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포인트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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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처음 만난 운명의 연인 테트라에게 지고지순한 순애를 품고 살아가는 느긋한 성격의 다마히코, 그리고 하와이 섬을 닮은 여자 마리코에게 평생의 사랑을 느낀 쾌활한 유키히코. 그러나 형제의 운명은 어느 커다란 사건을 계기로 다시는 예전과 같이 돌아갈 수 없게 되어 버리고, 다마히코의 첫사랑 테트라는 어느 날 무심코 듣게 된 우쿨렐레 선율에 이끌려 하와이를 향하게 된다. 마오와 하치의 사랑이 꽃핀 ‘성지’ 하와이에서, 엇갈린 운명의 멜로디는 다시 아름다운 곡조를 되찾게 될까? 포근한 햇빛과 연푸른 바다가 빛나는 하와이 섬의 자연 속에서, 오늘 모든 가슴 아픈 사랑은 숙명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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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나온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 이제 이 작가의 작품은 어쩌다 생각나면 읽는 게 가장 좋다라고 생각하는지라, 한동안 안 읽다가 오랜만에 집어들었습니다.

‘하치의 마지막 연인’의 두 주인공의 자녀 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언제나의 요시모토 바나나 작품입니다..
약간은 특이한 가정환경을 가지고, 역시 평범한 가족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의 역시나 1인칭 시점.
우연히 들은 우클렐레 연주의 가사가, 자신이 예전 첫사랑에게 보냈던 편지글 그대로라는 것을 알고, 그 첫사랑을 만나러 하와이로 날아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역시 하와이에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슬픔에 젖어 살아가고 있고, 그래도 역시 자연은 아름답고, 치유에 대한 것이 주제가 아니라는 게 그나마 다른 작품과는 다를까요? 십여년 전부터 자신을 잊지 않고 있었다는 남주의 정념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래도 자신은 이 섬에서, 이 가족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 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음.. 숙명적인 사랑이야기이긴 한데 숙명적이라는 게 보통 쓰이는 숙명이 아니죠.. 오히려 체념적인 사랑 이야기지요. 그래도 반짝반짝 하고, 원색적인 자연 묘사가 마음에 들어서 가볍게 읽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두 번 읽을 거 같진 않지만요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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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벤치에 앉아 갖가지 소리를 들었다. 바람 소리, 멀리서는, 아마도 파도 소리. 그리고 벌레 소리. 또 도마뱀, 부엉이, 그런 밤의 생물들.
그런 소리들이 신선한 음색으로 귀에 들어와 내 안의 야성을 야금야금 일깨웠다. 어둠의 끔찍함, 깊음, 짙음, 밀려오는 산 그림자. 별 돋은 하늘도 분명 엄청난 소리를 내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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