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결말만 보고 있지는 않습니까?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대형 은행에 근무하는 엘리트 회사원 니토 도시미. 자상하고 냉철하며 업무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젊은 여직원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런 니토가 아내와 딸을 살해했다. 단지 ‘책을 놓을 공간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주변 사람들은 입을 모아 ‘니토는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와 정반대로 냉혹한 면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진다. 한편 니토의 옛 회사 동료, 학창 시절 동급생 등이 수상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데….
『통곡』과 『우행록』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 누쿠이 도쿠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유명한 그의 신작 『미소 짓는 사람』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의 본성을 추적하는 논픽션 형식의 소설이다. 결과를 단정 짓고 사건을 끼워 맞추려 하는 화자의 시선으로 서술되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거부하는 독자에게 날카로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
통곡, 실종증후군, 난반사 다음으로 읽어보는 누쿠이 도쿠로의 작품. 전작들이 사회파 미스터리, 서술 트릭물이렀다면 이번 작품은 싸이코패스가 태어난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소설가가 범인의 과거를 조사한다는 르포르타쥬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르포르타쥬 형식의 소설이건 르포르타쥬건 거의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TV에서 하는 거 말고 글..) 참신하게 느껴졌네요.
참신하게 느껴지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이미 범인은 밝혀진 상황이고, 본격 팬들이 좋아할만한 트릭이나 대반전! 이런 것도 없고, 그냥 글이 진행됨에 따라 사실로 생각되는 주인공의 뜻밖의 면모가 한꺼풀 한꺼풀 밝혀지는 것일뿐. 저는 그냥 술렁술렁 읽었습니다만, 확실히 호불호는 갈릴 듯.
르포를 즐겨읽으시는 분들이면 좋아하려나.. 싶기도 한데, 하지만 사실을 밝힌다는 것이 목적인 르포가 아니라 이 작품은 픽션이니까 그런 점에서는 의미가 없죠. 그렇다고 본격 미스터리나 서술 트릭물도 아니고. 사회파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심지어 오픈 엔딩이고.
그러니까 이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저~기 출판사 소개 맨 첫 줄인.
당신은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결말만 보고 있지는 않습니까?
라는 거겠네요. 후반에 나오는 캐릭터가 말하듯, 연인의 마음 속을 모르는 것은 받아들이는데 왜 싸이코패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냐고.
굳이 범죄 관련이 아니더라도,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거나 아니면 자기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 하기도 한다는 생각도 들면서…
인상깊은 작품이었는데 두 번 읽을지는 애매하네요..
2 Comments
Add Yours →저는 기존의 누쿠이랑 너무 달라서 ㅠㅠ좀 ㅋㅋㅋㅋㅋㅋ 애매~ 했어요.
통곡이나 증후군시리즈 난반사 이런건 괜찮았는데 ㅠㅠㅠㅠㅠ
형식 자체가 일반 추리소설이랑 다르다보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듯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