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는, 신이 조용히 내려오는 장소가 있다――. 마음이 멀리 떠난 어머니. 뜻밖의 사고로 죽은 잊을 수 없는 사람, 이혼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나. 야생의 소녀에게 농락당하는 나. 오키나와의 빛나는 빛과 파도소리가, 마음에 새겨진 추억을 상냥하게 깎아간다……. 아무 것도 아니야. 어떻게든 돼. 사람이, 말이, 광경이, 들리지 않는 말을 걸어온다. 무언가에 감사하고 싶어지는 깊은 맛의 네 개의 이야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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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는 반 년에 한 권 읽어야 하는데 어쩌다가…!!
며칠전에 사우스포인트의 연인을 읽었는데, 외출할 때 들고 나갈 문고본을 찾다가 근처에 이게 있어서, 따로 빼내기 싫어서 들고 나가서 읽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후회했지만.
오키나와를 주제로 한 단편집입니다. 정확히는 표제작인 ‘なんくるない(류큐방언으로 아무 것도 아니라는 뜻)’가 책을 절반 넘게 차지하는 중편, 나머지 셋은 단편이라는 구성.
세 개의 단편 제목이 전부 류큐어라서 뭔 소린가 했네요. なんくるない야 오키나와 역사와 국민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유명한 말이니 알고는 있었지만 나머지가.
일단 소개소개.
1. ちんぬくじゅうしい(류큐민요 제목으로, 토란밥이라는 의미. 시작에 민요 가사가 소개되어 있음.)
엄마가 사이비 종교에 빠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간 가족여행에서 본 오키나와의 자연. 부모님이 별거하는 동안 오키나와의 고모댁에 맡겨져서, 고모와 함께 국제거리에서 마신 주스와 고모가 잡아준 손에 용기를 얻었다.. 라는 내용.
2. 足でびち(족발을 이용한 오키나와 요리. 일본은 원래 족발을 요리재료로 잘 안 쓴다고 하네요.. 전 오키나와 소바 먹을 때 안에 들어간 거 먹어봄. 푹 고아서 입에 넣으니 살살 녹았다는..)
오키나와를 관광하면서 알게 된 여성에 대한 회고..
3. なんくるない
이혼한 후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화자가, 기분풀이하러 오키나와에 와서, 도쿄에서 아둥바둥 사는 것보다 이곳에 있는 곳이 얼마나 인간으로서 자연체로 있을 수 있는가- 라고 깨닫는다는 내용?
4. リッスン(Listen?)
히피 기질의 아버지 때문에 덩달아 히피생활을 하고 있는 소녀와 만난 화자가 그녀에게 끌린다는 내용?
라는 식으로, 역시나 자연에 대한 묘사? 1인칭 주인공 시점? 치유계? 라는 건 그대로. 이래서 반년쯤에 한 번 자연에 대한 묘사가 그리워질때만 집어야해…! 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이 그나마 특별했던 이유는 다른 저서(동남아, 하와이)와는 달리 그나마 오키나와는 제가 가 봤던 곳이라는 점?
먹는 거 이야기 나올 때(고야 챰푸르라든가..) 나도 먹어봤어! 라든가, 미츠코시 백화점 옆에 스타벅스하든가(있었어 있었어!)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ㅇㅅㅇ 그래도 두 번 다시 읽지는 않겠지만. 오키나와는 만약 제가 스노클링이라든가를 즐기게 되면 다시 찾아가고 싶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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