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자마미섬 : 고래를 보자!

둘째날은 케라마 제도에 있는 자마미섬에 갔습니다.
자마미섬에 대한 설명은 네이버 지식백과에 잘 나와있으니 스킵(..)
링크: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00000000&docId=1286189&mobile&categoryId=200001023

간략히 말하자면, 일단 오키나와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산호초를 자랑하는 곳이며, 또 겨울 동안 시베리아에서 흑등고래가 내려와서 흑등고래를 볼 수 있는 섬이기도 합니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하루 느긋하게 있어도 된다고 하나, 저희는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Whale watching은 일단 이 자마미섬에서 운영하는 것도 있지만, 찾아보면 이런저런 업체에서 많이 상품화한 거 같더라구요.
자마미섬에서 하는 것은 가격은 비싸나, 매일 아침 섬에서 미리 고래 위치를 파악해둔 후 출발하기에 97%인가에 가깝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비용은 1인당 5250엔.
다른 업체에서 하는 것들은 제가 찾은 한에서는 전부 나하시에서 출발해서 나하시에 도착하는 거였습니다. 가격은 3000엔 후반에서 4000엔대. 고래만 보고 자마미섬에는 안 가겠다는 분은 이 쪽을 이용하는 게 나을 듯.

자마미섬의 공식 홈페이지는 http://www.vill.zamami.okinawa.jp/ 입니다. 자마미행 선박이라든가 고래 워칭 안내라든가 예약 안내가 되어있어요.

당일치기로 다녀오려면 9시에 나하시의 토마린항에서 출발하는 퀸 자마미호를 타고, 10시 반에 고래워칭 오전반을 듣고, 4시 20분에 토마린항으로 돌아오는 선박을 타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토마린항은 사실 국제거리에서 많이 안 떨어져있지만, 늦으면 큰일이니 갈 때는 택시를 탔습니다.
닭둘기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살면서 배를 탄 것이 월미도~영종도 정도가 전부였는데, 물론 그 짧은 길도 파도 치면 꽤 울렁거립니다만, 토마린항에서 막 출발할 때는 속도도 빠르고, 파도도 높고 해서 은근 무섭더라구요. 이 고속선;;; 혹시 몰라서 미리 처방해 간 멀미약(맥페란)을 먹어서 배멀미는 안 했지만요.

섬에는 한 45분?만에 도착했습니다.
고래 워칭은 저는 미리 이메일로 예매를 하긴 했는데, 그냥 당일 접수도 가능한 듯. 사람 많으니까 배도 두 개로 늘리더라구요. …고래 보러 온 사람들은 우리 빼고 40~50대 일본인 아줌마 아저씨였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고래 일반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10분 가량 진행했습니다. 물론 일본어로요. 외국인(내 친구)에게는 동일한 내용이 영어로 써 있는 파일을 주더라구요.
예약할 때 우비도 갖고 오라고 했는데, 사실 라면에서도 조리예가 실제보다 더 맛있어 보이는 법. 고래 워칭도 그렇게 가까이 볼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우비 필요없었음;
처음 발견한 것은 모자 고래인데, 접근하지 않겠다고 해서 멀리서만 보고 다른 고래를 보러 갔는데.. 다른 고래들은 좀처럼 부상하지 않더라구요. (한 번 잠수하면 30분 버틴다고;) 결국은 숨이 짧아서 자주 부상하는 아기 고래를 보러 처음 발견한 곳에 돌아갔습니다.

호흡할때 내뿜는 물줄기.
엄마 고래와 아기 고래
고래는 등짝으로 말한다.
이제 갈까? 하던 순간에 보여준 꼬리 지느러미.

그런데 총 2시간 중에 흥미진진하게 고래를 본 건 마지막 30분이고 나머지는 인내의 시간이었음;; 게다가 파도가 꽤 약한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래 가까이 가면 배를 멈춰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흔들리고; 전 괜찮았는데 친구는 저녁까지 멀미에 시달리더군요 ㅡ_ㅡ

고래 워칭이 끝나고 해산한 건 1시. 그럼 점심을 먹으러 가볼까! 하고 시내(?)로 갔는데… 이게.. 가이드북 지도에 ‘메인 스트리트’라고 써 있는 게 평범한 시골길이고, 그냥 작은 시골 동네였습니다. 마치 공항 들어서기 전의 영종도를 보는 듯한 느낌.
게다가 다이빙 시즌 오프라 간이 식당 같은 곳은 문을 닫았더라구요. 주스라든가 고로케 파는 곳 같은 데.

뭐 점심 먹기로 한 ‘자마미 식당’은 문을 열었습니다만. 오늘의 점심(680엔)을 시켰더니 나온 치킨 난방풍 요리(딱 가이드북에 실린 대로 나옴)가 소스가 특이하니 괜춘했습니다. 사진은 깜박 안 찍었네요.

배를 채운 후에는 뭐, 4시 20분까지 해변을 볼 수 밖에 없는 상황. 아마 비치는 둘째치고 후루자마미 비치는 가이드북에 의하면 1시간 반은 걸어가야 한다고 해서,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자전거 빌리는 곳은 그냥 걷다보면 보이는데 1시간에 1000엔 3시간에 2000엔. 우리가 간 게 2시라 고민하고 있자니 주인 아저씨가 2시간에 1500엔 하자고 하여 ok.

….초등학생 이후로 자전거 타는 게 처음이라 처음 30분은 꽤 버벅대면서 탔습니다만, 어쨌건 탈 수 있게 되어서 일단 후루자마미 비치로. 자전거 끌고는 15분 정도면 갑니다. 중간에 산을 올라가서 문제지만.
파노라마 시전. 가까이 가서 했음 좋았겠으나 힘들어서 그럴 수 없었으미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무시하십시오.

다음날 렌트카를 빌리면서 친구랑 한 말이지만, 만약 갑자기 산호초를 보러 떠나고 싶어지면 오키나와가 제일 만만하겠다 ㅋ 하고 떠들었네요(이시가키 직항이 있다지..). 하여간 처음 보는 산호초였습니다. 그래도 일단 겨울이라, 스노클링 하러 온 백인 서너명 빼고는 아무도 없었네요. 그리고 수심이 깊었고.

겨울이라 해수욕을 못한 게 아쉬웠지만 어쨌건 바다는 예뻤습니다…

아마 비치는 항구에서 5분이면 가지만, 이쪽은 산호초는 아니고 그냥 백사장이었네요. 오히려 가는 길이 바다 끼고 달리는 도로라 그게 더 예뻤다는. 저는 블러드+ 1화에서 사야가 카이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달렸던 해변 도로가 떠올랐습니다(…).

4시 20분 배 타고 나머지는 국제거리에서 돌아다녔습니다. 밤이 되어 빤짝빤짝 하니까 더 예쁘더라구요. 기념 선물용 과자도 이 때 좀 샀고…
저랑 친구가 여기 과자를 이것저것 먹어본 결과, 가장 맛난 건 친스코우도 자색고구마 타르트도 아니고 ‘소금 전문점 유키시오(雪塩)’에서 파는 후와와(머랭)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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