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일기장에 ‘마나즈루’라는 단어만을 남긴 채 사라진 남편 레이.
케이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작은 바닷가 마을 마나즈루를 오가기 시작한다.
한편 언젠가부터 케이의 뒤를 ‘따라오는 자’의 존재가 더욱 선명해지는데…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한 유령 여자는 케이에게 무엇을 전하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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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14년만에 소개된 카와카미 히로미의 신작입니다.
신작..이긴 하지만 일본에선 2006년에 발표된 장편이에요.
카와카미 히로미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제 최애 작가였기 때문에, 이 마나즈루도 물론 읽었지만 남편이 행방불명된 설정 빼고는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서 한국어판을 집어들었습니다.
게다가 카와카미상은 요 몇 년 간은 작품 색채가 많이 바뀌어서(SF비스무리한 것을 쓴다든지.. 작가 본인도 이제 사랑 이야기는 못 쓰겠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던 듯한)
오히려 예전 작품을 내는 쪽이 나은? 하지만 원서로 읽고 팔아버렸던 거니까 크게 기대는 안 하는?
12년전 행방불명이 된 남편을 못 잊는(하지만 엄연히 남자친구는 따로 있는) 주인공은 자신을 따라오는 유령의 존재와, 남편이 생전(?) 남긴 메모를 토대로 마나즈루(카나가와현에 실재하는 마을)를 찾고, 마나즈루를 오가는 사이 남편에 대한 기억도 점점 찾고 남편이 없다는 사실도 점점 극복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평소에는 속독으로 휙휙 날려 읽는데, (전)최애 작가의 오랜만의 작품이라 천천히 읽었더니 초반에 思いの外나 現金な를 직역으로 처리한 게 나와서 무척 거슬렸네요(몸이 현금이라니 그게 뭔 말이여)… 비문도 있었고.
여튼, 오랜만의 번역서 독서 기록이었습니다.
1 Comment
Add Yours →저도 한때 가와카미 히로미 좋아했었는데 이젠 관심조차 두지 않게 되었네요. 선생님의 가방에서 너무 멀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게 나쁜 건 아니니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좋을텐데 딱히 성공적인 것 같진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전 요즘 일본소설은 몇몇 역자분을 제외하고는 번역서로 읽진 않지만 가끔 서점에 가서 살펴보고 눈에 띄는 표현이 나오면 열악한 환경 떠올리곤 웃고 넘깁니다. 어쩌겠어요.
하지만 몸이 현금이라니, 황금만능주의에 찌든 현대인을 질타하기 위한 것일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