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타라산 신사와 타이유인

추젠지호에서 버스를 타고 내려와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일단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닛코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유부가 있다고 하는데요, 유부가 유명한 곳은 교토(+오우미)와 닛코지만 이 두 군데는 서로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고 합니다.
교토식은 유막을 걷어낼 때 끝부분에서 걷어내서 한 겹이지만 닛코식은 가운데에서 걷어 접어 올리기 때문에 두 겹이라 볼륨감이 있다나요.
여튼 신교에서 내려서 걸어내려가며 구글맵으로 평이 좋은 유뷰 가게들을 찾는데 초반에는 줄이 너무 길어서 엄두가 안 났고, 그러다가 日光湯波巻き 全 이라는 곳이 적당히 대기가 있고 문에 카드 된다고 써 있길래(현금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음) 대기를 합니다.

그런데 카운터 옆에서 대기하다 보니 또 종이에 ‘기계 고장으로 카드 안 됩니다’라고 써 있어서, 원래 세트를 먹으려고 했는데 그럼 단품으로 할까 어쩔까 고민을 시작.
계산하는 사람들(일본인)도 카드를 내미려다가 종이를 보고 현금을 내미는 걸 보면서 그냥 글씨 못 읽는 척 하고(일어로만 써 있어서) 카드 내밀어볼까 고민하는데, 계산하던 손님 한 명이 다 안 되는 거냐고 묻자 교통계 IC랑 데빗 카드는 안 되지만 신용카드 일시불은 된다고 대답하더군요.. 뭐야 그게..
편한 마음으로 세트를 시킵니다. 테이블마다 있는 QR 코드를 인식해서 주문하는 방식이었어요.

닛코유바마키고젠에 500엔 더 내고 사시미 유바 추가.맛있긴 했는데 추가로 시킨 사시미 유바(가운데 아래쪽 큰 그릇)이 짜서 괜히 시켰다 라는 생각이. 디저트인 유바 푸딩이 특히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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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채웠으면 문화유산구역으로.
원래라면 신교에서 걸어 올라가는 게 정석이겠지만,
마침 추젠지 방향으로 올라가는 버스가 몇 분 후에 온다고 해서 그거 타고 두 정거장 올라가서 위에서 내려오기로 합니다(패스가 있으면 최대한 활용해야).

그러니까 니시노산도였나…
일단 시모츠케노쿠니 이치노미야인 후타라산 신사로 향합니다.
오른쪽 후타라산 신사, 왼쪽은 타이유인 가는 길
그런데 이 후타라산 신사에 외국인들이.. 특히 본전 앞에 빽빽이 모여서 셀카 찍고 있는 걸 보자니 한적하게 있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서 고슈인 받고 튀튀하기로 합니다(어이).
후타라산 본사 자체가 좁은 것도 한 몫 했고. 본사 뿐만이 아니라 중궁사, 오쿠미야도 따로 있기야 하지만 왜 이렇게 좁지? 싶었는데 300엔 내고 들어가는 구역이 따로 있는 거더라구요… 시간이 넉넉했다면 갔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패스.번호표 받고 대기했다가 받는 방식인데, 쓰는 분은 한 분인데 받으려는 사람은 많아서 엄청 기다렸습니다.

후타라산 신사 본사를 나온 후에는 타이유인으로.
타이유인은 린노지의 별원으로, 도쿠가와 3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미츠의 묘지입니다.
린노지의 본전인 삼불당 + 타이유인 세트 900엔을 2시 반까지만 판매하는데(따로 사면 950엔),
마침 카드가 되는 자판기가 있길래 감사한 마음으로 카드 결제.

그리고 표 검사하는 곳에 고슈인이 카키오키로만 있길래 고민하다가 받았는데(500엔), 나중에 생각해보니 타이유인이란 건 쇼군의 무덤이니까.. 굳이 고슈인을 받았을 필요가 있나 싶어지고(그러나 이미 늦었다)..

카키오키
그래도 인왕문은 있다
이천문(증장천+지국천)으로 올라가는 길
예쁘다고 찍어본 사진들)
그래서 타이유인에 들어가 본 감상은, 흑과 금으로 번쩍번쩍 화려하게 해놓은 것이 마냥.. 센다이의 즈이호덴이랑 흡사하더군요. 마침 시대도 같고?

타이유인을 나와 도쇼구와 삼불당(린노지) 방향으로 갑니다.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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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닛코에서 유바정식..을 먹긴 했는데 이게.. 맛있는게 맞나? 나만 별론가?..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도 후타라산 신사는 유료구역은 안들어 갔는데 여기도 이치노미야 어쩌구에 포함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타이유인은 파마시가 제일 유명하더라구요. 잘 모르고 갔는데 본당에서 설명 들으니까 그렇군.. 하는데 마지막에 파마시를 팝니다! ..자가가 없어서 안샀습니다.

전 콩요리를 좋아하는 편이라 잘 먹기는 했는데 뭔가 여기 유부가 특별하냐고 물으면 그건 모르겠더라구요(…).
이 동네 유바가 두껍다는데 왜 저 유바마키의 유바는 얄팍한데 싶기는 했어요. 저 두껍게 하지…
파마시는 포스팅하신 거 읽을 때까지 몰랐습니다. 여기 들를 당시에 제가 알고 있고 작은 미니어쳐 같은 거 있었음 샀을지도…

그쵸 딱 그거.. 유바가 유명하다는데 왜? 이게 유명하지..?의 느낌이랄까..
사실 저도 잘 모르고 갔다와서 블로그 글 쓰려고 찾아보다가 앗..하는 경우가 꽤 많긴 합니다.
파마시를 사서 화살촉을 현관 바깥 방향으로 두면 된다는 설명까지 친절하게 해줍니다… 그러고보면 타이유인이 오리지널이라 그런가 다른데서 파마시를 파는 건 못 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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