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 파리 : 샤넬을 쫓는 모험

출국일. 비행기가 20시 35분발이었던 관계로 이 날도 제법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일단 오전에 일어나서 한 일.. 그것은, 샤넬 쇼핑.

그러니까, 전전날에 백화점 두 군데에 다 기본 모델이 없었으니까요.
일요일동안 재고가 들어왔을지 어떨지도 모르니까, 아침 먹으면서 샤넬이 없을 경우를 대비한 최단 경로의 동선을 짠 후에, 일단 백화점 오픈 시간(9시 반)에 맞춰서 오페라 지구를 찾아갔습니다.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후다닥 샤넬을 찾아가는 동양인 여자 셋…(쿨럭)

…없더군요…까만 색…라파예트도 프랭탕도…

다음은, 샤넬만 세 군데가 있다는 마들렌 지구로 이동. 오픈 시간(10시)을 기다려 들어갔습니다. 역시 중국인 아저씨 두세명과, 서양인 여성 두세명과 함께 기다렸다가 문 열리자마자 들어간…(…)

다행히 여기엔 있었어요 ㅎㅎ


원래 이 여행 시작할 때, 사고 올 가방은 루이비통 르 마제스튜 빨간색…으로 결정해놨었거든요.
그러다가 샤넬(한국)이 2월 1일부터 또 가격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실제로 보니까 마드모아젤이 괜찮은 거 같아서 마드모아젤 까만 것으로 사려 했는데
(솔직히 클래식 미디움은, 늘 지갑, mp4, 문고본을 기본으로 갖고 다니는 나에겐 수용 공간이 작다는)

막상 친구가 클래식 미디움을 든 걸 보니까… 견물생심.
크기고 뭐고 지르자 ㅡ_ㅡ

…….스테디셀러가 스테디셀러인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예뻐효 ㅜ_ㅜ
지금도 이 가방은 더스트백안에 넣어 고이고이 모셔두고 있다는(쿨럭).


하여간 이렇게, 초기 예정과 틀어진 쇼핑(^^;)을 한 후에 간 곳은 라뒤레(Ladurée).
현재의, 샌드 사이에 크림을 끼우는 타입의 마카롱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한 곳이죠.
귀국하면 먹으려고 선물상자에 담아왔습니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서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 후 샹젤리제 거리로.
가격대가 싸다는 스테이크집(이름 찍어뒀는데 지웠다.. 다이어리 보고 추가 : Le Victoria였음.)에 들어가서 스테이크랑 샐러드랑 시켜먹었네요. 패밀리 레스토랑 같은 곳이었습니다. 우리 옆에 아이를 데려온 일행이 있었는데, 유모차안에 방치되어 있는 아기가 그 시끄러운 데에서 한 번 칭얼대지 않는 게 신기했었네요 ^^
스테이크는 뭐 스테이크… 그런데 하나가 육회ㅡ_ㅡ가 나와서 한 번 익혀달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겉만 익혀져서 나옴;)
직장 동료 중에 파리에 가서 음식을 시켰더니 육회만 나왔다고 한 사람도 있었던 터라, 후학을 위해 요리 이름을 알아두자고 사진을 찍었는데 역시 어느샌가 지워졌네요..^^:
(역시 나중에 추가: Black angus 였음.)


샹젤리제 거리에도 라뒤레가 있었습니다. 마들렌 지구에 있는 게 라뒤레 로얄… 라뒤레 로얄이 본점인지 라뒤레 샹젤리제가 본점인지 심히 헷갈립니다만. 나중에 보니 샤를 드골 공항 면세점에도 있었구요, 라뒤레. 홈페이지 찾아보니 런던 해로즈나 일본 나고야(!) 같은 데에도 분점이 있다는 듯.

라뒤레 샹젤리제에서는 디저트 용으로 하나만 샀습니다. 장미향 마카롱을 골랐는데, 장미향… 나요. 장미향도 나지만, 식감이!!

이것이 마카롱이라면 지금까지 내가 먹어왔던 것은 모나카란 말이냐…?

라는 느낌? 겉에 아주 얇게 바삭한 층이 있고, 그 안은 그냥 살살 녹더라구요. 마카롱의 쫀득거리는 식감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마음에 안 들지도 모르겠지만. 한동안 어디의 마카롱을 먹더라도 계속 비교할 거 같은;;


점심 먹고, 샹젤리제 루이비통점에 들어갔으나 이미 샤넬로 배가 부른 터라 구경만 하고 나오고요. 돈도, 가방 넣을 공간도 없으니까.
(사람이 간사한 것이, 샤넬 산 직후에 루이비통을 보니까 가격이 싸다는 착각에;)
그리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은 후에 귀국했습니다. 이것으로 여행기 끝.

P.S: 1. 샤넬 빈티지 은장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는 것은 비밀.
       2. 빨리 퇴직금이 나와야 가방값 때우는데..
       3. 세금 환급에는 약 5주 소요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