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8일, 파리 : 마리아쥬 프레르는 영원히

드디어 스페인을 뒤로 하고 파리로 출발.
파리에 도착하고서의 첫 감상은… ‘추워! 더러워! 사람 많아!’였습니다.
내내 화창한, 따뜻한 지중해 기후에서 벗어난지라.. 게다가 파리에선, 막 비가 내린 참이었는지 거리가 젖어서 지저분하지, 안 그래도 사람 많은데 토요일이라 더 많지.
백인이 대부분이었던 스페인과는 달리, 알제리계 흑인들이 많이 보이기도 했구요. 앙리 선수도 있어서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역시 직접 보는 건 다르지요.

하여간 급 추워진 날씨에 후덜덜 떨면서 호텔을 찾아갔습니다. 역에서 찾아가는 길을, 여행사 아저씨가 대강 알려줘서 꽤 돌아갔어요 ㅡ_ㅡ+

역에 붙어있던 벽보. 뭘라나? 아이들과 크툴루(어이)?


잠시 휴식한 후에 백화점으로 고!
오페라 지구, 라파예트 백화점에 갔습니다만..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드글드글.
세일기간이라서 그런 걸까요? 다른 덴 몰라도 Longchamp이나 Lancel까지 사람들(동양인 여성들;)이 줄서 있는 걸 보니까 대략 머리가 아파오는;;
그런데 웃긴 것이, 롱샴이나 란셀도 벽 쪽에 있는 매장이었는데, 버버리나 로에베는 통로에 있는 매대였습니다. 그렇다고 싸게 받는 것도 아니고(가격 스페인이랑 같았음). 프랑스 브랜드 아니라고 통로로 쫓겨난 것? 로에베는 정말 복도 중간에 아무렇게나 있다는 느낌이라 모르고 지나칠 뻔했어요.

그 사람수를 보니까 머리가 아파와서, 2층으로 피신 가서 커피 마시고 쉬다가 내려오니 많이 적어졌더라구요. 그래도 역시 많기는 많아서 프랭탕 백화점으로 이동했습니다.

프랭탕 가서 들른 곳은 샤넬. 그런데 클래식/빈티지/마드모아젤이 전부 검은색이 없다는 이야기가! 다다음날 월요일에 입고될지도 모른다고. 그래도 왔으니 일단 마드모아젤 빨간색을 친구가 들어보고 있는데, 남이 들고 있는 가방을, 옆에 있던 중국인 아줌마가 막 뭐라고 하면서 채가더군요;
마침 직원이 재고 있나 자리를 비운 뒤라, 돌아와서 보더니 황당해하는 표정. 그 중국인 아줌마는 다시 가방을 친구에게 돌려줬지만.. 직원과 친구가 서로 ‘무슨 일이 일어난거죠?’;;
어쨌던 기분은 잡쳤겠다, 원래 살 생각도 없었으니 다시 가방을 직원에게 돌려주는데, 아까 그 아줌마가 직원 손에 넘어가려던 것을 다시 채갔습니다. 뭔가 ‘It’s my roman~’하면서요. 그게 사과한다고 하는 말이야?; ‘중국인 아줌마’ 들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진 순간이었습니다.


가방 사러 다다음날 오기로 하고, 다음에 찾아간 곳은, 저의 요구에 따라 마레 지구! 마리아쥬 프레르 본점이 있는 곳이지요. 워낙 좁은 골목길로 구성된 곳인지라, 지도 들고서 제법 찾았는데.. 어쨌건 발견했습니다. 흥분해서 가게 전경 찍는다는 거 깜박했네요(가게 내부는 촬영 금지). 아마 이번 여행하면서 가장 흥분한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User image왼쪽부터 현재 캔 디자인, 예전 캔 디자인, 2011 사쿠라티, 100g 리필백. 가장 오른쪽은 쿠스미 티라고 다른 브랜드입니다.

마리아쥬 프레르는 차 종류에 관계없이 캔 디자인이 전부 동일해서, 친구 선물용 캔 하나랑, 리필백 두세개만 사오려고 했는데…
일단 캔 디자인이 바뀌었어요. 좀 더 통통해지고 낮아졌습니다. 뚜껑도 안에 원터치가 생긴 대신, 열기 쉽게 되었고요. (예전 캔 같은 경우는 마찰 심해서 익숙해지지 않음 뚜껑 열기 힘듭니다;)
그리고 가격! 리필백의 경우 대강 11~14 유로 정도 밖에 안 하더군요. 그러니까 가격이 한국의 1/3! ‘네가 언제 파리에 또 오겠냐. 제대로 안 사두면 나중에 꿈에 아른거릴걸?’이라는 언니의 조언에 힘입어… 좀 질렀습니다. 한 10년 마실 분량을 샀습니다(물론 사진에 있는 게 다가 아니라는;).
함께 간 일행들도 제게 뽐뿌질 받아 차 좀 샀구요 ^^

마레 지구에는 포숑, 에디아르 매장도 있다고는 하는데, 마리아쥬 나왔을 때가 이미 8시? 7시여서 포기. 마리아쥬 땜에 배가 부른 상태기도 했고요. 포숑은 롯데백화점이랑 신라면세점에 있지, 에디아르도 최근에 들어왔지(캔이 별로 수집욕을 자극하지 않아..), 니나스도 캔 갖고 있고, 한국에서도 소분 구하기 쉬우니까 스킵!


마리아쥬에서 쇼핑백 2개분의 차를 사고, 양손에 하나씩 들고 다음에 향한 곳은 샹젤리제 거리. 여기에서, 베네통 매장이 있길래 잽싸게 들어갔습니다. 노리고 있던 니트가 다행히 있었어요. (오페라 지구의 베네통엔 없었는데;) 게다가 스페인에서보다 1유로 정도 더 쌌구요.
그래서 쇼핑백 하나 더 추가.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까지 내려가다, 쿠스미 티 매장을 발견해서, 저 미니틴 5개들이 세트(18 유로)를 하나 샀습니다. 쿠스미 티는 잘 몰라서, 여행책자에서 추천하는 게 들어간 세트로 샀는데 나중에 살펴보니 다 베르가못 가향… ^^;
그래도 이 쿠스미 티 매장에 들르길 잘 했다 싶은 것이, 다음날 지나갈 때 보니까 뭔가 가게 정리 시작(망했는지 이전하는지 리뉴얼하는지..), 다다음날 지나갈 때는 아예 상품이 전부 빠졌더군요 ^^
그리고 중간에 약국에 들러서 약국 화장품을 좀 사고..(제가 기초라인을 Avene를 써서..)

하여간 이렇게 쇼핑백 다섯 개를 들고 다니느라 개선문이라든가 콩코드 광장이라든가, 사진 찍을 생각도 안 들었습니다. 추워서 폰 꺼내들기도 싫었구요. 장갑 끼면 터치 인식 안 되고;

이 날은 이렇게 홍차를 잔뜩 사고 흐뭇흐뭇 귀가했습니다 ^^


사진이 너무 없어서 추가. 스페인 다니면서 호텔에서 하나씩 집어온 티백들. 요즘 하나씩 마셔주고 있습니다.
위에 있는 게(HORNIMANS) 유명한 곳인지는 몰라도, 바르셀로나에서 갔던 마트에도 이 티백만 팔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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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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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차를 지르셨군요+_+
저는 그나마 허츠 티백 정도만 즐기는 게 다행이다 싶어요
틴케이스도 좋아하는 터라, 만약에 홍차를 마시다면…
오우…. 장난 아니게 살 거 같아요 ㅋㅋㅋ
사쿠라티 포장이 예쁘네요+_+

아니 그 중국인 아줌마는 뭐랍니까;;;

아, 정말 너무너무 부럽네요~ 마리아쥬 프레르… 이거 국내에서 구하려니깐 종류도 별로 없고 가격도 비싸더라구요~ 뒤늦게 홍차의 길에 올라선지라 이것저것 그렇네요.
호텔에서 차 가져오셨군요 ㅋㅋㅋㅋ 좋은 곳들은 비싼 차 티백들도 많더라구요^^

별로 비싼 티백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트와이닝 같은 느낌?
마리아쥬는, 예에, 국내에서는 왠지 상품 네 개만 온라인으로 보이더라구요. 신세계 백화점 가면 종류가 더 많지 않을까 싶은데 가 본적이 없어서(대신 가격이 세겠지만;;)
그 출장가시는 분에게 구하실 거라면, 에 또, 샤를 드골 공항 제2 터미널 면세점에도 있더라구요, 마리아쥬. 마르코 폴로 포함해서 유명한 것만 너댓개 들어와있던 것으로 기억하니 그 쪽을 부탁하는게 간단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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