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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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 책 선물(신쵸문고) 받고 묵혀두었던 것을, 이번에 영화 개봉하면서 부랴부랴 읽었습니다.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개정판 나오면서, 원고지 500매 분량 추가되었다길래 일본에서 개정판 나왔다는 줄 알고, 한 때 원서를 다시 사야하나 고민했다는 건 비밀.
소설에 대해서는 딱히 말할 거리가 없었는데, 영화를 생각보다 재미있게 봐서 조금만 포스팅.
(이하 네타바레)



기대보다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고 생각해요.
원작의 내용에 충실하려 하면서도 약간 변화를 준 것이 흐뭇하게 느껴졌달까,
물론 그런 과정에서 몇 가지 개연성을 놓친 것이 아깝기는 했지만.
 

예를 들면 출산이라든가. 아이를 잃은 과거를 넣음으로써 여자 주인공의 비극을 좀 더 드러내려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혼죠 쿄코가 타겟을 제 1 후보자에서 세키네 쇼코로 돌린 이유가 증발해버렸습니다.

예를 들면 나비라든가. 번데기에서 나비로, 모습을 바꾼다는 이미지 때문에 차용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눈알이 커 보이게 해서 위압하는 거랑, 실은 타겟을 강아지 엄마로 따로 잡고 있었다는 거랑, 어떻게 연관이 있다는 건지 잘 이해가; 여자 주인공이 함정을 판 것에 대한 이유도 잘 설명이 안 되어있고(추적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긴데;).

마지막에 여자주인공이 혼마에게 쫓기는 장면은, 저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자살로 이어지는 결말도 뭐.. 안일하긴 했지만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밖에 마음에 안 든 점은, 원작과의 차이라는 점은 아니지만
형사 형님이 개입하기 전의.. 카즈야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는데 변호사가 술렁술렁 의뢰인 정보를 알려주었다든가(주민등록번호라든가 말이죠),
병원에서 술렁술렁 환자 정보를 알려주었다든가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고요. 직업상 관심이.. 환자 본인이 오는 게 아니면 인감이 찍힌 위임장을 갖고 오게 되어있는데 말이죠. 만약 진짜 형사가 찾아온 경우 보여줘도 되는 건가? 안 되는 거 아닌가? 등등등 ㅡ_ㅡ
아니 그건 소설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 쪽은 1990년대 초잖아요. 영화 배경을 언제로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83년생이 결혼 적령기인 무렵.. 지금이잖아?), 의외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개념은 제법 최근에 생긴 거니까..

**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에, 여자 주인공의 시점이 많이 나온 것은 좋았습니다.
특히 김민희씨는 평소 별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해요. ..랄까 그렇게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이미지는 아니었는데 놀랐달까? ^^

반면에 이선균씨는 좀 더 찌질한 모습을 보여줘도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니, 그 캐릭터 자체가 찌질하지만요. 그래도 찌질하다 못해 도중부터 등장도 안 하는 원작의 카즈야보다 훨 낫게 캐릭터가 잡혔지요.. 으음;

조성하씨는… 나름 차분한 분위기의 혼마 아저씨가 어쩌다가 저렇게;;
감독의, ‘생활감에 찌든, 거친 한국의 강력계 형사 아저씨’ 이미지 때문.. 이라지만.. ㅡ_ㅡ
배우 개인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간호사 언니.. 능력 짱 ㅡ_ㅡ b
사진 보면서, 뭔가 부자연스럽다든가 생활감이 없다든가 생각은 하겠지만 빛의 방향이 반대라느니 그런 것까지 알아차릴까;;


p.s: 한창 소설이 잘 팔리는 것을 보면서.. 영화 덕에 저만큼이라도 팔려서 기뻐해야 할지, 영화라도 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상황에 씁쓸해야 할지..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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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전 아직 안봤지만 카즈야에 이선균인걸 보면서 좀 손 봤겠구나 싶긴 했는데 그렇게 갔나보네요 ㅎㅎ
전 영화가 뜨면서 대극궁에서 맨날 기사 링크걸고 좋아하셔서 괜히 혼자 흐뭇해 하고 그러네요 ㅎㅎ

뭐 이 쪽 카즈야도 꽤 찌질하긴 했어요 ^^
그래도 그게 이선균이 되니까 자동 보정되어서 좀 덜 찌질해보였달까…
아직까지 예매 1위던데, 저도 대극궁 트위터에서 좋아하시는 걸 보고 흐뭇합니다.
마치님도 얼른 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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