 대리로 용을 무찌르기 위해 용이 사는 동굴에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팔이 짧아서 발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에치카도 에치카지만, 마룡 스피노자는 스피노자대로 인간을 사랑하고 차 농사와 도예를 사랑하는 특이한 드래곤.
에치카의 도전은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고, 스피노자도 에치카를 죽일 마음이 들지 않아서, 에치카가 도전하러 찾아오는 매주 주말은 스피노자가 즉석에서 파이어 브레스로 구워 낸(..) 에치카 전용 찻잔에, 스피노자가 재배한 차와 에치카가 구워온 쿠키를 먹으며 데이트를 즐긴다는 게 초반 내용.
이 스피노자 성격도 그렇고 말투도 은근 능청스러워서, 둘이서 주고받는 만담(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이 귀여워서 계속 넘기게 되네요.
그러다가 중후반 가서 이야기가 조금 심각해지더니.. 용자vs마룡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항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 이라는 주제가 나오네요.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았지만, 초반 티파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던지라 이왕이면 어느 한 쪽만 밀고 나가지… 라는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데뷔작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 잘 쓰인 작품이 아닐런지.
….삽화를 생각하면 라이센스 들어오긴 힘들 거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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