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의 무서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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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나, 태어나서 한 번도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 당신의 이야기로, 내게 “무서워”란 게 어떤 건지 알려줘」―. 어떤 작가는 애절함과 전율이 교착하는 순간을 잡고, 또 어떤 작가는 「예감」으로 옭아매는 비술을 자아냈다. 그리고 또 어떤 작가는, 차안과 피안을 오가는 듯한 몽롱한 이야기를 자아냈다…. 당대의 괴이담의 이야기꾼이 솜씨를 발휘한 공포 7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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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별로 안 무서웠는데…
일곱 명의 작가에 의한 앤솔로지입니다. 한 일본 여배우에 의한 공연 ‘백가지 이야기’를 위해 쓰인(카키오로시) 단편 모음집. 미야베 미유키 단편의 경우, 이후 ‘괴이’에 수록되었고 다른 몇몇 단편도 각 작가의 단행본 등에 실렸다고 하네요. 전 미야베 미유키 단편은 전에 읽었고 나머지는 처음 읽은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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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토다 타카시, 미로
텟짱은 기분 나쁜 짓을 해서 사람을 놀래키는 것을 좋아한다.
“이게 가성소다야.”
하얀, 얼음사탕 같은 가루가 병에 가득 들어있다.
“뭐야?”
“몰라? 굉장해!”
30알 정도 물에 녹인 후 청개구리를 집어넣었다.
3일 지나자 물이 끈적끈적해지고 청개구리는 사라졌다. 파란 물과, 찰싹찰싹대는 먼지뿐이다. 정말로 신기했다.

..일부분 발췌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이 깊은 부분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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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야베 미유키, 이불방
북스피어에서 나온 ‘괴이’에도 실린 단편입니다. 무서운 것이 나오는 이불방과 언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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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타카하시 카츠히코, 어머니가 죽은 집
산길을 헤매던 ‘나’와 담당 편집자는 어느 별장에 들어갑니다. 버려진지 오래된 그 별장은 실은 ‘나’의 어머니가 손목을 긋고 죽은 곳이어서…

이 작가는 어째 이름을 흘끗 보면 늘 교고쿠 나츠히코로 읽혀서;;;(북오프에서) 이름을 본의 아니게 기억은 하고 있었는데 실제 읽는 건 처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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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나미 아사, 저녁 안개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은 이종사촌 카스미짱을 새 식구로 맞아들이면서 일어나는 일…?
이 작가는 얼어붙은 송곳니… 이름은 들어본 정도네요. 역시 처음 읽어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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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즈키 코우지, 허공에 뜬 관
‘링’ 시리즈의 3부인 ‘루프’의 뒷이야기랄까.. 실은 ‘링’은 영화도 안 봤고, 책은 3부 루프만 읽었거든요. 별로 무섭다는 생각은 안 하고, 그 루프의 고리가 끊겨서… ..가 된다는 이야기가 왠지 기분 나쁘달까 기분이 더러워서, 이후에 영화건 앞권이건 읽을 생각을 접었던 것이 대학생 때인데.

비디오에 담겨있던 바이러스가, 배란기의 여성이 비디오를 보게 되면 신체로 침입해서… ….라는 게 상상이 안 된달까. 그냥 메카니즘은 모르겠지만 어쨌건 비디오를 봤더니 죽었어요! 이게 아니라 어정쩡하게 메카니즘을 설명하려드니까;;; 루프가 풀려서, 공기 감염을 했는데 그럼 안구를 통해서 자궁으로 갔니? 아님 공기 감염이 바로 자궁으로 간 거? 이런 식으로 짜게 식어버렸던 기억이 ㅡ_ㅡ;;

국내에는 링 외전에 실려서 소개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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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메마쿠라 바쿠, 아기노바시의 귀신, 사람을 먹는 이야기.
누가 유메마쿠라 바쿠 아니랄까, 헤이안 시대입니다. 음양사입니다!!
아아, 앞의 단편들이 다들 애매하다!! 싶은 마당에 이렇게 확실한, 사람 잡아먹는 오니 이야기가 나와주니 오히려 산뜻하니 좋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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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코이케 마리코, 고헤이의 뒷모습
유령이 되어서 나타난 죽은 연인의 등짝…… ㅡ_ㅡ;;
한국에는 ‘밤은 가득하다’에 실려서 소개되었네요.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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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6번 작가 좋아합니다.(?)
1번은 발췌하신 부분이 정말 강렬하네요..; 정말 그렇게 되는건가? 싶으면서 상상하고 싶지는 않네요. -_-;;;

저도 2번 6번 작가가 좋아요.. 아니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나마 나은? ㅋㅋ
사실 발퀘한 부분이 가장 오싹한 부분이고, 그 단편 자체는 그럭저럭. 아이의 악의 없는 잔인함이라는 게 역시 인상적이죠;;
그리고.. 전 상상했습니다;; 강알칼리니까 녹겠죠. 으악. 그런데 생각해보면 민달팽이에 소금 뿌리면 녹아요! 랑 큰 차이가 없겟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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