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카와 히로 – 스토리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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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줄곧 소설을 쓰는가, 또는……. 소설가와, 그녀를 지지하는 남편을 갑자기 덮친, 너무나도 가혹한 운명. 극단의 선택을 해야하는 그녀는, 지금까지 최고의 독자로 있어주었던 남편을 위해, 이야기를 계속 자아냈다――.「Story Seller」에 발표되었던 1편에, 단행본을 위해 새로 쓰인 새로운 1편을 붙여 보내는 완전판!

신쵸사에서 진행한 ‘Story Seller’라는 앤솔로지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이야기를 판다는 것을 소재로 한 앤솔로지. 그곳에 아리카와 히로가 내놓은 중편을 Side A로 해서, 새로 Side B를 붙여 단행본화시킨 작품이에요. 2011년 일본 서점 대상 10위였습니다.

Side A에서는, 작가인 부인이 ‘두뇌를 쓰면 쓸수록 생명유지에 필요한 부분이 파괴되는’ 기병에 걸린다는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부인은 작가- 이야기를 쓰는 대가로 수명이 짧아지는 상황이 된 것이죠.

보통 불치병에 걸린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는 이야기- 라는 식의 소재는, 독자를 너무 쉽게 낚으려는 거 아닌가 싶어서 저는 옛날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필 아리카와 히로 작품에서!?(사전지식 없이 책을 샀는지라) 싶었는데, 병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초반에 짧게 나오고, 바로 남편의 회상으로 들어가죠.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여자와 남자. 어찌어찌해서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남자에게 들키고, 그것을 계기로 둘은 사랑에 빠진다- 라는 부분은 달달해서, 역시 아리카와 히로 작품이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결혼한 후 둘에게 닥치는 위기. 끝까지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한 아내.
남편을 위해 이야기를 쓰고.. 마지막에는 그 소설을 받은 편집자가, ‘이 이야기 현재 상황과 비슷한데.. 어디까지 같은 건가요?’ 라고 남편에게 묻는 데에서 Side A 가 끝납니다.

응?
뭥미?

그리고 Side B는, 다음에 뭘 쓰지 궁리하는 아내에게 남편이 ‘소설가인 부인이 죽은 이야기를 썼으니까 이번에는 남편이 죽는 이야기는 어때?’ 라고 권유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Side B도 같은 회사에서 여자와 남자가 만나서, 마찬가지로 여자가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고, 그것을 계기로 둘은 사랑에 빠진다- 라는 도식은 비슷. 하지만 이번에는 남편이 죽을 상황에 처합니다.
마지막은 마찬가지로 편집자가 ‘어디까지 현실과 같은 내용인 거죠?’라고 물으면서 끝나고.

…웅…

뭔가 미스테리삘이 나는 것을 시도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분위기가 그렇다는 것이지, 서술 트릭이나 단서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만. Side B의 작가가 쓴 글이 Side A라는 거구요.
Side A도 B도 사귀게 되는 부분은 달달해서 좋았지만, 병에 대해 나오기 시작하면서 좀… 불치병이라는 시련을 겪게 되는 연인- 이라는 소재도 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뭔가 전반적으로 미묘한 느낌의 작품이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울었다는 분도 계시던데.. 전 그렇게 안 슬프던데;;; 직업병인가?;;;
한 페이지 가득 한 문장으로 빼곡히 적어놓은 부분도, 슬프다기보다는 도리어 오싹했구요.

한편으로는, Side A의 ‘남자다운’ 부인이라거나, Side B의 ‘남편이 엄청 어리광을 받아주는’ 부인.. 그 외에도, Side A에서, 부인의 작품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하는 친척들 이야기도 그렇고.. 어쩌면 아리카와 히로 자신을 모델로 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럴 경우엔… 이건 엄청난 염장물이 되겠습니다만…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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