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코는 「꿀벌집」의 아이. 꿀벌을 길러 벌꿀을 캐내, 그 벌꿀을 팔아서 생활하고 있다. 아빠, 엄마, 그리고 꿀벌들과 함께 전국을 전전하는 소학생이다. 어느 날 꿀 채집을 끝낸 히코는 벌집이 놓인 풀밭에서 차를 주차한 길로 향하고 있었다.
「멈춰!」
날카로운 목소리가 히코의 귀에 울려, 반사적으로 발을 멈춘 히코 앞에 커다란 살무사가 나타났다――
*
아리카와 히로의 신간…이라고 하기에는 작년 가을에 나왔군요.
홋카이도에 사는 요정이라고 하는, 코로보클과의 교류를 그린 작품. 사토 사토루의 코로보클 시리즈(..라는 고전 시리즈가 있는 모양입니다)를 계승하는 모양입니다. 시리즈화할지는 모르겠지만..
초등학생 3학년인 히코는, 양봉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매년 후쿠오카에서 홋카이도까지 전학을 하는 아이.
일본 열도는 위도에 따라 개화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개화하는 곳에 머물렀다가 꽃이 지면 벌통을 가지고 북쪽으로 올라가고, 홋카이도에 다다르면 홋카이도에서 여름을 보낸 후 큐슈로 내려와서 겨울을 보낸 후(벌들은 카고시마에서 겨울을 난다고 하네요) 꽃이 피기 시작하면 다시 북으로 올라가기 때문.
아리카와 히로의 작품은 특정 직업에 대한 뒷조사를 많이 하고 썼구나 싶은 책이 많은데, 이번에는 양봉이었습니다. 양봉가라고 하면 막연히 한 군데에 머물러서 꿀만 채집하나 했는데, 이렇게 이동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네요. 일본의 이야기고 한국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이동할 정도로 땅이 넓지를 않으니;).
초등학생 3학년인 히코는, 3학년의 여름-홋카이도에서 처음으로 자기와 같이 양봉을 하는 집 딸인 히메를 만나고, 같이 양봉을 하는 집의 아이니까 우리는 특별한 사이! 라고 혼자 생각하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우울해하거나, 초등학생 나름의 달달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어디까지나 초등학생 수준.
코로보클인 하리와의 만남, 저택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미노루씨와의 만남, …느긋하게 흘러가는 어린 시절의 일상을, 성인이 된 히코가 회상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따스하고 느긋한 분위기가 야즈키 미치코의 12살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느긋한 아동문학도 때로는 괜춘하군.. 하고 휙휙 읽었는데, 중반에 코로보클인 하리가 등장하면서, 하리의 대사가 전부 카타카나(띄어쓰기는 되어 있음)로 되어있어서… 읽기 어려웠네요…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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