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지마 라모 – 아이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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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 내해의 작은 섬을 레져 랜드로 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조사를 하러 온 남자 두 명은, 테라피 시설에서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며 입원해서 1주일을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는 여자 2명, 남자 1명의 환자-클라이언트가 있었다. 다섯 명은 투약과 최면술을 이용한 치료로, 아이 시절로 의식을 되돌린다. 3분의 2는 웃음이 넘치고, 마지막 3분의 1은 공포에 얼어붙는다. 귀재 나카지마 라모가 남긴 초 B급 호러 소설.
 
나카지마 라모라는 작가는, 북스피어에서 국내에 처음 소개했죠.
‘아버지의 백드롭’, ‘오늘밤, 모든 바에서’는 애매했지만, ‘인체 모형의 밤’과 ‘가다라의 돼지’는 꽤 재미있게 읽어서 나름 체크하고 있던 작가였는데, 판매량이 별로였는지 이후 더 소개 안 하더라구요… 하여간, 신경은 쓰고 있다가 북오프에서 발견해서, 초 B급 호러 소설이라는 게 뭔가 싶어서 집어왔습니다.

원래 이 작품은, 작가가 알고 지내던 극단에게, 희곡으로 만들어서 선물한 작품을 소설화 한 거라고 합니다. B급 호러의 연출을 위해 쓴 작품이라, B급 호러 소설.
기행으로 유명했던 작가답게 소설화하는 과정에서 마약 때문에 감옥에도 들어가고, 약물 중독으로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어서 부인에게 받아적게하기도 했다는군요;;


그리고 내용은.. 뭐, 미리 말해두자면, 재미없었습니다 ㅡ_ㅡ;;;
선물해준 극단이 평소 희극으로 유명했던 극단이라, 극단 이미지를 생각해서.. ‘초반에는 웃기는 작품인줄 알았는데 후반에 가니 무서운 작품이었더라’라는 것을 의식하고 썼다는데.. 그 초반이 참으로 지겨워서;

일단 줄거리.

조증 환자인 사업가 미츠토모와, 그의 비서인 카키누마(우울증 환자)는 레저 랜드를 지을 계획인 섬을 살펴보기 위해, 섬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인 테라피 시설-정신병원에 몰래 뒷조사를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병원에 찾아가니, 그 두 명 외에도 하락세의 인기 가수 EMI(정신분열증), 한국식 예절 강사인 시즈카(남성 공포증), 컴퓨터 천재인 청년 토도(우울증)까지 도착. 이렇게 총 5명이, 일주일에 한 번 배가 드나들 뿐인 고도의 정신병원에서 지내게 됩니다.

병원 원장의 약물 투여와 최면술로 인해 다섯 명의 의식은 10살로 되돌아가게 되지요. 그리고 10살인 채로 책의 절반 이상이 진행되게 됩니다.

10살의 아이들은 정신병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점점 자신들만의 세계-일종의 법?-을 구축합니다. 그리고 계속 말썽을 부리는 한 명을 단죄(따돌림)하기 위해 아이 넷이서 실재하지 않는 한 명의 인간을 설정하는데요, 그 인간이 실제로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호러가 된다는 내용.
 
호러는 뭐.. 그럭저럭 괜찮았지만요. 아이들이 놀고 있는 부분이 재밌냐 하면 그렇지 않아요. 차라리 아이가 되기 전에 이런 부분이 개그라서 웃겼지만.


“뭐냐니, パチキ(박치기;)에요.”
“박치기?”
“머리박기입니다. 저는 자기 전에 30분 이걸 하는 게 일과에요.”
이데는 놀라서 카키누마의 얼굴을 보았다.
“하지만 그런 걸 하면, 아플텐데요.”
“아파? 아아 그야 무진장 아프죠.”
“그런 아픈 짓을 어째서?”
“기분 좋으니까요.”
“아픈 것이 기분 좋은가요.”

이러던 것이 10살이 되면…
10살이라는 것에 대한 표현의 일환으로, 문장이 간단한 한자를 제외하고는 전부 히라가나로 되어 있습니다.

일서 읽는 분은 아실 겁니다. 기본적으로 띄어쓰기라는 게 없는 일본어에서, 한자 없이 히라가나로만 되어 있는 문장을 읽는다는 게 얼마나 성가신지… (그리고 카타카나로만 되어 있다면, 그건 나더러 읽지 말라는 소리라는;) 책장 넘기느라고 힘들었습니다.


씁. 앞으로 이 작가는 다른 사람 리뷰한 것만 보고 집어와야 할 듯 합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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