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노 아츠코 – 복음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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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의 아키호는 동급생 아이코와 사귀고 있다. 하지만 둘은 엇갈리기만 할 뿐, 아키호는 아이코의 소꿉친구인 소년・요우에게 다가간다. 어느 날, 아이코의 아파트가 화재로 전부 타버려, 아이코도 불탄 사체로 발견된다. 이상함을 느끼고, 진상을 쫓는 아키호와 요우지만―.「죽게 하고 싶지 않아. 너는 살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아.」우정도 아닌, 동정도 아닌, 동료의식도 아니다. 소년들의 인연과 어둠을 쫓는, 작가 혼신의 이야기.

이 무슨 BL 돋는 소개문인가.. 싶어서 집어든 책입니다. 결국은 몇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읽었지만.. 워낙 BL물이 되기 직전의 작품을 내놓던 작가라 기대한 것도 있고요.
하지만 내용물은 예상과는 다르더군요. 이 작품, 검색하니 리뷰가 꽤 있던데(역시 아사노 아츠코!) 참고할 걸 그랬나.

일단 작품 전체로 따지자면, 아이코의 죽음을 둘러싼 진상을, 두 명의 소년이 쫓는 서스펜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것 치고 복선과 결말이 애매하고, 기자 아저씨의 등장으로 진상이 너무 쉽게 밝혀지고, 그에 따른 반전(?)도 좀 시시합니다만, 하여간.

하지만 그보다도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저 미묘한 연령대의 소년소녀가 품은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또 다른 자기 자신’ 일까요. 나가미 아키호는 ‘타인을 사랑할 수 없는 자기자신’에 고민하고, 카시와기 요우는 ‘부모나 학교 등 모든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운 자기자신’을 열망하고, 키타바타케 아이코는 ‘그 무엇으로도 충족되지 않는 욕망’에 절망합니다.

이것이 아이코의 죽음, 과 연결되어서, 최근에 읽은 ‘검은 고양이의 델타-죽지그래’에서 이어지는 목적 없는 살해, 사이코패스의 세계가 열리는가!! 싶었는데 왠걸, 요우는 결국 ‘완벽한 자유는 없다’라는 것을 깨닫고 아키호도 결말에서 선택을 합니다.
…이건… 그냥 사춘기의 방황을 그린 것일 뿐이잖아…

그런 점에서는 차라리, 깨끗하게 죽어버린(?) 아이코가 소년 둘보단 한 수 위였다는 느낌이라 그게 또 예상 밖. 에미에게 맡겼던 사진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책 제목도 의미를 잘 모르겠구요. 몇 번이나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묘사되는 카시와기 요우를 가리키는 말인 거 같긴 한데- 요우가 있어서 아키호는 어둠의 세계로 끌려가지 않았다는 뜻인가?

하여간, 소년 사이의 관계가 나름 복잡하긴 했는데 끝에서 김이 새어 버려서- 재독할 거 같지는 않군요. 한동안 아사노 아츠코만 읽을까 했는데 관둘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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