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그라나다

다음 목적지는 그라나다 에스파다에스파냐의 그라나다입니다.


론다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
버스 터미널에서 중심지까지 버스 타고 나오는데, 오랜만에 큰도시에 나와서 그런지 버스 안에 사람들이 드글드글… 안내 방송도 없어서, 한 아가씨를 붙들고 물어봤는데 잘못 알려준 덕분에 2 정거장이나 먼저 내려버렸습니다 ㅡ_ㅡ+

그라나다에서 잡은 숙소 Hotel Navas는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청 근처라서, 시청 앞을 지키고 있는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바로 알려주더라구요. 카테드랄에서도 몇 블럭 안 떨어져 있습니다. 단지 별 두 개 짜리라, 일행들 방이 좀 지저분했다고 하더군요. 전 괜찮았는데. 그래도 호텔 지배인이 워낙 친절하셔서 좋았습니다. (컵라면 먹게)뜨거운 물 달라고 하니까 직접 주방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주시고, 나자리 궁 예약한 거 프린트 안 해와서, 프린트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뽑아주셨어요 ^^ 물론 둘 다 꽁짜로!

점심으로 컵라면을 먹고 그라나다 관광 일정을 세우는데, 시내에 있는 카테드랄과 왕실박물관은 마침 시에스타라 문이 닫힌 시간. 전에도 말했지만 어지간한 카테드랄에는 꿈쩍도 안 하게 되어서 그냥 밖에서 흘끔 보는 것으로 넘어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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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의 관광 포인트라면 알람브라 궁전(Palacio de la Alhambra)과 알바이신(El Albayzín)과 플라멩코!
플라멩코는 원래 세비야에서 보는 게 맞다고는 하지만.. 그라나다 쪽이 더 싸기도 하고, 어차피 뜨내기 관광객, 플라멩코의 수준 따위 봐도 모르니까 그라나다에서 보기로 한 거죠 ㅎㅎ

일단 버스를 타고 알람브라 궁전으로 고고.

나자리 궁 예약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일단 다른 곳부터 돌았습니다.

카를로스 5세의 궁전. 무슨 원형 경기장 같았던..
그리고 히죽대며 사진을 찍고 있는 나.

알람브라에서 바라본 알바이신.
알카사바에서 파노라마 시전.
역시 알카사바에서 내려다 봄.

시간이 되어서 나즈굴나자리 궁(Palacios Nazaries)에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하루 입장객 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해야 하죠. 그리고 들어가보니, 미리 예약을 할 정도의 값어치는 하는 곳이었습니다 ㅠ_ㅠ

사진 찍기에 만만한 구도.
공사중이던 사자의 중정.
나자리궁을 나오던 길에. 어쩌다 이런 효과가..

어쨌건 화려하고 단아하지요! 어떻게 이런 곳이 18세기 동안 방치가 되었는지.. 어둠의 중세 유럽 ㄷㄷㄷ

나자리궁을 나와 헤네랄리페로 향하다가 마주친 고양이들. 전날 간 프리힐리아나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기도 묘구밀도가 높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제네럴 라이프헤네랄리페(Generalife). 안 그래도 예쁜 정원이 석양을 받기 시작하니까 더 예뻤습니다.
헤네랄리페에서 바라본 나자리궁.
헤네랄리페에서 바라본 나자리궁(2).

근데 이곳, 6시 반에 문을 닫는지라.. 1층에서 시간을 끈 덕에 2층 올라가려 할 때 시간되었다고 칼같이 내쫓았음. ㅠ_ㅠ



시가지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츄러스가 유명하다는 카페 풋볼(Café Fútbol). 반드시 츄러스를 먹어야겠다는 일행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 호텔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기도 했고요.

찾아가는 도중 Loewe가 보이길래 한 번 들어가봤어요. 세일기간을 맞아 Camper도 세일을 하는데 저 혼자 도도한 로에베… ㅠ_ㅠ 평소 신경쓰지 않던 브랜드라 그냥 구경만 했는데, 아래 가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User image원래 복주머니 타입을 좀 좋아해서… 그냥 접혀있는 상태에서는 몰랐는데, 끈을 조이니 모양이 예쁘게 나오더라구요. 게다가 무진장 가벼웠습니다! 가죽이 좋은 듯?
일단 눈에 발라놓고, 필요하면 사지 하고 나왔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로에베는 한국이랑 스페인이 크게 가격 차이가 안 나더라구요. 그래서 안 샀습니다. 진작 한국에서는 로에베 매장 안 가는데.. 뭐, 연이 있으면 사게 되겠죠 ^^;


목적지인 카페 풋볼에 도착! 따로 저녁 먹을 곳 찾기 귀찮아서 메인도 여기에서 해결했습니다. 야외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천막처럼 해두었더군요. WiFi 1시간 무료.
근처에 알려진 맛집인지 사람들이 드글드글. 특히 천막 쪽 담당하는 웨이터가 스페인 사람 답지 않게 너무 재빠르게 가게와 천막 사이를 왔다갔다 하시더군요. 그 동안 느긋한 사람들만 봤는데.. 감탄할 정도였습니다. 우리 이 아저씨는 꼭 팁을 챙겨야겠다 싶었을 정도.

메인으로는 빠에야와 피자. 피자는 그냥 그랬고, 빠에야는 너무 쌀이 덜 익었다 싶어서 좀 더 익혀달라고 웨이터에게 말을 걸었는데, “English?”라고 한마디 묻더니 바로 옆 테이블의 손님을 끌고 오더군요(영어가 되는 단골이었던 듯;).
삽시간에 끌려온 단골 손님과 영어로 힘들게 의사소통을 해서 다시 쌀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빠에야는 그럭저럭 맛있었어요. 그리고 실질적인 메인인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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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짠 자국이 남는 우리나라 츄러스랑은 다르죠. 하여간 버터인지 마가린인지 기름을 흠뻑 먹어 짭쪼름한 츄러스에 달달한 초콜릿을 찍어먹는… 무지 맛있긴 했는데, 배가 불러서 좀 남겼습니다 ㅠ_ㅠ
웨이터가 어떻게 다 남길 수 있지? 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옆 테이블의 부부가 데려온 개를 좀 구경해주고 돌아왔습니다.


호텔에 돌아온 후에는 플라멩코 공연까지 휴식. 플라멩코 공연을 안내해주는 호텔이 많은 거 같더라구요. 호텔 픽업+알바이신 야경 투어+플라멩코 관람에 보통 27~28 유로 정도 하는 듯? 물론 우리가 묵은 호텔도 연결이 되어서 신청했습니다.

약속한 9시 40분에 프론트에 오니 안내인이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알바이신으로 가면서 여기저기 다른 호텔에 들러 관광객을 태운 후 알바이신으로 고.

10~11시 알바이신 야경 투어, 11~12시 플라멩코 관람이었습니다.
알람브라 궁전과 마찬가지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알바이신은, 뭐 외관상으로 보자면 하얀 마을과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건축 양식의 차이 같은 거 잘 몰라요; 단지 우리말고도 투어 나온 팀이 두 셋 더 있어서, 현지인들은 매일밤 시끄럽겠다는 생각을 했지만요..^^;
그리고 가로등이 없어서 별이 잘 보였구요. 치안이 불안해서 가이드 없이는 죽어도 못 다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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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이신에서 바라본 알람브라 궁전.

1시간 동안 골목길을 누비며 관광한 다음에는 플라멩코 관람을 했습니다. 동굴처럼 꾸며놓은 바에 들어갔습니다. 단지 이즈음에는 무진장 피곤해서 졸면서 봤어요; 하필이면 제가 앉은 곳 바로 앞이 댄서들 동선에 포함되어 있던지라, 좀 미안했다는;
플라멩코 자체에 대한 감상은.. 저러다 무릎에 관절염 생기겠다 싶었음, 으로 하겠습니다. ㅡ_ㅡ; 할머니도 한 분 춤추셨는데, 과연 이 분은 관절에 무리가 가는지 손가락도 캐스터네츠로 보조하더군요 ^^;
그리고 아무래도 여자보다 남자가 추는 게 멋있었다는… ㅇ_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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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전에 쉬고 있는 팀 ㅇ_ㅇ

다음날은 6시 반에 움직이기 시작할 예정이라 귀가 후에는 냉큼 잤습니다.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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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러스가 매끈하네요 오호
초코를 찍어먹으면 맛있다니…
저도 집에서 시도해보고 싶네요…비슷한 맛이라도 나려나ㅜㅜ

오 공연도 보셨군요
역시 패키지로 여행을 다니다 보니 저런 걸 접할 기회가 없네요ㅜㅜ
아니 뭐…전 일본여행이었으니 패키지가 아니더라도 보기 힘들었을까요=ㅁ=;;

예에. 초코에 찍어먹는 츄러스라면 이대 산츄로 같은 곳도 있지만 여기는 정말 기름을 흠뻑 먹어 짭쪼름한 츄러스더라구요~
츄러스가 매끈해서, 우리도 스페인 츄러스는 다 이런가? 했는데 다른데에서 본 건 또 틀 모양이 나와있어서, 가지가지인 듯 합니다..^^

뭐 패키지 여행은 어디건 가이드를 붙이면 비슷비슷하지 않을까요? 일본에서 공연을 본다고 하면.. 다카라즈카나 가부키라든가(…). 근데 언어가 되어야 하니, 유명한 춤이 있는 나라…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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