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서「희망」을 믿은 남자가 있었다. 경국에 새 왕이 등극했다. 즉위식에서 거행되는 「대사(大射)」란, 새를 본뜬 도자기를 활로 쏘는 의식. 도공인 히쇼는, 나라의 이상을 가리키는 자리의 무게에 고뇌한다. 희망을 맡긴「 새」는, 과연 하늘로 날아오를 것인가──표제작「히쇼의 새」외, 자신의 역할을 관철하기 위해 질주하는, 이름없는 남자들의 청렴한 모습을 그린 단편 4편을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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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만의 신작인가요.. 찾아보니 화서의 유몽으로부터 12년.. 제게는 10년 ..물론 7월에 나온 이 책을 이제 읽은 것도 그만큼 애정이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여간 아시는 분은 아시다시피, 십이국기의 판권이 코단샤에서 신쵸문고로 넘어가면서 전권들이 신쵸문고로 나오고 있고, 신쵸사의 잡지인 yomyom에 실렸던 단편 두 편에 새 단편 두 편을 합쳐서 나온 단편집이죠.
총 네 편의 단편입니다만.. 음, 표지도 아저씨고, 지금 보니 소개글도 아저씨 중심이라고 말하고 있어!! 네. 아저씨 중심입니다… ㅠㅠ
시리즈의 주요 등장인물들도.. 첫번째 단편 끝물에 요코님이 잠깐 나오시는 것 외엔 아무도 안 나와요… 엉엉..ㅠㅠ
배경은 분명 십이국기인데, 장편 시리즈 진행에는 도움이 안 된달까. 그래도 12년의 공백을 깨고 나온 단편이니 그나마 팬은 기뻐해야할까. 하지만 난 라크슌이 보고 싶을 뿐이고…
해서, 솔직히 제게는 큰 의미가 있는 단편집은 아니었으나 일단 줄거리나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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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히쇼의 새
표제작. 대사라는 행사를 관리하는 직책에 있는 주인공 히쇼가, 왕이 도자기 새를 활로 깨뜨리는 행위를 통해 왕에게 나라와 백성을 좌지우지할 힘과 책임이 있다고 전하고 싶었으나 역대의 왕들에게 먹히지 않아서 좌절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요코님은..?
2. 낙조의 옥(獄)
기울기 시작하는 류국. 연쇄살인범이 잡혀 그를 사형시키라는 백성들의 요구가 드센 가운데 사형제도를 정말로 다시 부활시킬지 고민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입니다. 내내 사형폐지론에 대해 떠들어대는데 이건 내가 판타지 소설을 읽고 있는지 사회파 미스터리를 읽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
류국이 기울고 있다는 건 화서의 유몽에도 잠깐 뉘앙스를 풍겼던 거 같은데, 언젠가 장편으로 그려질 날이 올까요…
그건 그렇고 난 그 아내가 짜증이었음. 사회적인 관점이 아니라 자신의 시각/감정으로만 사물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아줌마였습니다;
3. 세이죠의 난(蘭)
아마 지금의 연왕이 등극하기 조금 전인 듯 하나 명확하게 기술은 되어있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숲을 관리하는 사람과, 수확한 곡식이나 열매 등등을 세금으로 거두어서 중앙으로 보내는 관리. 왕이 등극하기 전 나무에 이상한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숲이 죽어나가게 되는데, 전염병을 막을 수 있는 ‘세이죠’라는 식물을 발견하지만 이미 관리 체계는 무너질만큼이나 무너져서 새 왕에게 식물을 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장이라도 식물을 늘리지 않으면 나라가 위험해지고, 결국 왕궁으로 직접 가기로 하는데..
4. 풍신(風信)
경국에 여자들을 전부 국외로 추방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던 시절. 명령에 거역했다가 온가족이 몰살당한 주인공은 혼자 남아 도망치다가, 나라 밖으로 나가기 좀 전에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갈 곳 없는 주인공을 달력을 만드는 관리가 하녀로 맡게 되는데, 이 달력을 만드는 무리들은 바깥 세상에 관심은 없고 매미 껍질이니 공기의 흐름이니 그런 것들에만 관심있는 별종들. 주인공은 바깥 세상을 알려하지 않는 이들에게 저항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새 왕이 등극해서 나라가 점점 좋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는 내용..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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