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잃고 싶지 않은 낙원이 있다. 숨막힐 정도로 행복한 안주의 땅. 하지만 그럼에야말로, 그것을 잃을 때의 고통은 참기 힘들 정도로 안타깝다. 누구에게나 상냥한 호인 에카, 만화 캐릭터나 배우를 달링이라고 부르는 마루, 남장이 어울릴 것 같은 오즈, 독설가에 어딘가 어른 같은 시바. 화원에서 살아가는 여고생 4명이 보내는 청춘의 리얼한 한 순간을, 사계절이 변하는 것과 함께 선명히 오려간다. 부서지기 쉽고 섬세한 소녀들이, 낙원에서 보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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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딱 소학교의 마지막에,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리거나, 어딘가 부족해진 마음을 안고 있다. 그리고 그 일그러짐에, 가끔 발이 멈추려 한다.
하지만, 결코, 혼자가 아냐.
우리들이 사랑한 봄은 이제 오지 않아. 그 화원에는 돌아가지 못한다.
그것이 얼마나 절망스러워도, 괴롭더라도, 여기에서 미래로 향해야 한다.
타인의 미지근한 살갗과 여자의 단내는 가끔 구역질을 일으키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당신과, 손을 잡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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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와 밤의 왕’, ‘MAMA’, ‘ 눈사마귀‘의 작가 교고쿠 이즈키가 미디어웍스에 낸 작품. 미디어웍스 문고 11번. 초기에 나왔군요…
고3인 네 명의 소녀- 나름 평범?하지만 어딘가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의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 이후는 미디어웍스도 아닌, 다른 출판사에 책을 내고 있거나 게임 시나리오에 참가하거나 하는 모양입니다. 이 작품 읽어보고 괜찮으면 계속 따라갈까 했는데 으음..
타인에게 지나치게 상냥한 나머지 누군가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정도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그만두지 못하는 에카.
어릴 적 가정폭력을 당한 탓에 밤에 다른 누구와 함께 있지 않으면 쓸쓸해하는 마루.
어릴 적 들은 이웃집 오빠의 악의 없는 말에, 그 이후로 스스로 ‘여자답지 않게’ 남장을 고집하는 오즈.
어머니의 기대에 답하기 위해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학력을 올리려 하는 시바.
이 넷이 돌아가면서 한 장의 화자를 맡고, 장마다 춘하추동이라는 식으로 시간이 경과된다.. 라는 구도는, 뭔가 익숙하다 했더니 사쿠라바 카즈키의 적x핑크를 떠올리게 하더라구요. 살아가는 게 서투른 소녀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비슷. 적x핑크쪽은 좀 병적인 소녀들이긴 했지만…
고 3이라는, 이리저리 살아가기 힘든 시기에 교우 관계든 남녀 관계든 자기 자신에 대해서든 학력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인데 완전히 파릇파릇한 청춘물도 아니고. 저에겐 평이하다는 인상이었어요. 하긴 전작들도 어딘가 20%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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