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말라가에서 버스 타고 약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을, 네르하(Nerja)와 프리힐리아나(Frigiliana)로 갔습니다.
네르하에 내린 후, 프리힐리아나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하는데 이게 1~2시간에 1번 오는 거라, 2시간 가량 기다려야 한대서 느긋하게 바다를 보러나갔네요.
유럽의 발코니(Balcon de Europa)라고 불리는 곶(?) 입니다. 왜 이런 명칭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중해가 가장 예쁘게 보이는 곳이라는 자부심이 있던 걸까요?
위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만, 바닷물을 만져봐야겠다 싶어서 모래사장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후 모래사장에서 2시간 멍….
사람 없는 해변에서 우리 셋이서 멍 때리고 있자니, 한국인 4인 가족이 내려오더군요. 애들은 대충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였는데, 당연히 바다를 보니까 신나하죠. 신나하는데… 배경음악으로 한국어가 들려오니까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지중해인지 남해인지 알 수 없었다는.. ^^;
스페인 다니면서 동양인들을 많이 마주쳤는데요, 제 체감으로는 한국인이 제일 많았고, 한 3~40%가 일본인, 중국인들은 거의 못 봤습니다. 한국인들은 마드리드에 있을 때부터 계속! 마주쳤었고요.. 서로 모른 척 하고 있었지만서도.
2시간이 지나 프리힐리아나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10분 거리고, 1 유로.
프리힐리아나는, 지중해 연안에 존재하는 ‘하얀 마을’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마을이라나요? 해발 350m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 멀리 지중해가.. 제 눈에는 잘 안 보였지만. 하여간.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것이, 뭐 도시에 비해서야 살기 불편하지만.. 퇴직한 노인들이 와서 살기에 좋겠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시에스타여서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기에, 더 조용하게 느껴졌을지도……. OTL
그리고 느긋한 마을이라는 인상에 박차를 가한 것이, 고양이!
고양이말고도 개도 있었고요. 살짝 열린 창문과 창살 사이에 껴서(?) 햇빛을 쬐고 있는 모습이 이곳저곳에서 보였습니다 ^^ 길고양이도 많았고요. 나도 노후에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
이러고 구경하는 사이에 허기가 졌습니다. 높은 지대라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운동이 되더군요.
네르하로 돌아가는 버스가 저녁 7시 반. 하지만 네르하에 밥 먹을만한 데는 없었고, 말라가까지 가려면 너무 늦고. 여기 가게는 이제 오픈하기 시작했고, 어떡하지 하던 찰나에, 가게 열려있다며 호객을(영어로!) 하는 아저씨를 만나 한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가게 안은 작고 깔끔하고, 화장실도 깨끗했어요. 우리가 저녁 첫 손님이었습니다.
주인 아저씨와, 아가씨 한 명이 꾸리는 듯한 가게인데 둘 다 너무 영어가 유창해서 아무래도 스페인 사람이 아니라 이주 온 영국이나 미국인이 아닐까 싶어요.
주문을, 일단 커피를 시켜놓고(illy였음), 메인은 Tapas 7종 세트가 있다길래 그걸로 했습니다. 고민하기도 귀찮고,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tapas를 안 먹어봐서.
이 때까지만 해도 6시 반이어서, 빨리 먹는 데는 자신있는 직종인지라 7시 반 버스를 탈 수 있겠지 했는데.. 7시 10분에 요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불평도 할 수 없는 게, 우리 주문이 들어간 후 아저씨가 혼자서 7가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게 너무 현저해서…! (대신 한 번에 양은 많이 만들었는지 다음 팀부터는 빨리 나왔다는. 쿨럭;)
포기하고, 그냥 9시 버스 타고 내려가기로 하고 느긋하게 먹었습니다. 요리 사진은 안 찍었지만 다 맛있었어요. 아, 민트 들어간 완두콩밥은 좀 별로였나…
버스 올 때까지 시간 때운 카페도 그렇고, 여기에서는 명함을 내주더군요. 아직 한창 홍보하고 있는 시기인 듯? 저녁 먹은 곳은 꽤 마음에 들었기에 주소 올립니다.
그리고 카페에 들어가서 시간을 때우다가(WiFi가 된 덕에 시간 잘 때운), 9시에 버스 타고 네르하 도착. 말라가행 버스는 9시 30분에 온다고 해서, 구글 스카이맵 앱 켜놓고 별자리 찾으면서 놀았습니다. GPS 키지 않아도 어디에서 대충 위치정보를 찾아서 보여주더라구요. 이 날은 오리온 자리 외에도 다른 별들(시리우스랑 목성;)도 봤습니다.
9시 45분경에 말라가행 버스가 와서 그거 타고 왔어요. 대충 호텔에 11시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 시내에서 좀만 벗어나도 가로등이라는 게 없더군요; 어지간한 산골 아니면 도로에는 다 가로등이 있는 한국에서 살았던 몸에는 사고 안 나나 불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라가 버스 터미널에서 나눠주던 찌라시.
2 Comments
Add Yours →정말.
요기 이쁜 음식점 넘 맜났어..
아 또 맛난거 먹으러 가고싶다.
답답한 병원생활;
아저씨가 친절해서 좋았지.
삼청동 가고 싶군. 인사동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