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러니까 소설말입니다.

사실 소설 읽은 건 11월말.. 꽤 됐는데 앗하는 사이 학기말이 되고 시험기간이 되다보니 일기 쓸 타이밍을 놓쳤네요.
지금은 이리저리 영화쪽 네타를 듣다 보니(찬반이 극과 극이던데..) 머릿속이 혼잡해져서.. 이런이런.

동영상이랑 OST는 이미 받아놨는데, 아무래도 이건 극장가서 처음 보고 싶어서..
그런데 동굴쪽은 다들 바쁜지(연말이니) 말이 없고, 친구들은 이미 극장 갔거나 동영상으로 봤다고 하고.. 혼자 나가자니 추워서 싫고 ㅠ_ㅠ

일단 보아하니 다른 건 몰라도 원작을 이미 읽은 사람은 스토리면에서 실망하는 추세군요.
저도 약간 들은대로는, 상당히 차이가 많았으니까요. 뭐니뭐니해도.. 왠 전쟁?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인가.
소설에서는,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하라고 명령하는 왕과 싸우다가 가출한 왕제와, 왕제를 찾으러 나갔다가 역시 행방불명된 왕실마법사(설리만 아닙니다.. 원작의 설리만은 그저 소피에게 ‘하울의 계약을 풀어주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충고하는 것 외에 역할이 없던 할머니)를 찾아줘! + 물품청탁 정도밖에 국왕이 하울에게 관여하는 일은 없습니다. 결국 왕실마법사가 되달라고 조르기는 하지만, 일단 1권에선 딱히 전쟁이야기가 나오진 않아요. 2권에서 정복당한 이웃나라 공주님이 나오긴 하지만.

3D 도입이라던가도 말이 많았군요. 캡쳐화면으로 본 한에서는 그냥 예쁘다 싶었는데..
특히 둘의 공중부양신은 감상이 ‘지브리가 왠 3D?’와 ‘타이타닉?’이 전부.

어쨌든 이 소설, 2권은 ‘마신에게 납치당한 공주님을 찾으러 떠난 청년’이라는 단순한 스토리지만 1권은 그런대로 괜찮거든요.
애초에 첫째로 태어난 이상 자신의 앞길은 어둡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소피양이 할머니가 되면서 반쯤 될 대로 되라-라는 마음이 되어서, 그래도 열심히 일이라던가 하며 살아가는 건.. 뭐 지브리 히로인다운 마음가짐이지만, 그나저나 얘 캐릭터 디자인… 빨강머리앤의 재탕 아닌감;;

1권의 큰 토대를 이루고 있는 건 역시 하울과 소피의 줄다리기..랄까. 로맨스군요.
겔시퍼와의 계약으로 점점 허무해지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자에게 작업하다 ok가 나오면 흥미를 잃던 하울이, 첫눈에 반한 소녀가 저주에 걸려 할머니가 되어 자신의 성으로 들어오자 모르는 척 하고 할머니 할머니 하고 싸우면서도 나름대로 이리저리 신경 써주고.
(그리고 나중에 처음부터 내가 저주에 걸린 걸 알고 있었냐는 소피의 질문에 겔시퍼도 알아보는 걸 내가 모를리가 없잖느냐-라고 대꾸하는..)
소피의 정보를 캐기 위해 하울이 둘째동생에게 접근하자 소피는 그게 자신이 고쳐준 옷의 마법 때문에 동생이 하울에게 반한 건 줄 알고 둘 사이를 방해한다거나, (옷을 망침으로써-그래서 또 하울과 둘이서 싸우죠)
황야의 마녀네 불꽃마귀에게 소피를 접근시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마귀에게 접근함으로써 소피를 질투하게 만든다거나.
마녀가 자신에게 건 저주의 두번째 조건을 소피가 충족시켜버리자 마구 화를 내지만 나중에는 소피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저주의 마지막 조건을 충족시켜버린다거나.
나름대로 밀고 당기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이건.
하울군, 처음엔 바람둥이 캐릭터군- 하고 그냥 그랬는데 뒤로 갈수록 귀여워지더라는…

아무래도 영화로 보면 실망할 것 같지만, 일단 하울과 기무타쿠(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평가는 좋았으니)를 보는데 의의를 두고!! ..근데 언제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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