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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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인 쿠라타 미즈, 미우라 호마레, 메구미 유우는 폐교된 중학교의 마지막 졸업생. 흔들리는 삼각관계의 중심에는 작년 여름방학에 변사체로 발견된 담임 교사를 둘러싼 비밀이 있었다. 여름이 다시 찾아오고, 폐교사에 감춰진 죄의 기억이 세 명을 몰아간다. 어두운 공포를 풍기며 소년소녀의 안타까운 관계를 그린 걸작 청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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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이 작가도 그만 읽어야지 했다가, 커스텀 차일드 -죄와 벌- 하고 비슷한 분위기려나 싶어서 샀습니다. 오룡세계까지는 좀 라노베 같았는데 이제는 그냥 일반 문예-청춘 소설로 노선을 잡은 듯 싶네요.

후쿠이현의 폐교된 중학교. 올해 3월에 이 학교의 마지막 졸업생이 된 주인공 삼인방은, 모교에 남아있는 물품들을 개발도상국에 기부하는 계획을 돕기 위해 다른 동창생들과 모여서 물품을 정리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세 명만 남고 다 도망갑니다.

주인공인 여자 쿠라타 미즈, 성적은 좋으나 중학생이 된 이후 왠지 주위에 거칠게 굴기 시작한 미우라 호마레. 타고난 신체 능력으로 배구부 에이스가 되어 강호교에 추천 입학으로 들어간 메구미 유우.

작가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한 챕터(미우라 시점)를 제외하고는 전부 쿠라타 시점이네요. 물품을 정리하는 ‘현재’를 서술하다가 문득문득 과거를 회상한다는 구도입니다.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개행이 적은 독백이 주인지라, 한 페이지에 18행이 들어가는 문춘문고로 읽자니 은근 텍스트양이 된달까 넘기기 힘들었다는..!!

작년 봄, 폐교가 이미 예정되어 있는 학교에 사노 아오하루라는 교사가 전근을 옵니다. 매사 소극적이고 얌전해보이는 교사지만, 이상하게 ‘매미’만 나오면 사람이 변한 듯 강한 집착을 보이게 되고, 모종의 에피소드로 인해 쿠라타와도 친해지게 됩니다.
장마철에 사노 선생이 무단 결근을 하게 되어, 왠지 걱정되어서 혼자 찾아간 쿠라타에게 사노는 ‘장마철이 끝나면 자신은 28(7의 4배수)년생이 되어, 성충이 되어서, 일 주 밖에 살아갈 수 없게 된다는 것이 두렵다’ 라고 호소하고, 뭔 소린지 알 수 없다 역시 미친 건가.. 라고 쿠라타는 생각하지만, 이미 소설 서두에서 그 선생이 이후 변사체로 발견된다고 하는 것이 나온 상황. 대체 진실은…!?

..이라는 식의, 일견 서스펜스. 거기에 (역시 작가의 전작들의 히어로와 마찬가지로)주인공에게 거칠게 대하는 호마레를 계속 의식하고, 그에 비해 어린애같은 메구미하고는 편하게 지내지만 그 메구미는 유치한 성격 나름대로 주인공에게 어필하나 전혀 먹혀들어가지 않는다는 삼각관계(소설 후반으로 가면 오각관계?)가 그려지는 청춘 연애물도 되겠습니다.
(아무래도 작가 남자 취향이 저런 뚱하고 거칠지만 내 여자한테는 따뜻한 남자-인 듯?)

어쨌건 나름 긴장감도 있고 재미있게 읽혔네요. 가끔 주시를 하다가 작가 신작 소개글이 제 취향일 거 같으면 챙겨읽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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