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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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가, 다음에 써주길 원하는 소재와 함께 바톤을 넘기는 상대를 리퀘스트. 고양이→박쥐→개그맨→스카치→잠자리→날아온 돌→천만엔→벚꽃…. 얼핏 아슬아슬한 소재와, 각각의 독립된 스토리. 하지만, 그곳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연관성이 태어나고―!? 숙련 미스테리 작가들의 개성과  상상력이 작렬한다! 수수깨끼, 검은 웃음, 반전, 반짝임 있음. 예측불능으로 가슴이 뛰는 화학반응을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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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무라 카오루를 시작으로, 9명의 작가가 각기 미스터리 단편을 써낸 연작집. 어딘가의 블로그를 뒤지다 리뷰를 읽어서 알게 되었네요.
책 소개문에 나온대로, 다음 작가에게 소재를 지정하며 나아가는 미스터리 앤솔로지입니다. 작가군도 화려하고, 나름 기대하고 읽었으나…

1. 기타무라 가오루, 에취
남편과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있는 화자의 독백체. 일상생활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미스터리는 아니었네요…

2. 노리즈키 린타로, 길 잃은 고양이
펫 찾기 전문 탐정소에 들어온 의뢰. 밀실에서 사라진 자신의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해결이 좀 시시했습니다 ㅡ_ㅡ

3. 슈노 마사유키, 반짝반짝 작은 박쥐
…보수를 받고 의뢰인의 자살을 도와주러 대기하는 남녀의 대화.
미스터리 아냐;;

4. 토리카이 히우, 블랙 죠크
파트너가 죽은 후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개그맨이 슬럼프를 극복하는 이야기.
…반전이 있기는 한데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최소한 추리물은 아니네요.

5. 마야 유타카, 배드 테이스트
바에서 알게 된, 일부러 차를 몇 년 늦게 구함으로써 고객을 행동을 관찰하는 게 취미라고 호언하는 클래식카 딜러와의 대화.

6. 타케모토 켄지, 의존의 티 파티
우연히 끌려간 티 파티에서 듣게 되는 자살 사건의 진상.
…9편의 단편이 다 애매했는데 이건 그 중에서도 최고였네요. 일단 1인칭 관찰자 시점이라 화자인 ‘나’가 인기 순위 전교 1, 2위를 달리는 선배들의 티 파티에 갈 수 있게 되어 럭키☆ 라는 데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뭔가 하이틴이나 휴대폰 소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티 파티에 초대되는 것도 왠지 난데없는 느낌이고…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작가인가? 했더니 1954년생에 1977년 데뷔;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도 일본의 다도와 겐지 모노가타리가 큰 역할을 해서 양쪽에 아는 게 없는 저로는 좀;;

7. 누쿠이 도쿠로, 결산
인생 떨어질 때도 있으면 올라갈 때도 있다..고 하는데, 지나가는 차에 튕겨진 돌로 차 유리가 깨지고, 지갑을 잃어버려 현금 3백만엔이 날아가는 불행을 겪은 주인공이 나중에 잃어버린 만큼의 돈을 손에 얻는다는 이야기?

8. 우타노 쇼고, 엄마, 나야 나
7의 주인공이 그대로 이어지는 이야기. 큰 돈을 손에 넣은 후 주인공의 엄마가 피싱에 걸려들어 천만엔을 날린다는 이야기로… 아아 이런 답답한 이야기를 나는 왜 읽고 있나 생각했다는;

9. 츠지무라 미즈키, 벚꽃 날씨
매일 붕어집 오빠에게 붕어빵을 얻어먹으며 그 오빠를 좋아하게 되는 주인공(초등학생)이 진상을 알고 실연의 아픔을 겪는다는 청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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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추리소설은 아니고, 반전이 있는 단편이 몇 있었으나 반전이 있다고 미스터리라는 것은 아니니까요. 뭐 단편집에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었던 걸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작가진은 짱짱하죠. 작가의 평소 성향하고 비교한다거나, 작가들이 자기들끼리 이렇게 장난을 쳐! 등등 즐기려고 하면 즐길 수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는데 저는 그냥 그럭저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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