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브리오 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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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 로안은 여행 안내서 작가지만 길치인 남자. 생각할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지거나 생각할 수 없는 곳으로 걸어 나가는 그를 따라나서면 반드시 길을 잃는다. 책을 쓰기 위해 여느 때처럼 여행을 떠난 로안과 동행하게 된 이들은 생각지도 못한 광경을 마주치게 되는데…….

안타까운 풋사랑의 추억, 죽은 어머니를 향한 사모곡, 가장 사랑한 순간 연인을 잃고 괴물이 된 남자의 이야기 등 기기묘묘한 이야기가 옛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완전하지 않아 애틋한 애정이 담긴 아홉 개의 단편 기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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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이치가 야마시로 아사코의 이름으로 내놓은 두번째 단편집입니다. 첫번째 단편집인 죽은 자를 위한 음악은 문고본으로 두 번이나 나왔는데 이 책은 아직도 문고본으로 안 나와서, 그런 주제에 하드커버 표지가 예뻐서 늘 그냥 하드커버판을 살까 고민했는데 엘릭시르에서 표지까지 일본이랑 동일하게 내주셨네요 >.<

서로 관련없는 기담을 모았던 전작에 비해, 이 쪽은 이즈미 로안과, 그의 조수로서 여행을 함께 하는(대부분 단편의 화자를 맡는) 미미히코가 겪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단편에 이유가 나오지만, 이즈미 로안은 왠지 모르게 길을 잃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서 여행 중간중간, 이 세상에 있을 것 같지 않은 마을들을 방문하게 되는데..

총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M_각 단편을 요약하자면(열기)|less..|1, 2번째 단편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엠브리오’ 즉 태아를 소재로 부성/모성에 대한 이야기. 3번째 단편은 안개 너머 죽은 자들이 존재하는 온천, 4번째 단편은 주위의 모든 사물에 사람의 얼굴이 비추는 마을, 5번째는 건너가면 죽은 자들이 존재하는 다리, 6번째는 도플갱어 이야기(..), 7번째는 구덩이 안에 갇힌 사람들, 8번째는 계속 엉겨붙는 머리카락에 대한 미신, 9번째는 이즈미 로안의 과거 이야기._M#]
라는 식으로, 몇 가지는 부모자식간의 이야기지만.. 솔직히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달까, 해서 나중에 번역 후기를 보고는 전체 단편이 그런 부모자식간의 사랑 이야기구나 하고 깨달았;;

몇 개는 비극으로 끝나버리기는 하지만, 역시 전체적으로 인간성을 따스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죽은 자를 위한 음악에서도 그랬지만요. 이런 점은 오츠이치가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보여줬던 면이긴 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면서 더욱 크게 느꼈던 걸까요 ^^;

이번에는 큰 기대를 안 하고 읽어서인지, 만족도 자체는 죽은 자~보다 높았습니다. 사실 이번 책은 뭔가 목욕제계 하고 바른 자세로 차근차근 읽어드려야 할 거 같아 차근차근 읽은 것도 있어서, 죽은 자도 다시 천천히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뭐 그 전에 사놓고 안 읽은 오츠이치책을 마저 읽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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