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CALL NO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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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 부탁드려요. 크리스마스에 엄마를 데려다주세요. 고등학교 3학년의 여름, 휴대폰에 넘겨진 과거로부터의 음성 메세지에 이끌려, 사쿠라 우미(佐倉有海)는 학교 제일의 문제아 하루카와(春川)와 만났다. 마음에 똑같은 결락을 품은 둘은 서로의 상처를 메우듯 서로 이끌리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치졸하고 찰나적인 사랑이었다. 시간을 넘은 음성 메세지의 진상이 밝혀지는 때, 우미의 충격의 과거가 떠오른다…. 아프고, 참을수 없이 사랑스러운, 눈물의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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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저게 여x여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내 눈은 썩은 것인가… OTL

카베이 유카코의 2006년작(올린 이미지는 2009년에 낸 문고본 표지). 처음으로 일반 문예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만, 그 전에 발표한 라이트 노벨들과 기본적인 플롯은 같습니다. 마음의 뭔가의 결락을 안은 소년과 소녀가 만나서 서로 이끌린다는 내용.
하기사 일반 문예라고 해도, 결국 미디어웍스에서 낸 것이니.. 당시 전격문고에서 각 인기작가의 작품을 하드커버로 내는 기획이 있었는데, 그 때 나온 겁니다. (이 기획의 의의는 아리카와 히로의 도서관 전쟁이 탄생한 것?)

뭔가의 이유로 소학교 2학년에 부모를 잃고 외삼촌 일가에게 맡겨진 소녀 사쿠라 우미. 당시의 기억이 애매하게 조각나있기에 부모를 잃은 진상은 아무도 모르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살아갑니다. 현재 그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진로 결정과, 자신을 여자로 봐주지 않는 사촌 오빠 사쿠라 코우스케.

그리고 그런 그녀의 휴대폰에 가끔, 10년 전의 날짜가 찍힌 부재중 음성 메세지가 녹음됩니다. 소학교 남자아이의 목소리로, 마지막에는 늘 ‘엄마, 언제 돌아오나요..?’로 끝나는 음성 메세지는, 뒤로 가면 갈 수록 ‘엄마를 죽여서 묻으면 저에게 돌아와주나요?’ 같은 험악한 내용으로 바뀌게 됩니다.

점점 험악해지는 내용에 결국 메세지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 코우스케. 하지만 음성 메세지와 함께 남겨진 전화번호는 ‘지금 거신 전화번호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라는 불통 전화. 결국 전화번호를 추적해서 등록되어 있던 집까지 찾아갔지만 도착한 곳은 이미 몇년 전에 버려진 듯한 폐가.

소득 없이 돌아오려던 사쿠라 남매는 도중 도쿄만에서 하루카와 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알고 보니 오빠 코우스케와 클래스메이트였지만 1년 유급되어서 현재는 우미와 같은 학년 다른 반이라는 하루카와. 그와 알게 되면서 우미는 점점 그에게 끌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부재중 전화의 정체와 자신의 잊혀진 과거도 알게 되는데.. 라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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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부터의 전화, 라는 건 오츠이치의 ‘너에게밖에 들리지 않아 Calling You’를 연상시키죠. 사실 이 소설에서 부재 중 전화는 어디까지나 둘이 처음 만나게 된 계기, 과거를 떠올리는 계기, 그리고 마지막 대단원을 위한 수단, 일 뿐이고, 둘의 소통이 전부 전화로 이루어졌던 ‘너에게~’ 보다는 작품내 중요성은 떨어지지만요.
둘 사이의 관계도, ‘너에게~’는 둘이 공감하고, 서로를 치유하는(?) 분위기였다면 이 쪽은 둘이 공감은 하나 치유는 하지 않고 도리어 자칫 지옥으로 떨어질 거 같은 찰나적인 소년소녀의 사랑이라는 점이 다릅니다만,
하지만 대단원의 경우, ‘너에게~’에서 쓰였던 플롯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는데, 감정에 호소하는 부분은 ‘너에게~’보다 훨씬 약해서 영 찝찝했달까.. 게다가 그 쪽은 단편이고 이 쪽은 장편이고! 갑자기 남자주인공의 휴대폰이랑 이어졌다는 것도 갑자기 나타난 설정이고!!
그야 오츠이치가 더 글을 잘 쓴 달까 감히 누구랑 비교하냐? 라는 느낌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행나눔이 적은 건조한 문체, 하지만 감정 묘사는 나름 풍부하다는 점도 기존의 작품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고, 뭐 라이트 노벨로 내도 되었겠구만 ㅡ_ㅡ 싶은 정도?
카베이 유카코답다면 너무나 카베이 유카코다워서, 뭔가 다른 게 있을까 기대한만큼 약간 실망도 했달까. 차라리 커스텀 차일드(미디어웍스 문고판) 쪽이 뭔가 더 남는 게 있었던 듯.

이 다음에 나온 ‘딸기우유 비터데이즈’도 샀으니 그것도 읽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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