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 – 치유와 오컬트와 불륜의 이야기

User image
이번달의 도서 대출 테마는 ‘요시모토 바나나’였습니다. 원래 히가시노 게이고로 하려고 했는데 인기작들이 많이 대출된 상태에다가, 바나나작이 전반적으로 얇아서.. 현재 ‘티티새’, ‘해피해피 스마일’을 제외하고 한국에 소개된 것은 다 읽었네요.
뭐, 카와카미 히로미만큼은 아니지만 꽤 마음에 들었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딱히 할말이 없어서; 작품을 뭉뚱그려서, 유저스토리북에 끄적거린 거랑, 몇마디만 쓸랍니다.

1. 불륜과 남미
처음으로 읽은 요시모토 바나나 작품입니다. 분당 파견 나가있을 때, 병원 도서실에서 뭐 빌릴까 기웃거리다가 눈에 들어왔네요. 원래 바나나에겐 큰 흥미는 없었는데, 마침 k님의 불륜과 남미 포스팅을 읽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참이라 빌려왔네요.
지금 생각하면, 바나나작이라곤 해도 별로 치유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그래도 의외로 재미있게 읽혀서 이후 바나나작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 슬픈 예감
그래서 분당 병원에서 빌린 나머지 바나나작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생각해보니 이것도 피 안 섞인 남매물^^. 치유계라긴보단, 여주인공이 서서히 자신의 과거, 태어난 배경 등을 떠올리면서, 남동생을 사랑해도 되는 핑계를 찾고-아싸, 피 안 섞였다! 하고 둘이 사귀기로 한다는 내용.. 어, 틀린가요?

3. 그녀에 대하여
이건 네이버 캐스트에 연재될 때 읽었네요. 불륜과 남미 때는 몰랐는데, 다른 작품을 읽으니 점점 오컬트가 섞이기 시작해서 어라? 했다가, 이 소설에서 최대치를 쳤습니다. 흑마녀 학교(아니 백마술 학교였나?)라니 그게 뭐야 ㅋㅋㅋ
그리고 여기서는 사촌과의 사랑이냐? 했는데.. 후반에서 깼습니다. 으음; 공짜로 읽은 거니까 크게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유령이 치유받는 이야기라니, 으음, 으음;;;

4. 암리타
처음으로 읽은 원서. 원래 아주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면, 도서관에서 한국어판으로 빌릴 수 있는 작품은 어지간해서는 잘 안 사는데(도서관에 갈 수 있는 때가 그닥 없지만) 어쩌다보니까. 카와카미 히로미 만큼은 아니지만, 쉽게 넘겨지는 문장에 분위기가 느긋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한창 스쿠버 다이빙에 열 올린 친구들이 있어서 인상도 깊었고.. 의국 나가면 외국 나가서 다이빙이나 할까 하는 마음도 들게 되더군요(내가 인터넷도 잘 안 되고 근처에 서점도 없는 곳에서 오래 버틸 수 있을 리가 없겠지만).

5. 키친
대표작이자 데뷔작. 나름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글쎄요. 게이바에 다니는 아버지는 마음에 들었는데 뭔가 2% 보다도 더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암리타는 좋았는데.
그전까지 읽은 작품은, 치유계이긴 해도, 소중한 사람이 죽고 어느 정도는 시간이 흘러서 크게 실감이 안 나는 상황에서의 치유였지만 이 쪽은 좀 더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구원, 이라는 느낌이라 마음에 안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6. 무지개
이것도, 도시 생활과 모친의 죽음과 불륜이라는 상황에서의 구원… 이 테마. 다른 작품처럼, 인간을 구하는 자연의 힘->나아가서는 오컬트 라는 수식이 아니라, 그냥 자연의 힘 정도에서 끝났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불륜이긴 하지만 사장님과의 관계가 꽤나 애절해서 그것도 연애물로서 마음에 들었어요.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할 수는 없지! 라는 노림수인 거 같기도 한데 그냥 넘어가버렸다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책들은 북오프에서 문고본 보이면 가끔 집어들까 하고 있습니다. 왕국 시리즈가 마음에 들었는데 4권 문고본은 언제 나올라나.
그나저나 이렇게 불륜을 소재로 한 걸 많이 읽다보니, 점점 불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줄어드는 거 같아서 무섭; 원래 매사 그러려니 하고 넘겨버리는 성격이라, 자신이 불륜을 저지르게 되더라도 ‘좋아하는 데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겨버릴 거 같아서;;


**이하는 유저스토리북의 메모**

1. 도마뱀(원서, 북오프 구입)
국내에 안 들어온 줄 알고 샀는데, 오늘 도서관에 가 보니 한국어판 들어와있더군… 이런 OTL

86 page : 그래도 김치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니, 하루가 끝나가려 하고 있었다.
메모 : 김치를 맥주 안주로 삼다니!!

**

2. 암리타(원서, 북오프 구입)
<上> 메모
요시모토 바나나의 주인공들의 공통점 : 1. 부모 돈으로 놀고 먹는다 2. 예지력이라든가 영을 볼 수 있다든가, 특수 능력이 있다. 우씨 ㅡ_ㅡ+
 
<下> 39 page :
저녁, 슬슬 석양이 되어, 책을 읽기 힘들어졌네, 라고 생각할 무렵, 류이치로가 해변을 걸어온다. 까맣게 타서, 옷을 갈아입고, 웃고 있다.
바다와 석양의 금에 녹아드는 연인의 모습.
나는 일어서서, 모래를 턴다.
무엇을 먹으러 갈까 이야기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