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마사코 – 잠자는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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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나 통역을 하면서 남태평양의 바누아투에 사는 아야미는,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 한동안 지난 후, 부친의 부보를 듣고 고향인 관동 북쪽의 마을에 일시 귀국한다. 방사선 피해에 대한 위기감의 차이라거나, 보존적인 가족들의 사고와 언동에 어울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가, 「아오이로코」라는 기묘한 풍토병의 소문을 접한다. 그러던 중, 아야미의 입 안의 종양이 악성으로 진단되어 입원하게 된다―. 반도 마사코, 절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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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지식 없이 반도 마사코의 책을 북오프에서 뒤지던 중, 소개글만 읽어도 확연한 사회비판적인 내용이구나 싶어서 집어왔네요.
작가가 이 작품을 잡지 연재하던 중 사망했기 때문에, 미완성 유작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해설을 읽으면서 안 건데 실제 작가 자신이 바누아투에 살다가 설암이 재재발해서 사망했다고 하네요, 작가의 고향은 관동 북쪽이 아니라 고치현이지만.

내용은 줄거리대로. 일본을 떠나 남태평양에서 살고 있떤 아야미는 부친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일시귀국합니다.
고향은 후쿠시마와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에 고향이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을지 걱정하지만, 언니라든가 친척 일가는 ‘정부가 괜찮다고 했으니 괜찮겠지’ ‘후쿠시마의 농산물을 먹어서 응원하자’ 등의 이야기를 아무 의심 없이 하는 것을 보고 위화감을 느낍니다.
그 외에 동일본대지진은 실은 세계를 지배하는 세력이 꾸민 일이라는 음모론, 헌법 개정(된 세계관임) 이후 징병론을 도입할지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버리고 다른 곳에서 살아갈 수 없기에 듣고도 모른척 하는 평범한 일본인들, 그리고 걸리면 사망한다는 풍토병 ‘아오이로코’.

아오이로코는 아오이 우로코(파란 비늘)의 와전으로, 이 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은 파랗게 빛난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아야미는 방사능에 피폭되어 죽는 것을 사람들이 풍토병으로 잘못 받아들인다고 생각합니다. 제목인 ‘잠자는 물고기’는 피폭되어서 죽어가지만 그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일본인들을 뜻하는 말.

반도 마사코는 사국으로 처음 알았고, 너댓권 읽은 게 전부인지라 탐미나 근친이나 애증을 주로 쓰는 작가인줄 알았는데 이런 작품도 있어서 의외였습니다(심지어 데뷔는 그림책…).
주인공인 아야미의 입을 빌려 말하는 말들이 꽤나 사회비판적이어서요. 일본은 전쟁을 하고 싶은 것일까, 정치는 이미 일부 사회 지도층이 알아서 꾸려가고 나머지 국민들은 관심이 없다든가.
한편으로, 그런 일본 정부에게 신세지기 싫어서 나가서 살고 있었는데 결국 암 때문에 일본에 돌아와서 고향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돌아와서 이 토지에서 함께 살아가자고 말하던 지긋지긋한 일족들의 뜻대로 되었다.. 라는 부분은 뭔가 이 작가다웠다 싶기도 하고.

그런데 아마존 평가는 1도 없네요. 이것도 판매 제재당했나…

이 작가는 앞으로도 조금씩 찾아 읽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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